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간단하게 누룽지를 후루룩 끓여서 먹는 걸 좋아한다.
무더운 여름에도 간혹 생각나서 먹었는데 요즘처럼 추운 아침에는 더욱 누룽지가 생각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집에 현재 누룽지가 똑 떨어졌다는 슬픈 현실.
한달이나 두달 정도 먹을 수 있는 누룽지를 만들어서 주시는 분이 계신다.
그 분이 만들어 주시는 누룽지는 일부러 밥을 누룽지로 만든게 아니라 냄비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누룽지.
그 누룽지는 끓여 놓으면 고소하니 물도 맛있고 누룽지도 맛있다.
그 분이 요즘 많이 바쁘셔서 누룽지를 만들 시간이 없다고 설이 지나고 2월이나 되야 만들어 주실 수 있다고 한다.
나아 얻어 먹는 입장인데 2월에라도 만들어 주시면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부족한 누룽지를 집에서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
찬 밥 남은 것은 없어서 일부러 백미로만 압력솥에 밥을 해서 만들기 돌입.
기름 없는 후라이팬을 중약불에 올리고 밥을 올려 얇게 펴 준다.
최대한 얇게 펴 주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위생장갑을 끼고 물을 묻혀 누르기도 했지지만 몇번 누르지도 않았는데 밥알이 장갑에 달라 붙어 불편해 지더라.
그렇게 찾아 낸 방법은 작은 물컵에 물을 담고 숫가락을 그 물에 적셔서 한두번 눌러 펴 주고 다시 적셔서 눌러 펴 주기를 하는 것.
이 방법이 제일 편했던 것 같다.
역시나 이 방법도 밥을 얇게 펴는 건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얇게 얇게 눌러 펴 주면 된다.
다 펴 준 밥에 물 조금 둘러 주기.
물을 주지 않으면 중약불이라고 해도 밥 알이 제대로 누룽지가 되기 전에 타 버릴 수 있다.
그래서 물을 조금 부어 주고 수분이 날아가면서 조금 있으면 타닥 소리가 난다.
그때 후라이팬을 살짝 들어서 흔들어 주면 밥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걸 볼 수 있다.
난 최대한 고소한 맛을 원해서 타닥 소리가 나도 5분이상 더 불 위에 올려 두었다.
뒤집었다.
제법 잘 눌려 진것 같다. 색도 잘 나온 듯.
이렇게 뒤집고 뒤집게로 꾹꾹 눌러 주면서 또 한참을 불 위에 올려 두었다.
앞 뒤로 노릇하게 잘 구운 누룽지는 도자기 그릇에 꺼내어 식힌다.
이 누룽지가 식을 동안 다른 누룽지를 만들면 된다.
처음 후라이팬에서 꺼낸 누룽지는 뜨거우니 조심 해야지.
접시 위에서 충분히 식힌 누룽지는 위생팩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을 했다.
아무리 불위헤서 한 참을 눌렸다고는 하지만 내부에 아직 수분이 남이 있어서 잘 말린 다음에 실온 보관이 가능하지만 잘 펴서 말리는 것도 일이고 뭐 이래저래 신경쓰이는 것도 있으니 그냥 냉동 보관을 한다.
사진 상으로 보면 정말 색이 노릇하게 잘 구워졌다.
저 중에 한 장을 꺼내어 누룽지를 끓여 봤다.
결론은 저렇게 만든 누룽지는 끓이니 그냥 밥을 물에 넣고 폭폭 끓인거와 같더라는 것.
누룽지의 고소함이 없었다.
역시 냄비 밥을 하면서 정석대로 만들어진 누룽지가 제일 맛난 것 같다.
다시는 집에서 누룽지를 만들지 않기로 했다.
마른 후라이팬에 밥을 눌리는 과정에 살짝 태우는 듯한 연기도 많이 나는 편이고 이 연기가 아마도 미세먼지를 발생하는 것 같고해서 집에서 누룽지는 안 만드는게 제일 나을 듯 싶다.
이러면서 또 누룽지 만드는 기계 검색하는 난 뭐지?
'혼잣말 > 속앳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년 1월 25일 일상-설날 하루를 보내는 법 (0) | 2020.01.25 |
---|---|
2020년 1월 24일 일상-딸램과의 하루 (0) | 2020.01.24 |
물집 잡힌 화상 자가 진료 과정(화상 사진 있음 주의) (0) | 2020.01.16 |
2020년 1월 14일 일상 - 그 엄마에 그 딸 (0) | 2020.01.15 |
2020년 1월 12일 일상 (0) | 2020.01.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