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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공예/괜한 설레발

친절했던 신설동 가죽 시장

by 혼자주저리 2017.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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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새벽 4시 30분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 서울로 향할 준비를 했습니다.

알람의 소리를 엄청 크게 해 둔 덕분에 한번만에 일어 날 수 있었지만 역시 새벽 기상은 힘이 듭니다.

같이 서울로 가기 위해 집에 왔던 동생이랑 간단히 준비를 하고 각자 케리어 하나씩을 끌고 집을 나섰습니다.

1박 2일에 왠 케리어? 할 테지만 저희는 이번에 이 케리어가 없었으면 큰일 날 뻔 했었습니다.

물론 시장에서의 쇼핑을 위한 케리어는 아니었어요.

원래 출장의 목적지에서 받을 수 있는 브로슈어랑 자료집들이랑 샘플들 때문이었답니다.

KTX역 근처 사설 주차장에 차를 넣고 역으로 향했습니다.

평일 일어나지도 못했을 시간에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했죠. 정말 좋았던 날씨는 서울로 가까이 갈 수록 흐려지더라구요.

오전에는 학술대회에 참가해서 참가증 받고 브로슈어랑 자료 끌어 모으고 샘플들 대충 몇개만 챙겼습니다.

출장 보고는 해야 하니 첨부 자료는 있어야죠.

9시 부터 시작한 학술대회에 9시 30분이 넘어서 도착해서 10시 40분경에는 벗어났습니다.

그 시간에 도망가는 건 우리뿐이더군요.

지하철 역 한 구석에서 케리어에 모든 것을 대충 넣어 예약된 숙소에 가서 짐을 맡겼습니다.

그리고 바로 신설동으로 향했죠.

신설동 가죽시장의 시작은 육전 식당부터 였습니다.

점심 쿠폰도 포기하고 도망나온 터라 점심을 든든히 먹어야 했으니까요.

같이 온 동생의 배도 채워줘야 했습니다.

짐을 들어야 하니까요.

역시 맛집이라고 할 만 하더군요. 맛있었어요. 고기가.

열심히 배를 채우고 시장 탐방에 나섰습니다.

시장에서 사진은 제대로 찍지도 못했어요. 원래 사진을 잘 찍는 편도 아닌데다가 골목은 좁고 여기가 어디인가 저곳은 어디인가 정신없이 고개를 돌리며 찾아 다니느라 사진 생각은 하나도 못했던 거죠.

육전식당에서 가까운 가죽끈 집입니다.

간판도 없고 위치를 찾느라 한참 헤맸어요.

가죽끈이 1M에 1,500원이더라고요. 꼬아서 개고리까지 달아 둔 것은 2,000원.

처음 시작하는 이 집에서부터 제 계획은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전에 만들어 둔 썬글라스 케이스에 달기위해 완성품 가죽끈을 몇개 사고 끝도 2M씩 몇가지 색으로 구매하니 예상외의 금액이 나오더라고요.

끈을 제법 많이 샀지만 부피는 얼마 되지 않는 이상한 상황 이었어요.

싸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왔는데 그닥 싼 것 같지는 않은 이 느낌적 느낌이 참 요상했어요.

시장 거리로 들어가 다양상사로 갔습니다.

사실 시정 거리를 몇번 왕복 한 다음 다양 상사로 간 거였는데요 어디를 어떻게 들어가서 뭘 어떻게 사야 할 지 구체적인 물품을 정하지 않고 무작정 갔던거라 아무 가게나 들어가기 참 민망하더라고요.

다양 상사 들어가서도 어리버리 뭘 사야 할 지 모르고 있다가 솔트레지 펀치 두개 구매했어요.

스프링 도트용 리벳(?)을 구입하려고 했는데 선뜻 손이 가지 않던데요.

결국 저 두개만 구입하고 다양 상사를 나와버렸어요.

뭔가 이것 저것 물어보고 고르고 싶었지만 좁은 가게 안에 저 포함 서너명이 물건을 고르고 있고 도움을 주시는 아주머니는 여쭤보면 어떤 사이즈를 찾느냐고 하시더라고요. 친절하셨지만 뭔가 이것 저것 물어볼 상황은 아니었죠.

결국 제대로 물어 보지도 못하고 그냥 나와야 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찾아 간 곳이 보강재를 판매하는 승학상사였어요.

입구 왼쪽 벽에 스와치가 있다는 이야기에 찾아 갔는데 정말 있더라고요.

벽에 쭉 붙어 있는데 그나마 알고 간 L/B를 찾아 들었습니다.

이것도 두께가 다양해서 잠시 멍~ 했다죠.

그러다 안되어 주인 아저씨게 여쭸어요. 대체로 어떤 종류를 사야 되냐고.

대략 난감해 하시던 사장님이 이런 저런 답변을 해 주시는데 저랑 대화끝에 제가 지방이라고 했거든요.

