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가 코스트코에서 블루베리와 비정제 설탕을 구입해 주면서 잼을 만들어 보라고 했었다.
개인이 조금씩 만들어 먹는 것이 아닌 수제 잼을 만들어 판매 할 수 있도록 해 보자는 것이다.
사다 준지 한 참이 되었지만 미루고 미루다 결국 연말에 블루베리 잼 만들기에 돌입했다.
우선 결과를 말해 보자면 잼은 실패를 했다.
집에서 가끔 무설탕으로 에리스리톨을 사용해서 만들어 먹던 콩포트는 이번에도 성공했다.
역시 만들어 보던 것이 잘 만들어 지는 것 같은데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 잼은 처참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위 사진에 보면 블라인드 테스트 해 볼 거라고 유리병에 견출지를 붙여서 A,B 등으로 표시했는데 결론은 콩포트 말고는 모두 실패했다는 것.
그래도 실패의 기록이라도 남겨 보기로 했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냉동 블루베리와 비정제 설탕이다.
블루베리는 2.72kg짜리 2봉이었고 비정제 설탕은 2.72kg짜리 한봉을 구입해 왔었다.
보통 잼은 과육과 설탕의 비율을 1:1로 하는데 블루베리가 2배인 까닭은 비정제 설탕으로 해 보고 흰 설탕으로도 해 보자는 의미였다.
의미없이 찍어보는 제품의 표시사항들.
제대로 읽어 보지도 않고 본다고 해 도 유통기한이나 보관방법 그리고 당 함유 정도 보는데 냉동 블루베리와 비정제 설탕은 굳이 읽어 볼 필요성도 못 느끼고 있었다.
내가 집에서 먹을 것도 아닌데다가 하고 싶어서 만드는게 아니라 강요에 의해 잼을 만드는 것이었고 어차피 내용은 짐작 가능한 제품들이었으니까.
비정제 설탕이라고 해서 설탕이 아닌 것도 아니고 설탕은 맞으니.
냉동 블루베리와 설탕을 동량으로 계량했다.
블루베리는 저울로 양을 잰 다음 바구니에 담아서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뺐다.
비정제 설탕은 흑설탕보다는 옅은 색이었고 황설탕 보다는 짙은 색으로 입자가 굵어서 거칠어 보였고 특유의 냄새가 조금 났다.
난 이런 비정제 설탕같은 냄새를 싫어 하지 않는 편이지만 싫어 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블루베리 1kg에 설탕 1kg 동량으로 측정했다.
한 곳은 비정제 설탕으로 한 곳은 흰설탕으로.
분명 블루베리는 2.27kg짜리 두봉인데 왜 한 봉만 저렇게 개량했냐고 생각 할 듯.
나머지 블루베리랑 비정제 설탕으로는 블루베리 콩포트를 만들었다.
오로지 나만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작업이라고 해야 하나?
설탕이 동량으로 들어가면 난 먹지 말아야 하니까 그래도 비정제 설탕을 이용해서 콩포트를 만들면 조금은 먹을 수 있으니.
같이 잼 만들기를 한 직원도 콩포트를 해서 다 같이 나눠 먹자는 의견에 동의를 해 줘서 남은 블루베리는 콩포트를 만들었다.
물기가 빠진 블루베리를 커다란 냄비로 옮기고 그 위에 설탕도 부었다.
잘 섞어 주고 난 다음 불을 붙여서 열심시 저었다.
처음에는 쎈불로 해 주고 그 때는 열심히 저어주는 수 밖에 없다.
어느 순간 블루베리에서 물이 생겨서 끓어 오르면 그때는 불을 중약불로 줄여서 천천히 저어주면서 농도를 맞추면 된다.
처음 끓어 오르기까지는 설탕에 의해 색이 구분이 되었다.
비정제 설탕을 사용한 잼의 경우 갈색이 진해서 표시가 나고 흰 설탕을 사용한 잼의 경우 블루베리의 보라색이 진하게 우러나왔다.
