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현금을 출금 한 다음 우리는 그랩을 불러서 예수크리스트의 조각상으로 향했다.
붕따우는 바닷가를 끼고 있는 휴양지여서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관광을 하는 우리에게는 갈 곳이 많이 없는 곳이기도 했다.
오후에 도착해서 한 곳 정도를 돌아보기에는 예수크리스트의 조각상이 가장 괜찮을 듯 했고 조각상을 보고 난 다음 해변을 따라 걷다가 쉬다가를 해도 좋을 것 같아서 첫날 일정에 넣어 둔 곳이다.
그랩 기사는 정문 앞에 우리를 내려 줬다.
차에서 내려 정문쪽으로 보니 정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이 아니라 2/3쯤 닫혀 있는 것이 보였다.
이때부터 기분이 조금 쎄 했는데 혹시나 싶어서 정문 쪽으로 향했다.
우리가 다가가자 위 사진의 왼쪽 구석에 있는 건물에서 경비 복장을 입은 분이 입장이 안 된다는 수신호를 주더라.
그 신호에 따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그냥 정문 밖에서 내부 사진만 찍었다.
예수크리스트의 조각상은 오전 7시에 문을 열고 오후 4시 30분에 마지막 입장객을 받는다.
그리고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데 방문객에게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는 걸로 되어 있었다.
우리가 이 앞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35분 쯤 되었기에 라스트 입장이 마감을 한 상황이었다.
아래에서 조각상을 올려다 보니 꽤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그 곳을 올라갔다가 내려 온다고 생각하면 30분으로는 부족할 듯 싶었다.
거기다 아주 더웠기에 친구들과 난 행복 회로를 돌렸다.
이 더위에 저 높은 곳까지 올라가면 우리는 제대로 걷지도 못 했을 거라고.
그리고는 쿨 하게 정문에서 뒤돌아 해변쪽으로 도로를 건너갔다.
도로 건너편으로 와서 보면 조각상이 조금 더 잘 보였다.
아래에서 보는 산은 뭔가 헐벗은 민둥산 같은 느낌이었다.
산 자체는 관리가 안 되어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지만 위 쪽에 조각상은 잘 보였다.
이렇게 아래애서 조각상을 보고 난 다음 해안을 따라서 걸음을 옮겼다.
바닷가라 그런지 바람이 많이 불어서 덥지는 않았고 걸을만 했다.
바람은 태풍이 불려고 그러나 싶을 정도로 쎄찬 편이었다.
예수크리스트의 조각상에서 조금더 걷다 보니 조각상이 더 자세히 보이는 지점을 발견했다.
핸드폰 카메라의 줌을 당겨서 찍었는데 상반신까지는 다 보이는 위치였다.
날씨도 더운데 저 곳까지 올라가는 건 역시 무리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우리는 마냥 행복회로를 돌렸다.
더운 날씨에 힘들게 저 곳까지 올라가지 않아도 이렇게 봤으니 우리는 다 본것이라 만족한다는 내용으로 마구 마구 행복회로를 돌렸다.
저 곳을 올라갔다 왔으면 이렇게 걸어서 해변가를 걷지 못 할 수도 있다고도 이야기를 나눴다.
해변가를 걷다가 바다쪽으로 봤을 때 작은 섬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구글지도를 보니 무슨 사원이라고 하는데 완전히 고립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저 사원의 입구로 보이는 곳에서 바닷물이 서로 만나는 지점이 있었고 조금더 찾아보니 썰물때는 물이 빠지면서 걸어서 저 섬으로 갈 수 있는 것 같았다.
저 곳에서 생활하는 수도자들은 뭔가 자연의 절대적인 힘을 느끼면서 고즈넉하고 평온한 삶을 살고 있을 듯 한 분위기였다.
나에게 저곳에서 지내라고 하면 하루이틀은 가능할 지 몰라도 오랜 시간은 힘들것 같기도 했다.
바닷가는 꽤 분위기가 있었다.
사람이 많지 않았고 해안도 깨끗하니 좋았다.
바람의 영향인지 파도는 높은 편이었고 바닷물은 탁해 보였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았다.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은 있었지만 굳이 내려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위에서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러운 경치였다.
돌이 많았지만 모래는 부드러워보이는 그런 바닷가였다.
그리고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라 날씨는 더웠지만 겨울 바다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생각해 보면 베트남은 이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이니 겨울바다가 맞는것 같기도 하다.
섬이 있던 해안가에서 조금 더 걸으면 도로에서 바다로 내려갈 수 있는 거대한 경사로가 나온다.
이 곳의 입구에는 낮은 높이로 쇠사슬이 걸려 있어 사람은 넘어서 들어 갈 수 있지만 오토바이는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두고 있었다.
오토바이가 입구쪽으로 오면 주차비를 받는 아주머니가 나와서 오토바이의 주차비도 받았다.
이 경사로를 시작으로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뒤쪽으로는 외로운 섬에 사원이이 있는 그 바닷가였고 이쪽부터는 사람들이 모래사장과 바닷물에서 놀고있는 곳으로 분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이곳이 Thuy Van Beach인지 모르겠다.
조금 전 섬이 있던 사람들이 놀지 않던 그곳인지 이 곳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 곳이 Thuy Van Beach가 아닐까 추측을 해 본다.
바닷물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눈에 보이는 모습만 봐도 해안선의 깊이가 깊지않아서 꽤 안쪽으로 들어가서 사람들이 앉아 있어도 바닷물이 가슴위로 올라오지 않는 것이 보였다.
베트남은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이 물 속에서 놀고 있지는 않았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바닷물 속에서 놀고 있었다.
저 바다를 보면서 든 생각은 어린 아이가 있다면 아기랑 물놀이 하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닷물은 깊지 않고 모래는 부드러워보이니 충분히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 같아 보였다.
공원 같은 곳을 조금 더 지나면(어차피 바닷가의 모래사장은 연결되어 있고 도로 옆의 인도쪽에 공원으로 공간이 구분된다) 백비치가 나오는 듯 했다.
백비치는 붕따우의 유명한 해안인데 이 근처에 제법 큰 호텔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이 도보로 이용하기 좋은 듯 했다.
이 곳도 해안의 수심은 깊지 않아 보였고 모래도 부드러워보였지만 앞서 본 곳의 해안처럼 곱디 곱지는 않았다.
앞서 본 곳은 사람들이 직접 자리를 깔고 앉아서 또는 모래에 앉아서 노는 모습이었는데 이 곳은 많지는 않아도 튜브도 있었고 썬베드도 놓여 있었다.
아마도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많이 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붕따우는 관광도시가 아니라 휴양도시라고 들었다.
베트남의 사람들도 여름이면 이 곳에서 휴양을 하기 위해 찾는 곳이고 외국인 관광객도 휴양을 위해 찾는 곳이라고 들었다.
지금은 계절이 겨울로 접어 드는 시기라서 사람들이 많이 없는 경우라지만 더운 지방이라 물에서 노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였다.
시원 아니 쎄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멍하니 앉아 있는 것도 꽤 괜찮은 경험이었다.
단지 아쉬운점은 근처에 커피를 한잔 마실 수 있는 곳을 못 찾아서 그게 조금 아쉬웠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커피 트럭이라도 있었을텐데 도로 건너편에 상가들은 있지만 자세히 보지 않아서 커피숍이 있는건 확인하지 못했다.
커피숍이 있다고 해도 낮은 건물들이라 그 곳에서는 바다가 제대로 안 보일 것 같으니 커피는 포기하고 바닷가에서 바다를 보며 잠시 바람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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