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코인 캐쳐(주문제작), 여행, 드라마, 일상
  • 코인 캐쳐(주문제작), 여행, 드라마, 일상
  • 코인 캐쳐(주문제작), 여행, 드라마, 일상
혼잣말/속앳말

이번 가을은 잠과의 전쟁 그리고 일상

by 혼자주저리 2018. 10. 23.
728x90
반응형

가을을 타는 편이다. 

가을이 되면 동굴속으로 기어 들어간다. 친구도 만나기 싫고 어디론가 가는 것도 싫고 그냥 집에서 하루종일 쳐 박혀서 땅굴을 파는 스타일.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재미도 없으며 부정적이고 우울하기만 하다. 

그런데 이번 가을은 뭔가 조금 다르다

일단 잠이 너무 많이 온다. 

자도 자도 잠이 오는 현상. 물론 예년과 같이 의욕도 없고 활기도 없지만 특히나 잠이 많이 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낮잠을 자고 나면 밤에는 잘 시간이라 자는 거지 잠이 와서 잔다는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요즈은 낮잠을 자고 나서도 또 초저녁부터 잠이 온다. 

그렇게 잠이 들면 아침에 알람이 울릴때까지 잔다는 것. 

심지어 지난 주말에는 다꽁을 데리고 오면서 찬거리를 사러 가야 했는데 그냥 왔다. 너무 졸려서. 

그렇게 집에 오자 마자 바로 씻지도 않고 누워서 저녁 7시까지 잤는데 10시가 넘으니 또 잠이 오더라는 것.

정말 잠과의 전생인것 같다. 

주변 나무들이 점점 붉어지고 있다. 

그리고 난 잠과 전쟁 중이다. 

이렇 저런 벌려 놓은 일들이 그리고 미뤄 놓은 일들이 아주 많음에도 잠이라는 녀석을 떨쳐 내지 못하고 있으니. 

이렇게 미친듯이 잠이 오는 현상은 처음인 것 같다. 

물론 어린 시절 잠이 참 많았었다. 

고등학생때는 최장 32시간도 자 본 적이 있다. 우리 친정엄마는 그때 날 보고 혀를 둘렀으니까. 

화장실도 안 가고 그냥 내리 쭉쭉 잤던 기억. 

지금은 그때와 또 느낌이 다르다. 

그렇게 길고 긴 잠을 자지는 않지만 하루종일 잠이 온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어제 밤이었나? 11시가 조금 안 된 시간에 아파트에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 

우리 윗 집은 아니고 아마 그 윗집인듯. 

누군가를 야단하는 톤이었다. 쌀쌀해진 날씨 덕에 문을 닫고 생활하니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들리는 억양이 야단을 치는 내용. 

12시 45분 이후로도 계속 되는 야단들. 

저렇게 긴 야단을 제대로 듣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아이들이 아니었을까? 

아무 관련 없이 의지가 아닌 어쩔 수 없이 들리는 작은 울림에 내 진이 빠져버렸다. 

졸린데 할 일은 많은데 야단치는 억양의 소리들이 계속 들리는 건 손에 잡은 일도 제대로 못하게 만드는 마법같았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