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시티투어를 마치고 벤탄 시장 근처에서 두리안도 사 먹고 숙소에서 쉬었다.
아침 조식을 든든히 먹고 난 다음 첫번째 일정으로 여태 가 보지 못한 더 카페 아파트먼트 내 커피숍 한 곳을 가기로 했다.




더 카페 아파트먼트의 입구는 건물에 비해 좁았다.
좁은 입구로 들어가면 안쪽에 오토바이들이 주차되어 있고 작은 계단의 중앙에는 오토바이가 내려 가고 올라 갈 수 있도록 경사로로 되어 있었다.
실제로 우리가 좁은 입구 안쪽으로 들어갔을 때 계단 위에서 여성분이 오토바이를 돌려서 경사로를 내려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주차된 오토바이 사이로는 사람이 한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는데 건물의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듯 했다.
엘리베이터 앞에는 각 매장들의 광고 그림들이 붙어 있었다.
그림으로 그려진 곳도 있고 사진으로 된 곳도 있고.
입구의 좁고 침침한 분위기와 달리 엘리베이터 앞만은 활기차 보이는 모습이었다.

더 카페 아파트먼트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려면 이용료를 내야 한다.
1인 3천동으로 올라가고 내려 올 수 있다.
안내문에는 대부분의 커피숍과 식당에서 엘리베이터 이용료를 되돌려 준다고 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이용한 카페에서 그 이용료를 되돌려 줬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의 앞에는 한명의 사람이 작은 의자에 앉아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면 다가와서 돈을 받아 갔다.
더운 날씨에 8층까지 걸어서 올라가기에는 너무 힘들것 같았고 3천동이면 약 200원이 안 되는 금액이라 돈을 지불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다.




PO CAFE
주소 : 42 Nguyễn Huệ, Bến Nghé, Quận 1, Hồ Chí Minh 70000
전화 : +84375978325
영업 : 오전 8시 ~ 오후 10시
위치 : 더 카페 아파트먼트 8층
https://maps.app.goo.gl/ogspC4jSkjdxP5797
Po Cafe · 42 Nguyễn Huệ, Bến Nghé, Quận 1, Hồ Chí Minh 70000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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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8층에 내리면 가게를 알리는 입간판들이 있다.
우리가 가려는 포 카페 말고 다른 가게도 있는 듯 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입간판이 가리키는 복도쪽으로 가다보니 다른 곳을 돌아 볼 생각은 못했다.
입구에 메뉴판이 크게 걸려 있는데 우리는 소금커피, 에그커피, 핑크망고 음료를 각자 선택하기로 이미 결정을 해 뒀었고 덧붙여서 사이드로 빵을 한두개 주문해 보기로 했다.
소금커피는 4만9천동, 에그 커피는 5만5천동이었다.
생강파인애플 커피도 있었는데 5만5천동이고 밀크커피와 화이트 커피도 있었는데 각각 4만9천동이었다.
친구가 선택했던 핑크 망고 티는 5만5천동으로 대부분의 음료나 커피가 5만동에서 5만 5천동의 가격인듯 했다.
사이드로 주문한 빵 종류는 피넛버터 브래드 2만7천동, 그릴드 치즈 크랩 브래드 3만5천동 이렇게 두개를 주문했다.
위 메뉴 사진에서 두 손으로 잡고 있는 치즈가 늘어지는 빵이 그릴드 치즈 크랩 브래드이다.


내부는 우리나라에서도 핫 할 듯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였다.
마감이 덜 된 듯한 천장과 벽에 그려진 그림들.
살짝 투박해 보이는 테이블과 의자.
내부는 넓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자리에 손님들이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테이블 하나를 차지 할 수 있었고 잠시 뒤에는 테이블이 없어서 밖에서 대기를 하거나 되돌아가는 사람들이 생겼다.

주문을 하고 영수증을 받아 왔는데 핑크 자몽 티가 주문에서 빠져 있었다.
주문을 한 친구는 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직원이 누락을 시킨 것 같았다.
다시 주문을 하러 가려는 친구를 다른 친구가 말렸다.
원래 음료 종류를 잘 안마시는데 이런 곳에서 꼭 음료를 시켜야 한다고 해서 주문한 거라 없어도 된다고 안 먹고 싶다고 했다.
하긴 여행이 아닌 일상에서 만나도 이 친구는 커피도 음료도 잘 마시지 않는 편이기는 했다.
요즘 커피숍이 1인 1음료라 기본적으로 하나씩 주문을 하기는 하지만 다 못마시는 날도 있었고.
차라리 주문이 누락된것이 다행이다하며 음료를 기다렸다.

