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일에 뜨거운 물을 허벅지에 쏟아 화상을 입었다.
시간도 오전 8시 전후.
병원은 응급실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 일단 집에서 응급처치를 하고 상황을 지켜 보기로 했다.
부위도 허벅지 안 쪽이었고 아랫배 부분에도 화상을 같이 입었기에 병원을 가도 참 민망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응급 처리를 미련하게 했는데 다행히도 화상 부위가 더 심해지거나 깊어지지 않았다.
화상의 경우 응급처치시 화상부위에 얼음을 바로 갖다대면 안된다.
화끈 거리는 부위에 흐르는 찬물로 10~15분 정도 식혀 주면서 피부의 숨 구멍이 열기를 밖으로 빼 낼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그런데 얼음을 바로 화상 부위에 갖다 대면 열기가 피부 밖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피부 속으로 침투해서 더 깊은 화상으로 변할 수 있다.
처음 화상을 입자 마자 피부에 붙은 옷가지들을 떼어내고 난 바로 아이스팩을 화상 부위에 올렸다.
급한 마음에 아이스팩을 바로 올렸는데 다행이 계속 올려 둔 것이 아니라 잠시 올려서 화끈 거리는 열감이 사그라 들면 주변에 흐른 물을 닦고 정리하고 다시 화끈 거리면 올렸다가 떼어냈다가를 반복했다.
정말 다행히도 덕분에 열기가 피부 밖으로 빠질 틈이 있었기에 화상이 깊어 지지 않은 듯 했다.
주변 정리가 끝나고 난 뒤에는 삶아서 잘 건조시켜둔 수건에 아이스팩을 감싼 후 피부 위에 올려 식혔다.
그리고 한 동안 집 안에 보일러도 꺼 버리고 옷도 입지 않은 채 화상 부위에 열이 가해 질 수 있는 부분을 배제했다.
두어시간 지나니 열감도 식었고 통증도 사그라들어 그때는 물집이 잡힌 부분에는 듀오덤을 붙이고 그 위에 거즈와 방수 밴드를 붙였다.
제법 너른 부위로 거즈를 붙였고 더 넓은 방수 밴드를 위에 붙였다.
화상의 경우 자가 치료시 집에서 물집을 터트리는 건 감염의 위험 때문에 최대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집 안의 진물에는 상처를 회복시켜주는 성분이 있으니 최대한 진물을 흐르지 않도록 관리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난 물집을 터트리지 않은 채 듀오덤(두꺼운 젤 타입)을 붙였고 그 위를 거즈와 방수밴드로 철저하게 막아 버렸다.
화상의 상처는 물이 가면 좋지 않고 공기 중에 노출되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옷을 입으면 상처가 옷감에 쓸리는 경우도 있는데 저렇게 붙여 놓으니 그 부분도 방직 되었다.
저 상태로 거즈 위로 진물이 올라 온다면 교체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며칠이고 손을 대지 않기로 했다.
간호사인 동생은 2일날 병원에 가서 드레싱을 받고 화상 전문 연고를 처방 받아서 바르라고 하는데 이때는 통증도 없고 해서 그냥 집에서 자가 치료 해 보기로 혼자 결정을 한 상태이다.
이 상태로 샤워를 하면서 방수 밴드가 떨어지지 않으면 그대로 두고 며칠이고 지켜 보는 걸로.
방수 밴드가 생각보다 튼튼해서 거의 5일을 방수 밴드를 붙인 채 지낼 수 있었다.
그 사이 내부는 보지는 않고 방수 밴드 외부의 물집이 잡히지 않은 부분에만 아침 저녁으로 1도 화상에 바를 수 있는 연고를 발라주면서 관리를 했다.
1월 5일 샤워를 하고 난 다음 방수 밴드를 떼어 냈다
이때쯤에는 밴드가 살에 붙은 부분이 따갑고 가렵기도 했고 밴드 가장자리로 밴드들이 들뜨면서 일어나고 있었다.
