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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상영물

고정관념, 오해, 편견 그리고 그들이 만든 괴물들. 영화 "괴물"

by 혼자주저리 202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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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꼭 봐야 하는 영화가 있다고 했다. 

딸도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그냥 보는 거라고 그럼에도 꼭 봐야 한다고 해서 같이 오랜만에 멀티플렉스로 가서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딸이 한 말 "이 영화는 미쳤어!" 그리고 나서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더 봐야 겠다고 하더라. 

괴물(MONSTER)

개봉 : 2023년 11월 29일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각본 : 사카모토 유지

음악 : 류이치 사카모토

출연 : 안도 사쿠라(무기노 사오리) 나가야마 에이타(호리 미치토시) 쿠로가와 소야(무기노 미나토) 

히이라기 히나타(호시카와 요리) 타나카 유코(후시미 마키코/교장) 나카무라 시도(호시카와 키요타카)

"우리 동네에는 괴물이 산다."

싱글맘 사오리는 아들 미나토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용기를 내 찾아 간 학교에서 상담을 진행 한 날 이후 선생님과 학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흐르기 시작한다. 

"괴물은 누구인가?"

사오리는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미나토의 친구 요리의 존재를 알게되고 자신이 아는 아들의 모습과 사람들이 아는 아들의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태풍이 몰아치는 어느날, 아무도 몰랐던 진실이 드러난다. 

영화는 아주 집중해서 보기에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일련의 사건들을 사람에 따라 시점을 바꿔서 1부, 2부,3부로 나뉜것처럼 나눠서 전개가 된다. 

이 시점에 따라 동시간에 같이 흘렀지만 전혀 다른 내용의 사건이 되어버리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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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같은 사건을 시점을 달리해서 반복하면 지루해지고 고루해지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시점에 따라 너무도 달라지는 내용때문에 또 반복이야? 라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이게 이렇게 된 거였어? 

그랬어? 

이런 생각이 계속 반복되면서 몰랐던 진실을 아니 이 영화에서 진실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까? 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3부격인 미나토의 시점으로 보게 되면 이 영화는 앞서 봤던 1부, 2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영화가 되어 버린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주제를 암시하는 대사가 몇개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나오는 대사는 역시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대사가 아닐까? 

사오리의 시점에서 괴물은 단 한명으로 확고하다. 

하지만 호리의 시점에서부터 괴물은 누구 한명이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인물들로 확장이 되어 버린다. 

여기까지는 나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보고 충분히 느꼈던 한명의 죄인이 있으면 주변에서 같이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지만 알고 보면 같이 고개를 숙인 그들이 또 다른 가해자가 되는 현실. 

나만 아니면 되고 내가 속한 사회만 건재하면 되니 한명의 희생은 그 진실을 알아 볼 생각없이 무조건 죄인으로 몰아 붙이는 분위기. 

딱 그정도였다. 

안타깝지만 그 사회의 분위기가 그러니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도 했었다. 

영화를 볼 때는 몰랐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내 뇌리에 강하게 꽂힌 한마디가 있다. 

여러가지 중요한 대사들이 많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내 뇌리에 강하게 남은 그 한마디. 

"꽃 이름을 아는 것은 남자 답지 않다."

영화를 볼 때는 그 대사는 그냥 흘러가는 일상적인 대사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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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그 대사가 너무도 뇌리에 많이 남았다. 

영화를 내가 허투로 본 것이 아니구나 싶은 대견한 마음도 있지만 이 영화는 대사 하나 하나 신경써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케릭터들이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모여서 거대한 강물을 이루고 이 영화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그 흐름이 너무도 격렬하다. 

영화 내에서 처음부터 던져주는 화두 "돼지의 뇌를 이식한 인간은, 인간일까 돼지일까?"도 중요하다. 

영화 처음부터 던져지는 이야기지만 영화의 후반부에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주제이다. 

대사 하나하나가 모두 유기적으로 엮여 있고 무심결에 던진 한마디가 영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들이 이 영화는 딸아이의 말처럼 "미쳤다!"라고 밖에 표현을 할 수가 없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번역이 살짝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영화에서 사람들을 부를 때 호시카와군 이라고 하는데 번역은 요리 라고 이름이 나오는 부분등 일어를 전혀 못하는 나에게도 들리는 번역이 다른 부분이 많이 어색했다. 

일본에서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성에 군이라는 호칭을 붙여서 많이 부른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걸 굳이 우리나라처럼 이름으로 바꿔서 적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강했다. 

영화 전반에 호칭이 나올 때면 소리와 번역이 다르니 영화의 모든 번역이 이렇게 번역가의 자의로 바뀐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었다. 

영화의 시작은 일본의 작은 동네(?)의 건물 한 곳에서 불이 나는 것으로 시작을 한다. 

소방차가 이동을 하는데 학생들이 그 뒤를 자전거로 따르면서 뒤따르는 소방차의 진행을 방해하는 모습이 보이고 저 멀리서 그 상황을 바라보는 신발 한쌍. 

그리고 사오리가 미나토와 함께 그 불 구경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곳에서 미나토는 엄마인 사오리에게 물어본다. 

"돼지의 뇌를 이식한 인간은 인간일까 돼지일까?"

이렇게 시작하는 영화는 정말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떡밥인지 모르고 흘려 들었던 대사가 나중에 보면 떡밥으로 회수되는 그 치밀함. 

딸의 말 대로 이 영화는 정말 미쳤다. 

이 영화의 가장 마음 아픈 부분은 역시나 초등 5학년의 아이들이 사건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이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파장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벗어나지 못하는 어른들에 의해서 박해받고 피해를 받는다. 

누가 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세상에는 많은 다양성이 존재할 수 있지만 그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회는 주류에 편입하지 못한 소수에게는 괴물이 아닐까? 

이 영화가 주장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라고 나는 나름 생각하지만 나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기는하다. 

딸은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더 볼 것이라고 한다. 

작년 딸의 최고의 영화는 애프터 양이 1위였고 2위는 헤어질 결심이라고 했다. 

애프터 양은 모르겠지만 헤어질 결심의 경우 딸은 영화를 몇번을 봤는지 모른다. 

그런데 올 해 최고의 영화는 이 영화 괴물이라고 한다. 

감독도 감독이지만 작가의 대본이 너무나 대단하다고 근본적으로 이 영화의 대본이 잘 나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멋진 영화가 나오지 못했을 거라고도 했다. 

음악감독 이야기도 하던데 솔직히 난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 되면 음악이 제대로 귀에 들리지 않는다. 

스토리를 따라가기 바빠서 음악쪽으로는 귀가 전혀 열리지 않는 막귀라 딸의 이야깅 공감이 힘든 편이다. 

하지만 내 눈에 보이는 화면이나 스토리는 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는 되는 듯 했다. 

"우리는 다시 태어 난 거야?"

"그런건 없는 것 같아. 그냥 우리는 그대로야."

이 아이들에게 세상은 괴물일 뿐이다. 

부모가 본인을 사랑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의 일부분. 

이 아이들은 그들 그대로 살아가는 세상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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