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버지께서 틈틈히 담궜건 말벌주.
양봉을 하시기에 벌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말벌주를 주문 받기는 처음이다.
사실 주문을 받으려고 했던 건 아니었고 전에 말벌주 한병을 구매해 갔던 언니가 좋다고 효과 봤다고 나에게 살짝 이야기 하던걸 옆에 앉았던 지인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갑자기 모임에서 말벌주 이야기가 주로 떠 오르면서 모두들 말벌주 구입을 의뢰했다.
그냥 사고 싶다는 사람 있을때 팔아버리자고 아버지를 설득했다.
말벌주의 효능을 제일 잘 알려 준 사람은 처음 술을 가지고 간 언니였다.
그 언니의 아저씨가 무릎이 좋지않아 고생중이었단다.
많이 걸으면 무릎이 붉게 열이 나면서 부어오르고 아파서 고생하는데 말벌주를 먹고 난 이후로 그런일이 없단다. 그리고 술을 마셔도 예전처럼 빨리 취하지 않는단다.
얼마전 회사 세미나에서 아저씨가 술을 엄청 먹고 집으로 왔단다. 1박을 하는 세미나였는데 방안에 난방이 너무 쎄서(온도 조절이 잘 안되었단다.) 문을 살짝 열어놓고 잤는데 직당 동료들이 술을 서너병씩 안고 그 방으로 왔단다.
다른 방을 다 열어 봤는데 문이 열린 방은 그 방 뿐이었다던가?
그렇게 밤 새도록 술을 마셔서 입술이 부어서 터질 정도가 되었는데 그 다음날 거뜬히 잘 일어나고 밥도 잘 먹고 집에 잘 왔단다.
그 아저씨가 술이 약한 편이라 회사 회식을 하면 매번 언니에게 전화해서 본인을 데려가라고 한다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었단다.
입술이 퉁퉁 부었지만 일상 생활하는데는 불편함이 없을 정도라 언니가 생각하는 말벌주의 부작용은 아저씨의 주량이 늘었다는 것 하나이다.
예전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지만 그 다음날 훨씬 가뿐하게 일어나고 힘들어 하지 않는다고 하니 그 언니네 아저씨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매일밤 자기전에 소주잔으로 반컵만 마시는데 좋다고 효과 봤다고 아주 만족해 했다.
이 아이들은 올해 담근 말벌주이다.
아직 먹으면 안되고 내년 6월 이후로 먹어야 한다. 그럼에도 미리 가지고 가고 내년에 말벌주를 미리 예약하는 집도 있었다.
아무리 좋은 거라도 안 맞는 사람도 있을 건데 다들 미리미리 주문하니 아버지께 따로 부탇을 드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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