5일동안 방수 밴드 속에서 외부와 차단된 상태로 있었던 곳은 가벼운 화상을 입었던 곳은 상처에 연고를 바르지 않았음에도 살짝 딱지처럼 앉았고 듀오덤 속은 물집이 진물 하나 내지 않은 채 가라 앉아 있었다.
이 상태로 듀오덤을 떼어 내지 않고 하루를 더 버텨 보기로 결정.
듀오덤이 자연스레 떨어지면 그때 떼어내고 바꾸는 걸로.
옷은 꽉 끼지 않는 여유가 많은 옷으로 입고 듀오덤 위에는 일회용 밴드를 가로로 붙여서 혹시 낮 시간에 옷에 쓸려 듀오덤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다.
내 피부는 접촉성 알러지가 있어서 밴드의 접착부가 좋지 않다.
방수 밴드가 붙었던 부분도 붉게 성을 내면서 가렵고 따갑고 한 상황이었다.
1월 9일날 드디어 듀오덤을 떼어 냈다.
처음 붙여서 진물이 생기지 않아 9일간 붙어 있던 듀오덤.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 물이랑 공기가 닿지 않도록 관리하는 사이에 딱지가 거의 앉았다.
일부러 소독하고 닦아내고 하면서 자극을 주는 것 보다 이대로 놔 둔게 나에게는 더 나은 상황이 된 것 같다.
그래도 혹시 몰라 이때 식염수로 윗 부분에 흘려 소독 비슷하게 하고 난 다음 멸균 거즈로 살짝살짝 눌러 물기를 닦아 내고 잘 말려서 듀오덤을 한번 더 붙였다.
방수 밴드는 하지 않고 그대로 일회용 밴드만 붙이고 며칠을 더 있기로 했다.
1월 14일에 찍은 사진이다.
화상을 입고 딱 2주가 흘렀다.
그 동안 물집이 잡혔던 곳을 뺀 주위의 가벼운 화상은 껍질이 앉아서 떨어지기 시작했고 물집이 잡혔던 곳도 상처부위가 건조하면서 딱지가 앉았다.
이제는 듀오덤도 밴드도 바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실 밴드 자국에 피부가 아파서 화상 자국보다 더 신경이 쓰이고 있었기때문이다.
화상 상처 자국 아랴 붉은색 선으로 동그라미를 친 곳은 밴드가 붙어서 내 피부가 성을 내고 있는 모습이다.
평소 일상 생활을 할 때 저 부위가 따갑고 당기고 가려운 증상이 있었다.
그래서 딱지들이 제대로 앉은 14일부터 밴드도 붙이지 않고 바로 옷을 입었다.
옷에 쓸려도 상처가 아프지 않은 것을 보니 제대로 아물어 가면서 딱지가 앉았나 보다.
이제 시간이 흐르고 딱지들이 저절로 떨어지면 화상은 모두 나은 걸로 보면 될 것 같다.
난 무모하게 집에서 화상을 치료했다.
그런데 사실 집에서 나처럼 화상을 치료 하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듀오덤과 방수 밴드를 붙이고 있는 내내 혹시나 내 처치가 잘못되어 상처가 안쪽으로 더 덧나면 어쩌나 하는 고민에 잠자리에 들어서도 자세를 제대로 잡지도 못했다.
사실 방수 밴드를 붙이고 있는 동안 이불에 밴드가 움직일 일도 없었지만 나 스스로 혼자 걱정과 고민을 했던 케이스.
내 아이가 아닌 내 몸이었고 병원을 찾아 다니는 것이 더 불편하고 민망해서 주먹구구식으로 치료를 했지만 그리고 어쩌다 결과가 괜찮게 나온 편이지만 만에 하나 감염이 생기거나 상처가 덧날 수 있으니 물집이 잡히는 화상이라면 병원에 방문해서 치료 받는 것이 제일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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