기다리던 소금커피와 에그커피가 나왔다.
땅콩버터 빵은 같이 나왔고 커피마다 얼음이 가득 든 스테인레스 잔이 같이 나왔다.
소금커피에와 함께 온 스테인레스 잔에는 숟가락과 얼음 집게가 같이 꽂혀 있었고 에그 커피에 따라 온 얼음 잔에는 숟가락만 꽂혀 있었다.
구글의 후기를 보면 직원이 와서 친절하게 커피를 마시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되어 있었는데 우리는 직원이 오지도 않았고 방법을 알려주지도 않았다.
커피만 내려 놓고 바로 돌아가 버린 직원을 보면서 어쩌라는 거지 하며 잠시 헤맸었다.


소금커피는 베트남의 핀을 이용한 커피였다.
핀 커피는 예전 다낭 여행때 사용법을 배운 터라 큰 문제는 없었지만 일단 얼음을 어떻게 이용하라는 건지 궁금했다.
우유를 휘핑해서 그 위에 핀을 올려 추출된 커피를 떨어트리는 듯 했는데 유리잔에 살짝 청록색이라 새롭게 보이는 듯 했다.
인터넷으로 이 커피집을 검색했을 때 커피잔의 색과 커피가 어우러지면서 오묘하게 이쁜 색감의 사진을 봤었다.
우리가 실제로 보니 그정도로 이쁜 색감은 아닌 듯 했고 아마도 필터나 보정이 있는 사진이었던 것 같다.

핀 추출이 다 끝난 소금커피는 핀을 내리고 보면 핀 구멍에서 커피가 떨어져 내린 흔적이 보인다.
소금커피라고 해서 제법 짭짤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맛은 그냥 저냥 무난했다.
짭짤한 맛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고 살짝 달달한 맛도 느껴지는 커피였다.
베트남 커피는 평소 우리가 마시는 커피보다 진한 편인데 이렇게 휘핑된 우유와 함께 소금이 들어가서 그런지 부드럽게 다가왔다.
나쁘지 않은 맛인데 아주 맛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 맛이었다.


에그커피도 소금커피와 마찬가지로 청록색의 잔에 담겨 왔다.
얼음컵도 같이 나왔고 이건 어떻게 먹는 건가 또 한참 헤맸다.
일단 얼음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가 의문인데 아마도 얼음을 유리잔 속에 넣어서 아이스로 마시는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해 봤다.
유리잔의 커피를 스테인레스 얼음잔으로 옮기기에는 잔의 크기도 작고 얼음이 가득 들어 있었으니까.



에그 커피는 브릴레처럼 커피 윗 표면이 카라멜라이즈 된 설탕이 덮고 있었다.
숟가락으로 살살 두드리니깨 지면서 아래의 커스타드 크림속으로 스며 들었다.
아래 커피를 내리고 그 위에 커스타드 크림을 올리고 설탕을 구워서 나온 커피가 에그 커피였다.
에그 커피라는 단어만 생각하면 노른자 동동 쌍화탕의 비쥬얼이 생각나는데 커스타드 크림이 커피에 올라간 것이다.
커스타드 크림을 커피에 살짝 섞어서 마셔보면 생각보다 비리지 않고 단 맛이 살짝 느껴지면서 나쁘지 않은 커피인 듯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맛있는 커피라고 하지는 못하는게 커스타드 크림때문인지 커피 특유의 향과 맛이 희석된 느낌이었다.
커피라고 느껴지지 않는 그런 음료라서 정체성의 혼란이 느껴지는 커피였다.
라떼를 만들때처럼 바디감이 강한 커피를 이용해서 만들면 더 맛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정답을 알지는 못한다.


사이드로 주문한 땅콩버터 빵과 그릴드 크랩 치즈 빵이 나왔다.
땅콩버터빵은 반으로 자른 빵 위에 땅콩 버터를 바르고 오븐에서 살짝 구워서 나온 듯 했다.
땅콩버터를 바른 표면이 바삭하고 빵 속은 촉촉해서 먹기 좋았다.
그릴드 크랩 치즈빵은 어중간한 맛이라고 기억에 남았다.
게살이 들어간 것 같은데 게살의 향이 거의 없었고 치즈도 애매한 맛이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딱히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아서 한번쯤은 가 봐도 좋을 듯한 곳이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오면서 생각한 것은 엘리베이터 이용료를 내고 올라왔으니 층층이 내려서 가게들을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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