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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본

2025년 1월 21~23일 생애 첫 혼여 오키나와여행-이름을 모르는 찻집의 "부쿠부쿠차"

by 혼자주저리 202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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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리성에서 다음 목적지는 오키뮤로 정했다. 

슈리성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곳이라는 판단하에 지도를 보며 걷다가 눈에 띄는 찻집이 있었다. 

찻집의 이름도 모르는 곳인데 창문에 한글로 적힌 한 단어 "부쿠부쿠차"

호기심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갔다. 

슈리성을 돌아보고 나왔지만 점심을 조금 과하게 먹었기에 배가 많이 부른 상태였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슈리성에서 걷기도 조금 많이 걸었고 잠시 쉬어도 될 것 같아서 주변의 커피숍을 찾았다. 

골목 안쪽에 뭔가 분위기 있어보이는 곳을 찾았는데 그 곳은 그날따라 영업을 하지 않았고 다음 목적지인 오키뮤에 들어가서 차 한잔을 하자는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키뮤가 있는 곳이 유이레일 기보역 근처라서 슈리성으로 올라갔던 길과 다른 길을 선택해서 걷다가 우연히 한 곳을 보게 되었다. 

그냥 넘겨 버릴 수 있는 그런 찻집이었는데 유리창에 크게 써 붙인 한글이 우연히 눈에 뙇 띄었다. 

오후라서 커피는 굳이 마시지 않아도 되고 한글 부쿠부쿠차 라는 저 글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의 모습이다. 

눈에 띄인 부쿠부쿠차라는 저 한글이 없었다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그런 곳이이 되었을 듯 싶은데 다행히 눈에 저 한글이 들어와서 들어가게 되었다. 

이 커피숍은 눈에 뜨는 간판이 없었고 그래서 상호명도 검색을 하지 못했다. 

가게에서 차를 다 마시고 난 다음 가게 밖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구글지도에 위치를 캡쳐 해 두기는 했다.

그 사진이 위의 오른쪽 사진이다. 

구글지도에도 가게의 이름이 나오지 않아서 가게명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 

가게로 들어가면 처음 눈에 들어오는 건 발 디딜 틈 없이 무언가가 가득 들어찬 가게의 모습이었다. 

카운터가 있고 그 앞에 테이블이 하나 있는데 그 곳에는 손님은 아니고 주인분의 지인인듯한 분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첫 발을 디디자 말자 가게의 분위기에 놀라 몸이 멈칫했는데 주인 할머니(할머니 맞을 듯 싶다)가 어서 오라고 위층으로 가면 된다고 안내를 해 줘서 들어 갈 수 있었다. 

1층의 모습만 보게 되면 굳이 찻집 같은 분위기는 아니라 들어가기 주저하게 된다. 

2층도 단정한 곳은 아니었다. 

무언가 물건이 아주 많았고 각자 따로 노는 듯 어울리는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2층 테라스는 야외 스타일이라 선선한 온도라면 밖에서 차 한잔을 마시는 것도 좋겠지만 이 날의 날씨는 나에게 더웠다. 

전체적으로 오래된 다방 같은 느낌인데 다방의 상업적인 느낌보다는 시골 외할머니집의 이것저것 올려진 그래서 정리가 되지 않는 그런 분위기의 찻집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싶었다.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은 없고 혼란스러운 느낌의 정감있는 그런 찻집.

메뉴판은 액자에 들어가 있었다. 

액자도 오래된 듯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 손 글씨로 메뉴가 적혀 있었다. 

대략 난감한 스타일인데 일단 이러너 손글씨는 번역기가 번역을 못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만약 따로 메뉴를 정하고 들어오지 않았다면 어쩔 수 없이 커피를 마셔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난 부쿠부쿠차라는 음식명을 밖에서 보고 왔으니까. 

할머니가 올라오셨을때 부쿠부쿠차 라는 단어를 말하니 주문은 완성이 되었다. 

차를 주문하니 할머니가 일어로 된 설명서를 가져다 주시는데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다이죠부 라고 하시면서 한국어가 있는 설명서를 가져다 주셨다. 

한국어가 있는 설명서인데 사실 처음 볼 때는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다. 

차를 마시면서 설명서를 찬찬히 여러번 읽으니 이해가 되더라는. 

1. 부쿠부쿠차는 따뜻한 차와 차가운 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1잔은 1인분이다.

