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근처 아기냥이의 엄마는 처음에는 삼색이로 불렀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두 동의한 이름은 아니었고 그냥 나 혼자 삼색이라고 불렀는데 사무실 직원들도 삼색이라고 부르는 정도이다.
그런데 그 삼색이의 새끼들 중 삼색 점박이가 있다.
어미와 새끼들이 한 자리에 모두 모여 있는 사진은 낮잠을 자는 사진 밖에 없다.
어미인 삼색이는 카오스 느낌이고 치즈, 검은점박이, 삼색점박이, 턱시도 이렇게 네마리가 있는데 보이는 대로 느낌대로 혼자서 이름을 부르는 중이다.
물론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고 혼자서 부르는 이름이지만 치즈, 턱시도, 점박이라고 하는데 삼색 점박이는 어떻게 불러야 할 지 모르겠다.
어미는 이미 카오스가 아닌 삼색이로 내 주변의 사람들이 몇명이 부르고 있어서 어미의 이름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고 삼색점박이이의 이름을 삼색이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
점박이는 검정색 무늬가 이미 있으니 점박이도 안 되고 카오스는 아닌 듯 하고.
카오스가 아닌데 카오스라고 부르기에는 또 뭔가 이건 아니잖아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편이다.
얼굴만 봐도 흰색이 주가 이루고 검정색과 노란색이 조금씩 섞여 있어서 이 아이 이름이 딱 삼색이인데 어미냥이 이미 그 이름을 가져갔으니 뭐라고 부를까?
삼점이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물론 반려견, 반려묘의 이름은 음식 이름도 많이 붙이고 입에서 부르기 좋은 간단한 이름들로 붙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아이들은 언제까지 이 곳에서 터를 잡고 있을지 모를 어딘가에 귀속되지 않은 길냥이들이니까.
ㅁ받침이 둘다 있어서 발음은 힘들지만 그냥 삼점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부르기 좋은 이름을 붙였다가 다 자란 다음 본인의 영역을 찾아 떠나면 아쉬울 것 같으니 그냥 부르기 어렵지만 나만 알 수 있는 이름으로 정했다.
이쁜 이름을 짓기에는 나의 작명 센스가 떨어져서라고는 절대 말 못하고 그냥 정붙이지 않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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