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퇴근을 하면서 핸드폰을 사무실에 놔 두고 집으로 갔다.
물론 의도적으로 둔 것은 아니고 잊어 버리고 집에 갔던 상황이었다.
집에 거의 다 가서 핸드폰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상황. 사무실로 되 돌아 오기에는 너무 먼 길이었다.
길이 막히지 않으면 자동차로 30분, 출퇴근 시간이 걸리면 45분 정도.
되돌아 가려니 그냥 하염없이 막막했다. 그래서 그냥 하루 저녁 집에서 핸드폰 없이 지내 보기로 했다.
저녁시간 퇴근 후 가방을 내려놓고 앉아서 핸드폰을 들여다 보면서 쉬는 시간이 없어졌다.
집에 텔레비젼은 없다. 그러니 뭔가 다른 걸 볼 매체는 정말 책 말고는 없었다.
잠시 앉았지만 멍하니 있는 시간이 무료해서 가죽을 들었다.
미루고 미뤘던 남자 반지갑 패턴을 다시 만들었다.
처음 만들어서 사이즈 실패를 하고 두번째 패턴 만들어 가조립까지는 했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패턴을 만들었다.
사이즈를 아주 조금 늘린 상황.
일단 패턴에 따라 가죽을 재단했다.
얼마전 구입했던 오일가죽을 잘랐다.
진밤과 탄색.
찰지고 보들한 느낌이 좋다. 일단 0.7로 피할 된 오일 가죽을 2세트 잘랐다.
남자 반지갑을 자르고 가죽 뒷면에 보강재 부직포를 붙였다.
가죽이 부드럽다보니 보강재가 없으면 사정없이 쭉쭉 늘어 날 상황이었다.
이정도로 하고 동생이랑 동네 근처 슈퍼를 한바퀴 돌았다.
늦은 시간 슈퍼는 할인 제품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이것 저것 할인 스티커가 붙은 제품들을 충동구매를 하고 카트 한 가득 담아 집으로 왔다.
그리고 동생이랑 폭풍 수다.
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동생이랑 수다를 떨면서 학원에서 만들던 캘리 ST 가방 엣지 바르고 말리고 크리스페 주황색으로 만들던 일본 동전프레임 지갑 엣지 바르고 말리기를 병행했다.
핸드폰을 보지 않으면서 가지는 시간들이 꽤 재미있었다.
물론 가끔씩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찾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것이 읽던 소설을 하루 저녁 못 본다는 것이었다.
요즘 핸드폰으로 소설들을 읽다보니 책을 곁에 두는 일이 없었다.
일을 하다가도 잠시, 잠을 자기 전에도 잠시, 눈을 떠서도 잠시 핸드폰을 들여다 봤는데 그 시간들이 조금 아쉬웠지만 그 뿐이었다.
오히려 잠자기 전 핸드폰을 보지 않으니 쉽게 잠을 잘 수 있었고 아침에도 핸드폰을 보지 않으니 쉽게 일어 날 수 있었다.
잠자리가 편안했다고 해야 하나?
가끔 한번씩 핸드폰 없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카페에 블로그에 올라오는 새 소식들이 궁금하기는 하지만 참을 수 있었다.
가끔씩은 핸드폰을 손에서 떨어트려 놓는 연습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사진들은 내용에 상관없이 따쓰하고 예뻤던 시기에 찍어 둔 것들. 더운 건 싫지만 따뜻한 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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