서울에 올라와 늦은 점심으로 돼지국밥을 먹고 딸을 만나 백신 접종하고 호텔에서 쌀국수를 배민으로 주문해서 먹은 다음 날 아침 딸아이는 역시나 늦잠을 자고 난 어쩔수 없는 배꼽 시계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당뇨를 인지하고 난 다음부터 세끼 끼니는 꼬박 챙겨서 먹고 간식을 제외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을 하는데 사무실에서 오후 간식을 자주 먹다보니 언제나 계획은 망하는 편이긴 하다.
그래도 요즘은 간식을 많이 줄였으니 점점 괜찮아 지겠지.
문제는 아침 7시 30분 즈음에 아침을 먹던 습관이 있다보니 7시 즈음이면 배꼽시계가 난리가 난다.
덕분에 자는 딸아이를 두고 혼자 호텔을 나섰다.
운동삼아 호텔 주변 골목들을 주욱 걸었다.
대로변으로 아침 식사가 되는 우동집도 있었고 문을 열고 있는 곳이 몇 군데가 보였지만 왠지 땡기지 않아서 대로에서 벗어나 골목으로 들어가 뒷 블록을 돌아봤다.
오래된 듯한 아침 식사 되는 백반집을 찾았는데 들어가니 아침이 안 된다고 했다.
한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고 해서 그냥 돌아 나왔고 길을 잃을 까봐 호텔 방향으로 걷다가 발견한 국밥집이었다.
청도소고기수육국밥
전화 : 0507-1366-5698
주소 : 서울 동대문구 한천로 24길 74-16 1층(장안동 380-3)
메뉴 : 청도소고기수육국밥(8,000원) 수육中(28,000원)
아침을 먹으러 들어가니 홀에 손님은 없었고 배달 주문 요청 알람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
집으로 배달을 시켜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아침부터 배달 요청이 이렇게 많다는 걸 보고 잠시 놀랐다.
새로운 경험이라고 해야 하나.
특이 한 것은 매장에 메뉴판이 없었다.
가격표도 없었다.
매장 안에는 그 어떤 메뉴에 대한 안내가 없는 상황이었고 내가 들어가서 주문 할 거라고는 간판에서 본 국밥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침이니 다른 메뉴가 있다고 해도 그닥 먹힐 것 같지는 않고 다른 메뉴가 있는지 물어 보지도 않았다.
국밥이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온 곳이기도 하니까.
식탁에 차려진 상은 단출했다.
깍두기, 양파장아찌, 양념다대기, 소스용 간장 그리고 밥과 국이었다.
펄펄 끓는 상대로 국은 테이블에 세팅이 되었는데 이 곳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들어 온 상황이라 일단 국을 한번 숟가락으로 저어봤다.
얇게 썰어진 아롱사태가 꽤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갈비탕 같은 맑은 국물에 아롱사태 살코기와 대파, 당면이 다였다.
첫입에는 양념이 최대한 배제된 쇠고기 국 특유의 냄새가 있었지만 두입을 먹을 때는 느낄 수 없었다.
간은 깔끔했고 국에 고추가루 양념 다대기를 넣는걸 좋아하지 않아서 맑은 국 그대로 먹었다.
숟가락에 국물을 약간 뜨고 다대기를 젓가락을 살짝만 찍어서 맛을 보기는 했는데 다대기가 매운 고춧가루를 사용한 듯 하고 생 고추가루의 맛이 느껴져서 넣지 않기를 잘 한 듯 싶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아침으로 먹기 좋았는데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테이블에 후추가 비치되어 있었으면 좋았을 듯 싶다.
후추의 매운 향이 국과 너무도 잘 어울릴 듯 했다.
후추가 없었던 것은 아쉽지만 부담없이 깔끔하게 아침으로 먹기에는 좋았던 곳이었다.
이 곳에서 잠시 봤던 에피소드 하나.
누군가가 아침부터 국밥과 수육을 주문했었나 보다.
주문 받자 말자 음식을 준비했고 배달 기사님을 기다리는 순간에 주문자가 주문을 취소했단다.
배달을 위해 식당으로 온 기사님도 식당의 주인도 황당한 상황.
배달 기사님이 주문 취소 받아 주지 말라고 하는데 식당 주인은 화를 참지 못한채 주문 취소를 받아 들이더라.
솔직히 욕설도 조금 섞어서 투덜 거리고 일하기 싫다고 짜증을 내는데 옆에서 보고 있는 나도 주인의 입장에서 화가 날 뻔했다.
어떻게 주문을 하고 취소가 가능한지 물어보지도 않고 취소 버튼을 누를 수가 있는거지?
아침부터 수육을 주문하더니 그걸 취소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조차도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었다.
화가 엄청 난 주인장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되는 그런 상황.
배달 기사님도 투덜거리다 다른 배달 주문 음식을 가지고 나가고 이미 포장이 다 되어 있던 음식을 주방으로 가지고 가는 주인의 모습은 많이 씁쓸했다.
아침부터 이런 경험은 장사하는 분에게 정말 좋지 않은 에피소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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