그러자 제가 손에 빼 들었던 스와치는 거기 내려놓고 이거 가져가라 하시면 한 뭉치를 주셨어요.

사진에 보이는 스와치 뭉치.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이거 가지고 가서 필요할 때 전화하면 택배로 보내주신다고 하시네요.

얼마나 감사하던지.

아무것도 모르는데 덜컥 덜컥 사서 이고 지고 내려 올 일이 걱정이었거든요. 스와치마다 이름이랑 두께랑 사이즈가 적혀 붙어 있어요.

나중에 차근 차근 보강재 이름을 검색해서 필요한 부분을 구입하면 될 듯 하네요.

승학을 나와서 그 다음으로 간 곳이 주경화학이었습니다.

기리메를 사기위해서죠.

사진 속의 작은 병은 제가 처음 구매했던 기리메예요. 30㎖에 3,000원씩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몇개 만들지 않은 상황에서도 얼마 남지 않더라고요.

사포질과 기리메 올리는 걸 최대한 줄이고 싶어서 아주 두껍게 듬뿍 듬뿍 바르다보니 기리메가 쑥쑥 줄어드는게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주경화학의 저 둥근통이 4,000원이예요.

3,000원자리보다 아주 많은 양이죠. 마음껏 푹푹 써도 괜찮을 양입니다. 거기다 검정이랑 흰색은 아예 큰 통으로 구매했어요. 큰 통이 9,000원이더라고요. 이 두가지 색은 다른 색과 섞어서 사용 하기 좋을 것 같아서 큰걸로 사 가지고 왔어요. 색색으로 기리메를 구매 해 두기는 공간도 무시 못하니까요.

그리고 주경화학 사장님께 바인더에 대해서 여쭤봤어요.

바인더를 먼저 바르고 그 다음에 기리메를 올리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주경화학 사장님이 굳이 필요 없고 하시네요.

바인더가 후노리라고 하시더라고요. 집에 토코놀이 있다고 하니 토코놀이 크림 형태라면 후노리는 조금 더 묽은 거라고. 굳이 기리메 전에 할 필요는 없다고.

물론 주경화학 사장님은 타 기리메 업체에서 기리메가 뜯어지고 갈라지는 현상들이 생겨서 그 곳에서 바인더랑 경화제인지 연화제인지 기리메 바르고 난 다음에 바르는 제품도 생겼다고 주경화학에서 파는 기리메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그런 하자는 없다고 하셨어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저로서는 사장님의 말만 듣고 바인더 구매는 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승학의 스와치와 함께 택배 배송 부탁드렸죠.

다음으로 명진피혁을 찾은 것 같아요.

가죽 시장 주 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몇바퀴를 돌고 지도를 꺼내어 찾아보다 결국 명진피혁 사장님께 전화를 넣어서 찾아갔어요.

여러명이 작게 잘라서 파는 가죽을 열심히 고르고 있기에 저도 거기에 합류 했어요.

그런데 결국 제대로 고르지는 못하겠더라고요.

뭘 만들어야겠다는 목적이 없으니 어떤 가죽을 골라야 할 지 모르겠던데요.

그래서 우리 딸이 좋아하는 사쿠라 핑크색의 가죽 한장(아마 4,000원)과 부들 부들한 푸른 색 계열 1장(1,000원)을 고랐어요.

옆에 고르시는 분들이 하시는 이야기가 들렸는데 한 분이 다른 분들을 데리고 온 것 같더라고요.

따라 오신분이 신세계라고 이런 곳이 있을 줄 몰랐다고. 그리고 인솔 해 오신 분에게 이건 얼마냐고 가격까지 물어보는데 답도 일일이 다 해 주시더라고요.

저도 인솔자가 있었으면 조금 나았으려나요?

결국 저희처럼 조각 가죽을 고르는 사람 외에서 가죽을 구매하러 오시는 분때문에 바쁜 사장님을 한 타이밍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게 안 쪽의 둘둘 말린 가죽 중에서 마음에 드는 색의 가죽을 하나 찾았어요.

사진의 맨 윗쪽에 붙은 녹색 가죽 마냥 민짜에 어두운 파랑이었습니다. 하드한 느낌이었고요.

눈으로 보고 마음에 드는 색의 가죽을 고를 수 있다는 건 참 좋더라고요.

모니터로 보면 살짝 걱정스럽거든요. 이게 정말 실물이 이것과 같을까 하는 생각.

선뜻 모니터로는 구매가 안 되는 이유 중의 하나죠. 지방에서 왔다니까 사장님이 다른 색으로 조금 더 마음에 드는 것 조각을 잘라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조각을 두개씩 만들어서 사장님 한장, 제가 한장 가지고 있다가 제가 필요할 때 전화로 몇번 가죽 보내달라고 하면 택배로 보내주신다고요.

스와치 개념인거죠.

