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허 야시장은 우리가 처음 갔던 골목 쪽은 정말 야시장 같은 분위기였고 길 중앙에 테이블과 의자도 프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는데 반대편 쪽은 자유로운 분위기가 덜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길 중앙의 테이블과 의자에는 식당의 스티커 같은 것이 붙어 있거나 예약석 표시가 올라가 있거나 했다.
그리고 길 양 옆으로는 식당들이 꽤 많이 있어서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싶은 곳이었다.



리우허 야시장의 길 가장 바깥쪽 건물들이 있는 곳에는 식당들이 많았다.
그 중 한 곳으로 향했는데 우리 눈에 띈 것은 사각형 붉은 바구니 위에 올려진 생굴이 아주 통통하니 땟갈이 좋아 보이는 점이었다.
아저씨가 굴전을 굽고 있는데 그 옆에 올려 둔 굴의 땟깔이 너무 좋아서 저 정도의 굴이라면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 사진은 여러개를 모아서 굴의 상태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사진을 크게 키워서 보면 탱글탱글한 뽀얀 굴의 자태가 너무도 좋았다.
앞의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는 주로 굴전과 샤로옹바오를 위주로 판매 하는 듯 했고 음식을 하는 간이 매대 뒤 쪽으로 테이블이 있고 그 안쪽은 식당으로 연결이 되고 있었다.

식당과 포장마차 같은 매대 사이의 테이블에 앉았다.
간이 테이블과 목욕탕 의자가 놓여 있는 곳인데 테이블의 상태는 역시나 기대를 벗어나지는 않았다.
테이블에 붙은 메뉴판을 보면 굴전, 새우전, 종합 등이 있었고 샤오롱바오 8개 60대만 달러 라고 되어 있었다.
볶음밥도 있고 볶음면 같은 것도 있었고 옆에 탕이나 반찬류도 있었다.
일단 굴의 땟깔을 보고 들어 왔으니 굴전 하나, 굴을 못 먹는 일행이 있어서 새우전 하나 그리고 볶음밥을 하나 주문했다.
한국 사람은 끼니에 밥을 먹지 않으면 안 되니까.
앞에 아무리 이것 저것 먹었어도 볶음밥은 포기를 못하지 싶었다.

주변에는 모두 현지인들이었다.
이 현지인들도 가오슝으로 여행을 온 여행객 같아 보이기는 했다.
다들 음식을 먹고 이야기 나누고 사진을 찍고 우리가 여행을 가면 하는 모든 일들을 그들도 같이 하고 있었다.
음식을 주문하고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 말고 한팀의 한국인이 더 들어왔다.
그들은 초등학생이 포함된 3대가 여행을 온 가족이었는데 잠시 당황하는 분위기로 방황하다가 우리 뒤편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 것이 보였다.

음식이 나왔다.
세개가 모두 한꺼번에 나온 건 아니지만 바로 바로 따라 나온 편이라 사진을 찍기 위해 일부러 기다리고 하지는 않았다.
음식이 나오고 사진을 찍고 수저 세팅하고 하면 또 바로 다음 음식이 나오는 스타일로 나왔다.
볶음밥에는 얇은 숟가락이 인원수 만큼 꼽혀 있었는데 이 숟가락이 스테인레스인걸로 보면 정말 얇아서 피부가 약한 사람은 숟가락에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난 사용하는데 불편해서 별로였던 숟가락이었는데 우리 일행 중 한명은 저 숟가락을 사서 가고 싶다고 했다.
얇고 가벼우면서 모양은 중국스푼? 우동스푼? 이라고 부르는 저 모양의 스푼을 찾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우리가 가오슝에서 주방용품점을 눈여겨 보지 않아서 어디서 사야 할 지 모르는 것이었다.


볶음밥은 길 쪽의 간이 조리대가 아닌 건물 안 주방에서 볶아 나왔다.
쌀은 살짝 장립종 같아 보이는 우리나라 쌀보다는 긴 종류였고 포슬포슬 잘 볶아진 볶음밥이었다.
아마 웍에 기름 넣고 쎈 불에서 화르륵 볶아낸 중국집 볶음밥 스타일인 듯 했는데 야채 조금 들어가 있고 새우가 들어가 있었다.
우리가 새우볶음밥을 주문했으니까.
간은 살짝 짠편에 속하지만 많이 짜지는 않았고 쌀알이 알알이 살아있는 것이 느껴지는 볶음밥이었다.
간장을 태워서 만든 불향 같은 것도 살짝 느껴졌었고 노두유 같은 간장을 사용했나 싶기도 했다.
무난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볶음밥이었다.



굴전은 가오슝에 와서 먹은 굴전들 중에서 가장 색감이 잘 표현되어있었다.
녹색채소(아마도 얼갈이, 대파 등)와 노란색의 계란과 붉은 색이 진한 소스가 잘 어우러지고 있었다.
소스는 가오슝 굴전에 계속 나오던 스테이크 또는 돈까스 소스에 우스터소스도 섞고 케찹도 섞고 희석해서 전분으로 농도를 맞춘 스타일이었다.
소스도 아마 가오슝에서 먹어 본 굴 전 중에서 가장 괜찮았던 집인듯 싶었다.
잘 말려진 굴전을 갈라 보면 안 쪽에는 계란이나 밀가루가 아닌 녹말로 내부를 메웠고 굴이 들어간게 보였다.
굴은 기대와 달리 알이 작았는데 아마도 알이 굵은 건 골라서 전시용으로 하고 제품에는 알이 작은 것들을 사용하고 있는 듯 했다.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면서 굴전을 조리하는 것을 보니 우리가 보고 들어 온 바구니에서 굴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한번 데쳐 둔(반이상 익힌) 굴을 한쪽에 잔뜩 두고 굴전을 구울 때 마다 그 곳에서 굴을 떠서 전 위에 올려서 구웠다.
생굴을 사용해서 전을 구우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제대로 익히는데 신경이 쓰일텐데 굴을 한번 익혀 둔 상황이라 재빠르게 조리가 강한 듯 했다.


굴을 먹지 못하는 일행을 위해 주문했던 새우전도 나왔다.
새우는 칵테일 새우? 자숙새우 알이 작은것? 을 사용해서 구웠는데 계란이나 피는 굴전과 똑 같았다.
얼갈이 같아 보이는 배추가 같이 구워진 것도 같았다.
새우와 굴의 차이는 감칠맛의 차이였던 것 같은데 굴전의 감칠맛이 새우전보다 훨씬 좋았다.
새우전은 추천하지 않으며 굴전은 가오슝 여행에서 먹었던 굴 전중에서는 이 곳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가오슝 여행을 오기 전 굴전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 환상을 제대로 충족 시키지는 못했던 것 같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평하고 싶다.
이 곳에서 식사를 하고 우리는 리우허 야시장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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