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일단 호텔로 돌아와 맡겼던 짐을 찾고 체크인을 완료했다.
방에 가방을 올려 두고 저녁으로 뭘 먹나 고민을 하면서 구글 지도를 숙소 근처에 평점이 괜찮은 식당을 한 곳 찾았다.
우리가 호치민 시에서 머무는 호텔은 여행자 거리라고 불리는 부이비엔동거리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호텔 주변으로는 여행사들이 많아서 베트남 이곳저곳으로 떠나는 슬리핑 버스들이 밤에 승객을 태우는 곳이었고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대에는 많은 여행자들이 여행사 앞에 가방을 들고 앉아서 기다리는 곳이기도 했다.
호텔에서 한블록 정도 들어가면 여행자 거리가 나오는데 저녁을 먹기 위해서 찾은 곳은 호텔에서 여행자 거리고 가는 사이의 골목길이었다.
사람 한명 아니 두명이 나란히 서면 겨우 지나갈 것같은 좁은 골목을 가다 보면 식당이 나온다.
처음에는 이렇게 좁은 골목에 식당이 있다고? 를 외치면서 갈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이런 곳에 식당이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좁은 골목이었으니까.
Anh Mâp Restaurant
주소 : 241/47 Phạm Ngũ Lão, Phường Phạm Ngũ Lão, Quận 1, Hồ Chí Minh
전화 : +84765499290
영업 : 오전 10시 30분~오후 9시
휴무 : 일요일
https://maps.app.goo.gl/puntka25Vma5vSraA
구글 평점이 높은 편이고 호텔에서 가까워서 찾은 곳이었다.
그런데 식당 전경을 보고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구글 사진에서도 식당의 전경이 나오기는 하지만 처음 평점만 보고 사진은 제대로 살피지 않았으니까.
그럼에도 사람들은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안내 받을 수 있었다.
간이 테이블 같았고 의자도 알루미늄 간이 의자 같은 거라서 의자를 움직일때마다 소리가 크게 나서 민망했지만 이왕에 들어왔으니 먹어보기로 했다.
식당 외부에 사진과 이름이 적힌 메뉴판이 크게 있었지만 오래 되었는지 오염으로 제대로 알아 볼 수가 없었다.
뭘 주문해야 하나 고민하는데 가져다 준 메뉴북은 그나마 깨끗한 편이라 메뉴를 찾아보기 쉬웠다.
사진을 제대로 찍기도 전에 메뉴북은 도로 가지고 가 버려서 전체 메뉴를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다.
우리는 새우볶음밥, 해산물 볶음면, 고기와 국수와 피쉬 소스, 공심채볶음을 주문했다.
공심채볶음은 반찬의 개념으로 주문한 셈이다.
메뉴 하나당 가격은 약 4만동 전후였고 공심채 볶음이 2만5천동이었다.
가격대는 아주 저렴한 편이었다.
음료는 맥주 한병과 생수 한병을 주문했다.
맥주는 시원하게 나왔고 생수도 시원했다.
테이블 위에는 장난감 목욕바구니 같은 바구니에 양념류들이 들어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젓가락과 숟가락은 덮개로 닫혀 있었다는 것 정도일까.
테이블도 스테인레스로 되어서 보기에는 그나마 깔끔해 보이는 편이었다.
가게의 내부는 깔끔과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베트남 여행을 오기 전 수없이 봤던 SNS에서 길거리 음식을 내가 과연 제대로 먹을 수 있을가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곳은 길거리 음식점과 식당의 중간 정도 포지션인데 느낌사아 길거리 음식점에 더 가까운 듯 했다.
좁은 골목 쪽으로 간이 주방을 만들고 대부분의 음식을 그 곳에서 해서 나왔고 위의 왼쪽 자신에서 보면 장롱 옆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골목같은 공간이 나오는데 그 안 쪽도 주방이 있는 듯했다.
그리고 그 안쪽은 생활하는 공간이기도 한 것 같았다.
해산물볶음면이 먼저 나왔다.
해산물은 새우와 오징어 정도 들어간 듯 한데 새우는 사이즈가 커서 눈에 잘 띄었다.
양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아서 1인이 먹기에 적당한 듯 싶었고 조금 많이 먹는 사람에게는 부족할 듯 싶었다.
간은 많이 짜지 않고 간장 베이스의 볶음인데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새우나 해산물들은 잘 익었고 야채류는 아삭한 맛이 살아 있었다.
양념과 얇은 면발과 야채류가 잘 어우러지는 맛이라서 맛있게 주변 환경만 아니라면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볶음밥이 뒤이어 나왔다.
볶음밥도 굴소스 인지 간장과 피쉬소스를 사용한것인지 몰라도 적당한 향과 해물이 어우러지는 맛이었다.
밥알은 볶아서 그런지 찰기가 있었다.
베트남에서 밥을 먹을 때 쌀이 장립종이라 풀풀 날리는 것을 각오(?) 하고 간 여행이었는데 볶음밥은 의외로 밥알이 찰기가 돌았다.
간도 적당한 편이라서 맛있게 먹었다.
전체적으로 간이 짜지 않아서 맛있었던 음식들이었다.
면 종류도 나왔는데 위에 올린 고기가 돼지고기가 아니라 쇠고기였나보다.
돼지고기와 쇠고기 중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우리는 beef를 선택했던 것 같다.
함께 나온 피쉬소스를 면에 부려서 비벼 먹으면 되는데 피쉬소스가 짜지 않았고 살짝 단맛이 가미되어 있었다.
붕따오에서 먹었던 반콧14에서 사용한 희석된 피쉬소스 같은 느낌이었다.
그 곳은 마늘과 고추를 잔뜩 넣어서 매운 맛을 올려 먹었는데 이 곳은 소스 자체로 먹다보니 단맛도 느껴지는 것 같았다.
고기와 야채와 면을 잘 비셔서 소스와 같이 먹으니 이게 또 별미더라.
전체적으로 맛은 좋았고 양은 많은 편이 아니라서 1인 1개의 음식을 주문해도 버겁지는 않은 곳이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공심채볶음이 나왔다.
우리는 반찬으로 먹고 싶었는데 마지막으로 나와서 조금 아쉬웠지만 이것도 짜지 않아서 그냥 먹기에 괜찮았다.
아쉬웠던 것은 공심채가 살짝 질겼고 일반적인 피쉬소스가 아니라 스위트피쉬소스를 사용해서 볶은 듯 해서 단맛이 느껴져서 별로였다.
깔끔하게 피쉬소스로 볶았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짜지 않은 맛으로 먹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음식은 맛있었고 짜지 않았지만 공심채 볶음은 아쉬었다.
위생에 신경쓰인다면 가지 못하겠지만 적당히 눈감을 수 있다면 이 곳은 꽤 괜찮은 식당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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