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노세키 역에서 고쿠라역으로 이동 한 다음 숙소에 짐을 맡겨 두고 가장 처음으로 가기로 한 곳은 킷샤텟이라고 부르는 카페였다.
킷샤텐이란 옛날 우리의 다방 같은 곳인데 다방과 다른 부분은 간단한 식사도 가능 한 곳이라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카페에서 오전에 모닝세트로 빵이나 식사가 되는 음식들을 음료와 함께 제공하는 곳이 많은 편이다.
그런 카페 중에서 오래된 느낌의 카페를 킷샤텐이라고 부르는 듯 했다.
시모노세키 역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교통카드에 금액을 충전하는 것이었다.
전국 사용 가능한 파스모 카드가 있는데 잔액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여기에 일단 천엔을 충전해서 사용하고 모자란다면 또 충전하기로 했다.
굳이 역무원을 찾아가지 않아도 기계에서 충전이 가능한데 기계에는 한국어도 지원이 되서 충전은 어렵지 않다.
교통패스 사용이 굳이 필요 없는 여행이라면 교통카드 충전으로 편하게 여행이 가능해서 교통카드는 꼭 가지고 있어라 하고 싶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마지막 사용일에서 10년이 지나면 카드가 사용할 수 없게 되는데 10년 안에 한번씩 사용하면 계속 사용 할 수 있으니까.
현재는 전국 사용가능한 교통카드가 발급이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예전에 발급받은 교통카드가 있다면 꼭 챙겨 두어야 한다.
고쿠라 역에서 시모노세키로 향하는 플렛폼으로 올라갔다.
오랜만에 일본으로 여행을 와서 플렛폼을 처음에 찾는 것이 힘들었다.
초반이라 어리둥절 했다고 해야 하나? 그것도 조금의 시간이 지나니 익숙해 지긴 했다.
일본의 철도 역사는 정말 휑하니 오픈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철도라고 하지만 지하철 같은 느낌의 로컬 차량이 승하차 하는 곳인데 플렛폼이 너무 휑하니 이 조차도 뭔가 감성적이기도 하고 조금 보완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가끔 여행을 오는 우리같은 여행자들에게는 뭔가 감성적인 플렛폼인 건 맞는 듯 했다.
배에서 하선해서 제법 오래 걸린 입국 수속을 마친 다음 역까지 걸어와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플렛폼을 찾아서 올라왔는데 오전 9시 20분 차를 탈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은 배를 타고 오면서 뭔가 하루를 이득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비행기를 타고 와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그런 시간대.
전날 출근했다가 조퇴 후 배에서 잠을 자고 난 다음날 이렇게 일찍 시작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은 배를 타고 하는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인 듯 싶다.
고쿠라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맡겨 두고 첫번째 목적지로 향했다.
첫번째 목적지는 그린그래스라는 킷샤텐이었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선택했는데 하필이면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휴무날이었다.
이 날은 18호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날이었는데 다행히 이 때는 비가 강하게 내리지는 않고 있었다.
그럼에도 우산을 쓰고 찾아갔는데 휴무라니.
좌절할 필요는 없었다.
대안으로 다른 곳도 찾아 놨었으니까.
그린그래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페 드 판판을 찾아 왔다.
아케이드 상점가 안에 위치하고 있어서 비가 와도 괜찮은 곳이었다.
우오마치 상점가 근처 아케이드 거리인 듯 했는데 밖에서 보는 카페의 모습도 뭔가 레트로 한 느낌이 뿜뿜 이었다.
킷샤텐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와 보니 분위기는 또 이루말할 수 없었다.
내부에는 손님들이 많은 건 아니지만 제법 있었다.
대부분 혼자 와서 음료와 함께 음식을 먹고 책을 보거나 핸드폰을 보거나 하면서 각자의 할 일들을 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기에는 사람들이 구석 구석에 있어서 사람이 안 보이도록 핸드폰을 한껏 들어 올려서 찍었다.
카운터 분위기도 세월의 느낌이 느껴지는 듯한 감성이었다.
홀을 담당하시는 분은 연세가 있으신 아주머니에서 할머니의 과도기에 있는 분인듯 했는데 일본어로만 소통이 가능하지만 뭔가 열심히 이야기 해 주시는 모습은 정말 친절했다.
메뉴는 메뉴북을 찍지는 못하고 가게 앞의 스텐드로 세워진 메뉴판을 찍은 것이다.
직원분이 열심히 설명을 해 주시고 우리가 선택을 하자 말자 바로 메뉴북을 가지고 가 버리셨다.
사실 선택을 하고 말고 할 것도 없었고 우리가 방문한 시간대에 모닝 메뉴는 단 두가지였으니까.
모닝 시간은 오전 6시부터 11시까지인데 세트가 두가지였다.
음료는 커피 또는 오렌지 주스 선택이 가능하고 커피는 따듯한 커피와 차가운 커피 중 선택이 가능하다.
세트 A는 햄, 세트 B는 베이컨이 들어간다는 것 말고는 메뉴가 같았다.
런치 시간에는 간단한 식사메뉴도 있었고 디저트나 음료메뉴도 있었는데 주류도 판매되는 곳인 듯 했다.
선택의 여지 없이 세트 A와 B 중에서 하나씩 골랐다.
난 베이컨이 든 세트 B와 아이스 커피를 선택했고 다른 친구 한명도 나와 같은 메뉴를 또다른 친구는 세트 A에 오렌지 쥬스를 선택했다.
커피가 먼저 나왔는데 아이스 커피에 시럽과 크림이 따로 나왔다.
커피의 양은 많은 편은 아니었고 그라스 자체가 작은 사이즈였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내 몫으로 나온 커피를 맛 본 순간 역시 일본커피 싶었다.
산미도 강하고 끝의 쓴맛도 강해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커피였다.
산미가 강한 것은 괜찮은데 뒤따라 오는 쓴맛이 산미와 어우러지는 그 맛이 싫다.
산미가 있으면 끝맛이 가볍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을 좋아하는데 일본의 대부분 커피가 그렇지 않아서 아쉽다.
커피를 한번 맛 보고 난 다음 바로 크림을 부었다.
쓴맛을 중화시키기 위해서였는데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가 아니라서 그런지 이도 저도 아닌 맛이 되어버렸다.
모닝 세트로 나온 것은 두꺼운 식빵 두 조각(한조각을 반으로 자른 거지만)과 계란후라이에 붙인 햄 또는 베이컨 그리고 조금의 야채샐러드였다.
배 안에서 조식으로 아침을 먹었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더 먹어 줄 있으니 가볍게 본인 접시를 공략했다.
야채 샐러드는 양배추를 채 치고 그 위에 소스를 뿌린건데 그냥 저냥 먹을 만은 했다.
토마토와 오이는 그대로 잘라 둔 것이고.
계란 후라이도 익히 아는 그 맛인데 베이컨이 꽤 짰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햄도 짰다고 했다.
가장 맛있었던 것이 빵이었는데 표면에 버터가 녹아서 흘러내리는 것처럼 보여도 식빵의 두께가 있어서 버터가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적당히 먹기 좋은 정도의 버터와 부드러운 식빵의 조화가 좋아서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였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모닝 세트 메뉴는 1인 750엔이었다.
가격대비 아침으로 괜찮은 구성이었다.
커피는 내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그건 그들의 커피 문화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를 뿐이니 가성비 좋은 조식인 듯 싶다.
가끔 일본을 간다면 킷샤텐 방문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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