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돌아 다니다 보면 한번씩 솔깃한 내용을 볼 때가 있다.
시멘트로 화분을 만든다는 것도 굉장히 솔깃한 내용이었다.
몇개 안되는 다육이들을 키우는데 그 아이들의 분갈이 하거나 마음에 맞는 화분으로 바꾸고 싶을 때 마다 여의치 않았던 조건들.
예쁜 화분은 가격대가 높거나 가격대가 괜찮으면 마음에 차지 않거나.
또는 긴가 민가 하는 마음에 망설이다가 다시 구입하려면 다 팔리고 재 입고 없다는 안내문구.
그런데 시멘트로 화분을 만들수 있다기에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를 했다.
시멘트로 화분 만들기
준비불 : 시멘트(몰탈), 시멘트를 갤 수 있는 통, 장갑, 마스크, 나무젓가락, 일회용 숟가락, 모양틀이 될 플라스틱 통들
시멘트는 동네 철물점에서 구입을 했다.
인터넷으로 구입을 하려고 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되어 동네 철물점에서 구입하기로.
한 봉에 1.5kg인데 1,500원이다.
혹시나 싶어서 두봉을 구입했다.
시멘트는 100% 시멘트로 된 것이 있고 모래가 섞인 것이 있다.
난 모래가 섞인 것으로 구입을 했는데 100%시멘트는 잘 깨어진다 또는 부서진다고 했다.
모래가 섞여야 더 단단하다고 해서 모래가 섞인 걸로 구입했다.
작업을 할 때 시멘트에서 먼지가 아주 많이 나오니 마스크는 필수로 착용하고 난 화장실에서 문을 닫고 작업했다.
먼지는 화장실에서만 날리기를 바라며.
화분 만들기에 적당한 통들을 오랜 시간에 걸쳐 모았다.
요구르트 통, 음료통, 화장품통, 세제통 등등.
한동안 저 통들을 끌어 안고 있느라 힘들었다.
치우고 싶지만 못 치우고 가지고 있던 통들을 다 꺼내어 이래저래 모양을 맞췄다.
안에 들어가는 통은 물구멍을 위해 뚜껑을 글루건으로 붙여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육이 화분으로 사용할 거니 물구멍이 크면 좋다.
그래서 페트 병 뚜껑 몇개 모아서 아래에 붙여주었다.
시멘트 한봉을 뜯어서 도시락통에 넣어 줬다.
도시락통은 예전에 뭔가를 주문해서 먹고 잘 씻어서 말려 둔 것인데 한참동안 구석에 박혀 있던 통이 이렇게 사용이 되었다.
통에 시멘트 가루를 붇는데 이때 미세한 시멘트 가루가 많이 날린다.
바람이 통하는 외부라면 엄청 더 많이 날릴 듯 싶다.
그나마 공기의 흐름이 없는 화장실인데도 날리는 가루들.
마스크 착용은 반드시 하고 작업 해야 할 것 같다.
통에 부은 시멘트에 물을 부어 섞어 주면 되는데 반죽은 의외로 쉬웠다.
나무젓가락을 몇번 저어주면서 섞으니 완료.
시멘트를 물에 다 개었다면 먼지가 날리지 않으니 장소를 베란다로 옮겼다.
통들을 짝을 맞춰 끼우고 그 통들 사이에 시멘트로 메워준다.
이때 안 쪽에 들어가는 통에는 물일 담아 무게를 눌러 줄 수 있도록 했다.
시멘트가 다 마르고 난 다음에 물을 버리고 난 다음 내부 통들을 살짝 비틀면 잘 빠질거라는 나만의 생각이었다.
화장품통 같은 경우 안에 물을 채워 무게를 눌러주고 외부에는 랩으로 한번 씌워줬다.
화장품 통은 딱딱한 소재라 비틀기가 힘들어서 랩으로 씌워 분리가 쉬울 수 있도록 했다.
오로지 나만의 생각이었다.
처음 개었던 시멘트의 양이 부족해서 화장실에서 두번을 더 개어왔다.
그렇게 총 한봉의 시멘트를 모두 사용했다.
시멘트를 채우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리면 된다.
직사광선은 피하라고 해서 베란다에서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으로 놔 두고 4일을 건조시켰다.
인터넷으로 볼 때 사람들 모두 하루정도 말리면 된다고 했는데 난 혹시나 싶어서 더 넉넉하게 말린 거다.
4일을 말리니 뭔가 시멘트 굳은 느낌이 들어서 통들을 분리해 보기로 했다.
시멘트 가루가 많이 떨어질 것 같아서 베란다 바닥에 전단지를 깔고 작업했다.
내부 통의 물들을 모두 버리고 내부를 우그러트려서 시멘트와 통 사이에 간격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잘 빠질 것 같았는데 그건 내 오산이었다.