이 상태에서 저으면서 농도를 맞추는데 이 농도 맞추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콩포트의 경우 굳이 진한 농도를 할 필요 없이 적당히 무른 상태로 마무리를 하면 되는데 잼의 경우 농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찬 물에 잼을 한방울 떨어트렸을 때 퍼지지 않고 둥글게 모양 잡혀 떨어지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서 그 정도 농도를 맞추기로 했다.
보리밥 뷔페 식당이 점심 영업을 끝내고 난 뒤 그 곳의 업소용 가스레인지와 냄비를 이용해서 잼을 만들었었다.
불 위에 올려 둔 두 개의 냄비에 각각의 잼이 끓어 오르고 있고 각 냄비에 나와 다른 직원 한명이 저어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설탕의 색으로 두 냄비가 구분이 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두 냄비의 색이 똑같아지므로 구분이 되지 않는다.
위치로 봐야 하는 상황이 되어진다.
잼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 한참 저어주다가 한명이 두개의 잼을 저어주기로 하고 다른 한명은 블루베리 콩포트를 만들기로 했다.
남은 블루베리 2.27kg을 모두 쏟아 붇고 230g정도 되는 비정제 설탕을 부어서 잘 저어 준 다음 센 불에 올렸다.
넓고 큰 솥이라 2.27kg이 들어가도 바닥에 잠시 붙는 정도였고 가스레인지도 낮은 곳에 화력은 어마무지 한 레인지였다.
역시 업소용.
잼의 농도가 적당히 된 것 같은 생각에 흰 그릇에 찬 물을 담고 잼을 떨어트렸다.
찬물 아래로 떨어지면서 풀어지기에 조금 더 끓이고 떨어트렸을 때 동그랗게 떨어질 때까지 졸였다.
여기서 한 실수가 처음 찬물에서 풀어 질 때 레몬즙을 넣고 끓였어야 하는데 완전히 농도를 맞출때 까지 레몬즙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냥 열심히 농도 맞춘다고 끓이고 있었다.
이때부터 스멀스멀 망할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냄새가 블루베리 쨈이라기 보다는 달고나 냄새가 나기 시작 한 거다.
이건 좀 아닌데 싶어도 일단 해보자는 심정으로 끝까지 밀고 나갔다.
콩포트는 집에서 만들면서 해 본 기억이 있어서 늦게 시작했지만 적당한 시기에 레뭔원액을 첨가했다.
콩포트에 레몬 원액을 첨가하면서 잼에 레몬즙을 넣지 않았다는 걸 기억 해 낸 나란 사람은.
결국 불까지 끄고 다 만들었다고 했던 잼에 다시 불을 켜고 레몬즙을 넣고 다시 끓였다.
이 과정이 아니라도 잼은 망할 삘이었는데 이렇게 레몬즙을 첨가 하면서 더 심하게 망했다.
A라고 라벨링을 한 건 비정제 설탕을 이용한 잼이고 B로 라벨링을 한 건 흰설탕을 사용 한 잼이다.
C로 라벨링을 한 건 콩포트.
제형은 블루베리 콩포트 제형이 가장 묽었고 나머지 잼들은 아주 아주 잘 고아 준 조청 같았다.
문제는 따뜻할 때 진뜩한 조청이었는데 식으니 완전히 딱딱한 엿이 되어 버린거다.
으으으 망했음.
망했지만 시식은 해 봤다.
역시나 잼들은 너무 달고 딱딱해서 빵에 발라 먹기도 힘들었다.
콩포트는 부드럽고 적당히 달아서 괜찮았는데 콩포트는 보관상의 문제가 있어서 보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결론으로 잼 사업을 포기 했으면 좋겠는데 보스는 잼 사업을 포기 한 것이 아니라 그분이 아는 지인이 서울에서 수제잼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니 그 집에서 샘플로 20여만원어치 주문을 했다고 한다.
그 샘플을 받아 보고 다시 잼을 만들어 보라고 하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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