아직은 가죽에 대한 그 어떤 정리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 정말 감사했습니다. 문제는 어떤 가죽을 해야 할 지 몰라서 저 세개만 찍었다는 것?

시장 거리에 가죽 스와치들 많이 진열해 놨는데 하나도 챙겨 오지는 않았어요. 사실은 그게 그냥 가져 갈 수 있는 스와치인지 가게의 제품을 밖에 보여주기위해 진열한 스와치인지도 몰라요. 물어 보지도 못했어요. 소심해서.

만약 그냥 가져 갈 수 있는 스와치였으면 정말 아쉬워요. 몇개 챙겨 올걸 하는 생각에.

만물상회 다음이 지퍼 구입이네요.

제일 상사에 가서도 참 난감했어요.

사장님이 몇호, 무슨 색, 은색, 금색, 길이 등등을 물어보시는데 지퍼는 정말 단순하게 미리 사 뒀다가 나중에 지퍼 다는 연습도 해야지 싶어서 간 거였거든요.

결국 초보 티 팍팍 내면서 사장님께 일일이 물었어요.

제일 무난한 검정색지퍼로 이빨이라고 하나요? 그 이빨이 금색과 은색을 각각 3호, 5호를 1M씩 구매했어요.

문제는 지퍼 자체는 가격이 그닥 비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지퍼 슬라이더랑 스토퍼, D링인가요? 이 것들 가격이 훅 오르네요.

이 색에 맞추어 금색과 은색으로 각각 구매했더니.

이곳에서도 한참을 어리버리 있다가 나왔어요.

부속품들은 벌써 정리 통 안으로 넣어 버렸네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지퍼의 열리는 마지막 부분에는 스토퍼로 더 이상 진행 못하게 막으면 되는데 열리는 부분에 슬라이더가 못 빠지게 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이것도 찾아봐야 할 것 같네요.

찾아보고 알아봐야 할 것들이 왜 이리 많은 지.

다원 상사에 들어가 저렴한 안감 2야드 구입하고 가지고 온 스와치예요.

이곳에서도 어리버리  나 아무것도 몰라요 시전후 챙겨 온 거네요.

결국은 시장에 갈 때에도 뭔가 체계적인 계획 또는 만들고자 하는 구상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아무런 생각도 계획도 없이는 돈만 쓰고 체력만 낭비가 되는 것 같요.

다원을 나온 다음 신영피할에 갔습니다.

만물 상사에서 구매한 가죽 피할 하러 갔냐고요? 아니요.

그 가죽은 제가 뭘 어떻게 만들지 몰라서 신영 피할은 구경 겸 간 김에 독고가죽 구입을 위해서랍니다.

얼마전 친구들이랑 커피숍에 갔는데 티 코스터가 독고 가죽으로 되었더라고요.

제가 예전에 만든 티코스터는 명진피혁에서 제가 보지도 않고 사장님이 골라준 가죽으로 만든 것이거든요.

느낌이 또 달라서 독고 가죽 구매를 해 보고 싶었어요.

신영 피할 이모님이 아주 잘 보여 주셔서 거기서 독고 가죽만 4장을 구입했어요.

문제는 이게 너무 커서 저희 집에 펼치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거죠.

택배 받은 그대로 둘둘 말아진것 풀어보지도 못하고 그대로 올려 놨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독고 가죽을 안감으로 가방을 만들어도 될 것 같네요.

명진 피혁에서 구입한 가죽도 독고 가죽 안에 들어 있는데 아직은 그 가죽으로 뭔가를 만들 수는 없어서 그냥 그대로 넣어 놨어요.

에효...이렇게 가죽 시장 탐방은 끝냈어요.

처음에는 O링, D링, 개고리, 가방 잠금 장치 등등도 몇개 구입하고 팔찌랑 키링도 몇개 구입해서 남들이 다 하는 과정 나도 해 봐야지 싶었는데 아무런 계획 없이 가다보니 장식집은 그냥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나왔어요.

이런 장식들은 우리 지역에 있는 소규모 판매처에서 한개씩 사야 할 것 같아요.

신설동에서 나와서 숙소가 있는 청계전으로 갔어요.

체크인 하고 광장 시장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가는 도중에는 몰랐지만 저녁을 먹고 어두워졌을 때 숙소로 돌아오는 도중 가게 한 곳이 눈에 띄었어요.

O링, D링, 개고리등 장식품들을 판매하는 도매상 같은데 신설동 처럼 소분되어 진열 된 것이 아니라 비닐 봉지에 대량으로 넣어서 칸칸이 들어가 있더라고요.

너무 늦은 시간이라 주변 상가들 모두 문을 닫았고 그 상가도 사장님이 안에서 뭔가 작업을 하시느라 불을 켜 놓은 것 같아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는 그 곳도 한번 들려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별 소득 없이 가죽시장 탐방은 끝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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