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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공예/ 완료 또는 완성

급하게 만든 썬글라스 케이스

by 혼자주저리 2017.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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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삿포로로 출발한다. 그 여행의 준비를 위해 짐을 싸다가 애증의 썬글라스를 한참 바라봤었다.
눈이 나쁜 나로서는 안경 아니면 렌즈인데 렌즈는 내 눈이 받아들이지 못해서 안경 말고는 방법이 없다.
물론 라식이나 라섹을 하면 되지만 8~9년전쯤에 검사까지 완료 한 상태에서 수술 날짜를 잡아야 할 타이밍에서 그냥 포기를 했었다. 수술이 두려워서.
그러다보니 평소에 안경을 끼고 생활하는데 썬글라스를 끼기위해서는 가방 속에서 케이스를 꺼내고 안경을 벗고 썬글라스를 끼고 안경은 케이스에 담에 다시 가방 속에 넣어야 한다.
그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귀찮아 그냥 썬글라스를 사용하지 않고 가방 속 짐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도 오전에 짐을 싸면서 두껍고 큰 썬글라스 케이스를 넣었다 뺏다를 반복하다 갑자기 번득 생각이 떠 올랐다.
가방에 달아서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썬글라스 케이스를 하나 만들어 보자.
오전 11시쯤 급하게 가지고 있던 가죽을 뒤졌다.

예전에 전화로 구매했던 짜투리 가죽 중에서 적당한 것 두장을 꺼내어 일단 잘랐다.
도안도 없고 딱히 어떻게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무작정 가지고 있던 짜투리 중에서 가장 무난해 보이는 색인 분홍색과 안감을 쓸 베이지 가죽을 선택 대충 재단을 했다.
사실 가죽 두장을 붙이는 것보다는 가죽과 보강재를 넣고 스웨이드 같은 안감을 넣으면 좋은데 현재 나에게는 보강재도 안감도 없으니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문제는 너무 생각없이 자르는 바람에 나중에 후회를 했다는 정도?

자른 가죽의 뒷면에 본드칠을 하고 붙였다.
요즘 본드용 헤라 대신에 사용하고 있는 빵칼.
헤라보다 편한것 같다. 일단 넓은 부분에 본드를 칠할 때는 칼날 부분으로 눕혀서 바르면 잘 발라진다. 그리고 좁은 분분은 칼의 끝 부분으로 바르면 된다.
또한 케이크를 살 때마다 칼을 모아 두어서 단돈 천원도 나갈 필요가 없다.
몇번 재사용이 가능하고 영 사용을 못하겠다 싶을 때 버리면 된다.
하여튼 가죽의 뒷면에 본드 칠을 하고 두 장을 붙여서 중앙 부분을 둥글게 말았다.
그리고 다시 깔끔하게 재단을 했다. 깔끔하기는 한가?

급하게 만드느라 온도를 높여 선을 그어주는 건 하지 못하고 디바이더로 선을 그었다. 그리고 목타를 쳤다.
원래는 4mm짜리 중국산 다이아 목타를 사용할 예정이었는데 첫 목타를 치고 보니 3.38짜리 사선 목타였다. 그래서 그냥 그대로 3.38로 쭉 칠 수 밖에 없었다.
가죽이 두꺼워 다이아 목타를 사용하고 굵은 왁스실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처음에는 궈터만 마라를 이용해서 바느질을 몇 땀 진행했는데 실이 꼬여 버렸다. 그래서 그 실은 풀어 버리고 좁은 간격이지만 굵은 왁스실로 변경해서 다시 바느질을 했다.

입구가 되는 부분을 새들스티치하고 엣지코트를 올려 준 다음 다꽁의 학원 때문에 잠시 집을 비워야 했다.
급하게 만드는 중이라 그 시간도 아까워 일단 실을 꿰어서 엣지코트도 챙겨 다꽁의 학원 근처 커피숍으로 갔다.
처음으로 커피숍에서 바느질을 해 봤다.
포니를 챙겨 가지 않았지만 가죽이 두꺼워 포니가 없어도 무릎에 끼워 새들스티치를 할 수 있었다.
구멍은 좁고 바늘과 실은 굵다보니 바늘이 구멍을 통과하면서 다른 다른 실에 간섭을 하기는 했지만 새들스티치를 마칠 수 있었다.

바느질을 하면서 후회를 했다.
그 후회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단 바느질을 마친 단면이 너무 두껍다. 5.5T나 된다.
도안을 만들어서 재단을 했다면 안감은 약 3mm정도 작게 만들어서 붙여 스티치를 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 같다.
마치 피할을 한 것 같은 효과 또는 보강재를 넣은 볼록한 볼륨감 등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냥 무작정 붙이고 잘랐으니까.
커피숍에서 처음에는 엣지코트를 아주 얇게 펴서 올리고 말린 다음 두껍게 한번 더 올린 후 집에 왔다.
마른 엣지코트에 사포질을 한 다음 다시 두껍게 한번 더 올렸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 엣지코트는 그만.
고리를 걸 구멍을 뚫으면서 둥근 미니철형을 이용했는데 실수로 철형의 방향을 반대로 해 버렸다.그래서 가죽에 구명은 없고 미니 철형은 나무에 푹 박히는 실수가 있었다.
빼 보려고 했지만 안 빠져서 예상보다 큰 철형으로 다시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그 안쪽에도 엣지코트를 올리고 말렸다.

대충 잘랐지만 사이즈는 적당하다.
윗 부분에 잠금장치가 없어도 가죽이 워낙 뻣뻣하다보니 썬글라스가 흘러 내리지는 않는다.
문제는 저 구멍에 적당한 개고리가 없다는 것.
아무 생각없이 목걸이형 이름표에 붙어있던 작은 개고리를 잘라서 끼우려 했으나 실패.
가죽이 두꺼워 개고리가 걸리지도 않았다.
조금 더 큰 개고리를 끼우려 했지만 그것도 실패했다.
가죽도 두껍고 구멍의 위치가 조금 멀어서 아주 큰 개고리가 아니면 사용이 힘들다.
재단하고 바느질 할 때 D링 고리를 만들어 미리 달아 놨으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이미 버스는 지나가 버렸다.

대안으로 찾은 방법이 가방의 고릴라가 달려있는 O링에 끼우는 것이었다.
O링이 제법 커서 이건 큰 부담없이 들어간다.

여행 갈 때마다 들게되는 가방에 달아놓으니 그냥저냥 괜찮다.
가벼워서 그리고 수납이 많이 되어 여행때만 들게되는 여행용 가방에 딱이다.
색도 그리 고민 하지 않고 가진 가죽중에 가장 무난해 보여 선택했는데 가방과 잘 어울린다.
다음에는 도안을 만들어서 체계적으로 다시 만들어 봐야겠다.
그래도 일단 썬글라스 케이스는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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