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평고성을 보고 난 다음 우리는 그 다음 일정들은 모두 포기하기로 했다.
다들 더위에 지쳐서 다른 곳에 가서 또 뭔가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사실 트리하우스는 살짝 아쉬웠지만 더위를 이길 정도는 아니었다.

안평고성 앞에서 택시를 탔었다.
그리고 타이난역으로 가 달라고 요청을 했고 택시는 당연하게도 타이난 역으로 우리를 데려다 줬다.
문제는 오전에 본 타이난 역과 너무도 다른 역사의 모습에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었다.
오전에 타이난 역에서 그렇게 찾아 헤메던 관광안내소도 있었고 앞에는 넓은 도로와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오전에 본 타이난 역은 앞에 왕복1차선 즉 오고 가고 양 방향 차선만 있고 백화점 하나 덜렁있는 조용한 길이었는데 이곳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공간이 넓어서 그런지 이용하는 사람도 적어 보였다.
역 앞 편의점 내 ATM에서 출금을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우리는 원래 알고 있던 타이난역을 찾아 가기로 했다.


주변을 조금 돌아보고나니 오전에 우리가 나왔던 곳은 타이난역 후문쪽이었고 지금 이 곳은 정문쪽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타이난 역이 공사 중이라 통행이 자유롭지 못하다보니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한 듯 싶었다.
그리고 이용객은 후문쪽이 더 많은 듯한 생각이 들었다.
역사를 삥 돌아서 후문으로 가려고 했는데 이것도 쉽지 않았다.
일단 역사가 공원과 함께 연결이 되어 있는것 같았고 역사를 중앙에 통과해서 나가려고 했는데 공사로 인해 제대로 입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한참을 돌아서 아주 큰 블럭 하나를 삥돌아서 오전에 봤던 후문 쪽으로 갈 수 있었다.
타이난 역 정문을 뒤로 뒤고 왼쪽으로 한참을 내려오면(시장 같은 골목도 지나야 함) 굴다리 같은 반 지하통로가 왼쪽에 보이면 그 통로를 지나 왼쪽으로 다시 오르막을 헉헉 거리고 올라가면 된다.
오르막을 다 오르면 내리막이 나오고(삶의 진리겠죠?) 그 내리막 부분에 타이난 역 후문이 있었다.
타이난역 후문 맞은편에 극동백화점이 있어서 그 곳으로 향했다.
위의 오른쪽 사진에 유일하게 높은 유리로 된 건물이 백화점이었다.

춘수당(Chun Shui Tang Tainan Far Eastern Branch / 春水堂 台南遠百店)
주소 : 701 대만 Tainan City, East District, Chengda Village, Qianfeng Rd, 210號5F
전화 : +88662088512
영업 : 오전 11시 ~ 오후 10시
쩐주나이차(버블티)로 알고 있었는데 식사가 가능한 메뉴가 있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현지인들은 이 곳에서 식사를 간단하게 하고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백화점 내에 위치한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쉬고 싶었다.
몇개층을 돌았는데 마땅한 카페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백화점은 층층이는 아니라도 층 중간에 카페가 있는 편인데 이 곳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눈에 들어 온 춘수당.
버블티라고 부르고 쩐주나이차라고 하는 차가 맛있다고 이름을 들은 곳이기도 하다.
SNS에서 춘수당에서 밥도 먹는다고 나오기는 했는데 시간이 오후 3시 전후였고 춘수당이라고 하면 버블티라고 내 고정관념이 정해 놔서 버블티를 먹기로 했다.
매장 입구에 위 사진처럼 정신없는 메뉴가 게시되어 있었지만 우리는 사뿐히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가 인원을 말하고 자리를 안내 받았다.


백화점 내에 위치한 매장이라서 그런지 그것도 아니면 원래 춘수당이 이렇게 매장 안 공간을 넓게 사용하는지는 다른 곳을 가 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일단 아주 넓게 매장이 구성되어 있었다.
테이블이나 의자도 일반적인 식당의 가벼워보이는 제품이 아니었고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그런 의자와 테이블이었다.
테이블도 폭이 넓고 깊어서 고풍스럽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널찍널찍 떨어진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거의 다 있었는데 대부분 현지인들이었고 식사 메뉴와 버블티를 함께 주문해서 먹고 마시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테이블에는 앞에서 본 메뉴 종이가 있었는데 그걸 봐도 뭐가 뭔지 모를 지경이라 인터넷을 뒤졌다.
그 와중에 직원이 수저세트를 우리 테이블에 놓고 갔는데 우린 식사를 할 예정이 아니라 한 쪽으로 미뤄놨다.
인테넷을 뒤지고 번역기를 돌리고 하면서 버블티를 주문하고 왔는데 테이블 주문이 아니라 입구 카운터로 가서 주문을 해야 했었다.
일행 중 두명이 카운터로 가서 주문을 마쳤는데 각자 600ml에 단맛와 얼음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조정해서 주문을 했다.
주문을 완료하고 테이블에서 차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또 다른 직원이 수저세트를 우리 테이블에 툭 올려놓고 가 버렸다.
앞서 받은 것도 있는데 또 수저 세트가 나왔고 두 직원 모두 그 세트들을 툭 올려 놓고 가는 모습에 살짝 마음이 상했었다.
툭 놔두는 그 행동에서 우리가 손님으로 존중받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꽤 오랜시간을 기다려 버블티를 받았다.
우리가 간과한 부분이 있는데 600ml의 용량이었다.
그냥 일반적으로 카페에 갔을때 라지, 미디움 또는 벤티, 그랑데 그 정도로 생각을 했었다.
600ml의 개념을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작은사이즈, 큰 사이즈로만 받아들이고 다들 큰 사이즈로 먹겠다고 600ml를 선택했었다.
막상 우리앞에 나온 버블티는 거짓말 조금 보태서 완전히 맥주 피쳐 사이즈였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생맥주를 마실 때 500cc잔을 생각했으면 600ml라는 용량이 생맥주 500cc보다 많을거라는 추측이 가능했을텐데 다들 잔이 나올 때까지 생각하지 못했었다.
너무도 큰 잔에 망연자실 한참을 바라보다 버블티를 먹었다.
정말 마셨다기 보다는 먹었다가 맞는 표현인 듯 한데 버블은 기본만 주문했었고 용량은 많고 나 같은 경우는 단맛도 빼 버리고 얼음은 적게 요청했었다.
버블을 기본으로 주문하기를 너무 잘 했던 것 같고 티는 맛있었다.
직원의 태도가 조금 애매해서 기분이 그랬지만 버블티 자체는 맛있었고 시원했고 편안했다.
그래서 직원의 그 툭 내려놓는 행동도 용서가 되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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