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나 중국 드라마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
같이 등산갈래요? 라는 말이 아주 아주 무서운 말이었다는 내용.
그 기사를 읽으면서 은비적각락에 대해 알게 되었다.
흥미가 있었지만 굳이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왓챠에 은비적각락이 올라오는 걸 발견했다.
그러고도 한참을 더 버티다 드디어 은비적각락을 시작했다.
나쁜 아이들(원제:은비적각락,隐秘的角落)
편성 : 2020년 06월 16일~06월 25일, 중국 아이치이
출연 : 영재삼(주차오양) 사팽원(옌량) 왕성적(웨푸) 진호(장둥셩)
류린(조우 춘강) 장송옌(주융핑) 이몽(왕야오) 왕징춘(천경감)
누구나 은밀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 은밀한 구석을 들킨 사람들의 욕망이 얽히고 설킨 범죄 스릴러 드라마
드라마의 시작을 알리는 1화는 길었다.
인물의 관계를 설명해야 하는 도입부인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라 잠잠하고 조용한 영화 같은 느낌이었다.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뭔가 도입부부터 먹먹해 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드라마 상에서도 너무나도 직설적으로 보이는 뜨거운 공기와 그 열기 속에서 아이들의 모습은 순간 순간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1화의 마지막에서 이 드라마를 이끄는 가장 중추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끝이 난다.
등산가는 말이 가장 무서운 말이 되는 그 장면이었다.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1회를 보고 난 다음 2회를 시작하기에 거의 2주 이상을 쉬어야 했다.
다른 회차도 마찬가지로 매 회차마다 한 회차를 보면 다음 회차를 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너무도 먹먹했고 아이들의 모습에 내 속이 수런거렸다.
분명 다음 회차가 궁금하지만 그 다음 회차를 보기 위해 클릭을 할 용기가 나지 않는 그런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아이들의 포스터.
이 아이들 외에도 등장인물 한명 한명에 대한 포스터가 다 있다.
드라마를 보고 나서 은비적각락 해석 등으로 검색하면 포스터 하나하나에도 의미가 있었다.
진행되는 동안 쉽게 보고 넘겨도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의미가 있는 드라마.
하지만 지겹지도 않았고 흥미로웠지만 역시나 난 이 드라마를 보는 것이 힘들었다.
아이들에게 감정 이입이 되서 그런 것일까?
아이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무게.
그 무게를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치지만 그 안에서도 순수함을 잃지 않는 아이들.
주인공 세 아이가 가지는 무게는 각자의 삶에서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주변 어른들에 의해 영향을 받고 그 결과로 드라마가 흘러간다.
제목이 가지는 의미도 큰데 포스터 중 하나를 보면 나쁜 아이들이 아닌 나쁜 아이로 된 포스터도 있다.
이 드라마는 보고 나서도 해석을 찾아 봐야 할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겉으로 드러나는 또는 드러나지 않는 많은 것이 있는 작품이었다.
세 아이 중 가장 형편이 좋다고 볼 수 있는 주차오양이 세 아이중 가장 불행한 아이였다.
고아원에서 탈출해야 했고 잘 곳이 없어서 방황해야 했던 예량과 웨푸에 비해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집이 있었고 학교에서 성적이 좋았으며 부유하지만 엄마와 이혼한 아버지와 가끔 연락하고 사는 겉으로 보기에 예량이나 웨푸보다 주변 환경이 좋았던 주차오양은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엄마는 직장때문에 집을 자주 비웠고 가끔 아들을 챙기기는 했지만 아들의 친구관계는 전혀 상관없이 성적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물리적인 폭력 보다는 정서적 학대를 하는 듯한 느낌으로 난 이들 모자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이혼 후 재혼한 아버지는 주차오양에게 또다른 정서적 학대를 한다.
그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왕야오와 주징징에 의해 일어나는 일들과 그 일들을 모른척 해 버리는 아버지의 모습은 주차오양에게는 또다른 폭력이었다.
주차오양에 비해 옌량이나 웨푸는 오히려 정서적으로 안정된 분위기였다.
부모가 없어서 고아원에서 자랐고 고아원을 탈출했지만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비록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선하고 착한 감성의 아이들이 현실에서 이리저리 치이지만 그럼에도 그 선함을 잃지 않은 모습은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들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게 되고 바라보게 된다.
총 12회라는 편수가 길다고 느껴지지 않지만 드라마를 보는 내내 감정이 무거워 이 드라마를 다 보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한편 한편 진행이 될 수록 이 아이들에게 지워지는 무게들이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한편을 보고 최소 일주일 어떤 회차는 한달도 쉬었다가 다음 회차를 볼 용기(?)가 난다.
회차에서 다음 회차로 넘어가는데 시간이 꽤 걸려도 내용이 하나도 잊혀지지 않고 그 긴장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 만큼 매 회차가 뇌리에 진하게 남아 있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은비적각락은 다 보고 나면 해석을 찾아 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드라마에 대한 해석을 올려 놨으니 굳이 나도 해석을 올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어진다.
하지만 마지막회를 보면 감독이 동화로 결론을 내렸다고 하는데 동화가 아니라는 건 분명하게 드러난다.
잔혹한 현실을 직설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 뿐이지 주차오양이 책상에 앉아서 등교를 준비하는 모습을 생각해 보면 참된 결론은 동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 번외편 영상을 볼 수 있다면 더 정확하게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위 두 포스터는 번외편의 포스터이다.
번외편에 대한 다른 포스터도 많은데 두 가지만 가지고 왔다.
번외편은 한글 자막도 없고 약 15분 정도의 길이인데 그냥 보면 된다.
나도 그냥 보기는 했지만 그냥 봐 진다.
http://blog.naver.com/yourmy_wonderwall/222268813340
위 링크는 검색중에 자막있는 영상을 찾을 수 있어서 걸었다.
만약 문제가 된다면 삭제 할 예정이다.
이 번외 내용을 다 본다면 이 드라마의 밝혀지지 않은 내용을 다 알 수 있을 것이다.
번외를 보면서 가장 놀랐던 주차오양의 변화된 모습.
아마도 번외는 나중에 찍은 것 같은데 본 편에서 옌량보다 작고 외소해 보였던 주차오양이 번외에서는 많이 크고 자랐다는 걸 알 수 있다.
위 포스터는 주차오양의 본성을 보여주는 포스터라는 설명이 많았다.
아마도 주징징 사건에 대한 주차오양의 3회와 12회의 변화와 함께 그의 내면을 보여주는 하나의 표식인듯 싶다.
주차오양의 본성일 수도 있고 어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는 본성.
드라마를 다 봤지만 번외편도 자막 없이 영상만 봤다가 이번에 자막있는 편도 찾아서 다 봤지만 뇌리에 깊은 각인이 남은 드라마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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