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을 하면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신다.
예전에는 커피를 하루에 7~9잔을 마셔도 거뜬하게 잠을 잘 잤는데 언제부터인가 밤에 잠을 자면 깊이 자지 못하고 내 숨소리도 들리고 손끝 움직이는 것까지 다 느껴지는 날들이 계속되었다.
내 주변의 모든 상황들이 다 느껴지는데 처음에는 이게 가위 눌린것인가 싶기도 했다.
가위에 눌리면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못 하는데 난 내가 자고 있구나, 숨을 쉬는 구나, 누군가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 구나 등등 상황을 모두 파악이 가능했고 옆으로 돌아 눕기도 하고 팔을 올리기도 하는 등 움직임도 자유로웠다.
그래서 가위 눌린 건 아닌 듯 해서 그때부터 카페인을 줄였는데 카페인을 줄이자 말자 바로 정말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덕분에 요즘은 오전에 커피 한두잔 정도 마시고 오후에는 커피대신 디카페인을 마시거나 차류를 마신다.
이게 또 신기한게 홍차나 녹차류의 카페인은 수면의 질에 그닥 관여를 하지 않더라는 것.
오후에는 차류를 주로 마시다보니 저녁에 퇴근 후 모든 일과가 끝나고 씻고 나오면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신다.
개운하게 씻고 마시는 차 한잔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는데 요즘은 차를 전혀 마시지 못하고 있다.
올 여름은 너무 더워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씻고 시원한 에어컨 앞에 앉으면 따뜻한 차 한잔은 생각 날 수 있는데 올 여름은 정말 그 어떤 따뜻함도 생각나지 않더라.
에어컨 아래 앉아서 몇년 동안 안 먹었던 냉장고 속의 찬 물에 얼음을 띄워 마시고 있다.
진짜 몇년동안 한 여름에도 차가운 물이 아닌 실온에 둔 물을 마셨는데 올 해는 냉장고에 넣어 둔 차가운 물이나 얼음 넣어 식힌 물을 마시고 있다.
다들 인정하겠지만 올 여름은 정말 덥다.
지금쯤은 더웠다라고 표현해야 할 시기이지만 아직도 덥다는 생각이 끝나지 않으니.
밤에 잘 때 에어컨 안 켜고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한숨 돌린 상황이다.
가끔 저녁에 씻고 에어컨 아래 앉아 있을때면 따듯한 차 한잔이 그리운 날이 있었다.
요즘은 에어컨은 아니라도 선풍기 앞에 앉아서 씻을때의 열을 식히면서 생각난다.
생각나면 마시면 되지 뭘 또 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아직은 따뜻한 차가 그립기는 하지만 마셔야겠다는 의지가 없는 상황.
더위를 완전히 떨쳐 버리지 못한 나의 딜레마이다.
차 한잔 마시거나 안 마시거나 하는 간단한 선택에 딜레마는 뭔 일이냐 하며 웃고 싶기는 하다.
아직도 뜨거운 열기가 남은 요즘 따뜻한 차 한잔이 그립지만 아직은 마시지 못하고 그리워만 하고 있다.
빨리 더위가 가시고 찬바람이 불기를 바래 본다.
정말 두서 없이 주저리 주저리 늘어 놓은 더위에 대한 이야기.
따뜻한 차 한잔이 마시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쓸데없이 하는 이야기들.
올해처럼 에어컨 바람 많이 쐰 적도 없었고 올해처럼 얼음을 먹어 본 적도 없고 배달 음식에 인터넷 쇼핑으로 장을 보고 한 적도 없던 한 해.
보통은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골라서 사는 걸 좋아하지만 올해는 그냥 더우니 무조건 편하게.
빨리 내 평소의 컨디션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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