2. 차의 종류는 현미산삥차, 마루칸차(14종류 블랜드), 약초차(13종류 블랜드), 월도차, 울금차, 고야차, 페퍼민트, 레몬그라스, 하이비스커스, 자스민, 커피가 있는데 이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된다. 

3. 손님이 거품을 만드는 동안 차를 준비하니 테이블에서 열심히 거품을 만들고 있으면 되고 차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4. 처음 대접에 대나무 솔이 올려진 것이 나오는데 그 것은 거품을 만드는 것이니 마시면 안 된다. 

설명서에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아래 사진에 담긴 그릇을 가져다 주면서 주인 할머니는 다시 한번 설명을 해 주셨다. 

대접에 있는 솔을 들고 대접을 따라 원을 그리지 말고 중앙에서 좌우로 찰랑찰랑 흔들어서 거품을 내어주면 된다고 설명을 하셨다. 

가장 강조하신 것이 찰랑찰랑이었다. 

아래는 설명서에 있는 내용을 옮긴것이다 

1. 솔로 젓거나 전체를 움직이지 말고 가장자리에서 좌우로 가볍게 거품을 내어주세요.(주인 할머니는 중앙에서 그냥 좌우로 찰랑찰랑 이라고 했다.)

2. 거품이 많이 일어나면 솔을 주발 가운데 넣은 채 2~3분 그대로 두면 거품이 굳어진다. 

3. 굳어진 거품을 솔로 떠서 차 위에 얹으면 되는데 거품을 겹쳐가면 얹을 수 있다. 

4. 그 위에 땅콩과 흑설탕 가루를 뿌려준다. 

5. 찻잔을 들고 마시는 듯이 거품을 드시고, 찻잔을 기울이면 차가 나오므로 차도 함께 마시면 된다.

6. 거품이 없어지면 다시 거품을 만들어 넣어준다. 

한참 거품을 만들고 있으니 찻상이 올라왔다. 

설명서 뒷 부분에 다과라고 해서 친스코, 콘펜(참깨맛), 친삥(흑설탕이 들어간 오키나와식 핫케익), 포포(흑설탕이 들어간 오키나와식 핫케익), 쿠즈모찌(갈분떡), 검정깨가 들어간 타피오카 등등이 적혀있다. 

차와 별도로 따로 주문해야 하나 싶어서 쿠즈모찌를 손가락으로 찍으며 주세요 했더니 세트로 나온다고 했다. 

처음 쿠즈모찌가 갈분떡이라고 해서 이게 뭐지 싶었는데 나온 것을 보이 와라비모찌와 비슷했다. 

그러고보니 와라비모찌가 고사리전분으로 만든다고 했으니 전분떡이라는 걸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고 포포나 친삥을 주문해 보는 건데 싶었다. 

갈분떡 외에도 여러 종류의 과일(용과, 파인애플, 스타프룻, 포도, 딸기, 패션후르츠, 키위, 오렌지 등)이 한입 사이즈로 잘라져서 나왔고 부드러운 젤리도 한 조각 있었다. 

내가 열심히 거품을 만들었는데 차가 처음 올라올 때 거품이 만들어져 올라온다. 

그릇 위로 한참 올라온 거품 위에 주인 할머니는 내가 만든 거품을 올려 주시고 그 위에 땅콩가루와 흑설탕 가루가 섞인 가루를 솔솔 뿌려주며 마시라고 했다. 

대접에 만든 거품은 찻잔의 거품이 사라질 때마다 만들어서 올려 먹으면 된다. 

흑설탕의 단맛을 좋아한다면 많이 뿌려도 되는데 살짝 푸려서 맛만 보고 더 이상은 뿌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거품이 입술에 묻고 얼굴에 묻어서 부담스러웠는데 계속 먹다보니 이것도 먹을 만하더라. 

거품이 조금 죽고 나서는 컵을 들고 마시면 찻물이 입에 시원하게 흘러 들어와서 나쁘지는 않았다. 

배가 많이 부른 상태라 천천히 쉬어가면서 마셨다. 

거품을 만드는 과정도 힘들지는 않았고 특이해서 한번쯤은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었다. 

차는 마루칸차를 선택했는데 곡물차 느낌이었다. 

딱히 맛있는 차는 아니었지만 구수한 맛이 살짝 나는 차여서 마시기에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찻집의 분위기가 호불호가 있을 듯 하고 차 맛도 호불호가 있을 듯 한데 한번쯤 경험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듯 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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