생각보다 안 빠져서 너무 힘들었다.
비틀고 흔들어봐도 안쪽의 통이 밖으로 빠지지 않아서 포기를 생각하고 있었다.
큰 물병이 꽂힌 것들이 빠지지 않아서 이번에는 화장품 병에 랩을 씌웠던 것을 흔들었다.
이리저리 비틀다가 옆으로 돌려 뚜껑을 분리하면서 본체를 꺼내는 건 성공을 했다.
문제는 딱 달라 붙은 저 뚜껑부분이다.
저 부분은 아무래도 안 빠져서 그 다음으로 쉬울 것 같았던 외부 통을 분리하기로 했다.
외부 통은 아무리 뒤틀어도 안 되기에 송곳을 통과 시멘트 사이에 꽂아 공간을 만들고 가위를 그 사이로 넣어 잘라냈다.
조금씩 잘라내고 양 옆으로 벗겨내면서 분리에 성공했다.
내부 뚜껑을 분리하지 못한 채 꺼낸 시멘트 화분의 아랫 부분이다.
내부에 시멘트가 골고루 들어가지 않았던것 같다.
이게 뭐지 싶은 마음이지만 일단 분리를 먼저 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열심히 뚜껑을 눌러봤지만 꼼짝도 안 한다.
결국 고무 망치 작은 걸 가지고 와서 저 뚜껑 부분을 살짝 때려 줬다.
고무 망치로 녹색의 병뚜껑 부분을 살짝 내리치자 마자 시멘트 화분은 둘로 쪼개져 버렸다.
그래 이건 통을 돌려 뺄 때 통안의 물이 흘러서 젖어서 그럴거야 라며 위안을 했다.
그리고 또 다른 위안거리는 바닥이 이쁘게 모양이 잡히지 않았으니 깨져도 괜찮다 싶기도 했다.
내부 통을 빼내는 걸 포기했던 다른 아이의 외부 통을 분리하기로 했다.
송곳으로 저렇게 통과 시멘트 사이를 찔러 간격을 만들어 주고 이 또한 가위를 조금씩 집어 넣어 잘라 줬다.
화장품 통을 넣은 것 보다는 더 힘들었지만 결론은 잘라내는 것에 성공을 했다.
외부 통을 벗기고 아래 부분을 보니 이번에는 조금 잘 된것 같다.
맨들 맨들하니 시멘트가 모양이 제대로 잡힌듯 해서 기대감이 잔뜩 올랐다.
아직도 빠지지 않은 내부의 통을 벗겨 내는 일이 남았지만 왠지 잘 될 것 같은 기분적 기분.
느낌은 절대로 아니었다. 그냥 기분이었다.
내부의 통을 열심히 우그러트리고 비틀어서 내부 통을 빼 내려다가 금이 간 곳을 발견했다.
시멘트인데 금이 갔다.
잘 보니 윗 부분에 가위를 넣었던 곳 옆으로 금이 가 있는 상황이다.
감이 간 왼쪽으로 시멘트가 흠집이 나 있는데 그 곳으로 가위를 넣었었다.
이럴 수가.
금이 가기는 했지만 일단 내부 통을 꺼내어 보자 싶어서 열심히 비틀었는데 통이 빠기지고 전에 금이 더 크게 나 버렸다.
심지어 옆 쪽으로 새로운 금도 새겨났다.
처음 금을 발견했을 때는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정도로 깨어진건 절대 회생 불가능이라고 판단했다.
내부 통은 분리도 못 해고 보고 이 아이도 포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결국 이 것 또한 내부 통을 분리도 못 해보고 줄로 갈라져 버렸다.
이 순간 나머지 두개도 포기 하기로 결심했다.
힘들여 분리 시켜도 제대로 살릴 수 있으리라는 장담도 없고 너무 힘들었으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4일을 말렸다고는 해도 시멘트가 약간 축축한 상태였다.
아마 시멘트를 조금 더 오랫동안 말린다면 단단해 지지 않았을까?
나에게는 한봉지의 시멘트가 더 남았지만 그 아이로 화분 만들기는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밖의 통 내부에 기름을 바르고 내부 통의 외부에 기름을 바르고 시멘트를 넣는 것도 방법이라고 봤지만 두번 시도는 안 하고 싶다.
너무 힘들었다.
한 봉 남은 시멘트는 집안 어느 구석에 또 처박아 넣어야지.
남들은 다들 잘만 만들던데 결국 난 기름을 바르지 않았고 시멘트가 생각보다 덜 말라서 실패한 걸로 혼자 결론을 내리고 두번 시도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실패의 기록도 올리기.
언제나 성공의 기록만 올릴 수는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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