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은 사실 최근이 아닌 올해 초에 다녀 온 곳이다.
올해 초 다녀 왔을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이래저래 여차저차 하다보니 포스팅이 밀렸고 날씨가 더워졌을 때는 괜히 이 곳을 올리고 싶지 않았다.
내가 갔을 때가 아직 쌀쌀하던 봄이라 그런지 이 곳은 날씨가 추워져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듯 해서이다.
이제 날씨가 쌀쌀해 졌으니 뒤늦게 올리는 포스팅이다.
몇 군데의 체인이 있는 곳이었고 내가 방문한 곳은 주택가 한 쪽 끝 도로를 끼고 있었다.
주차장이 없어서 주변의 공영 주차장이나 골목 안 길거리 주차를 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가게 입구에서 벽과 대문을 보는 순간 주차의 불편함은 싹 잊어 버렸다.
가게의 입구 대문은 식당에 들어간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라 마치 가정집에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 것 같은 대문이었다.
옆의 벽면에 붙은 간판들이 없었다면 일반 주택이라고 그것도 대문이 크고 좋은 집이라고 해도 믿을 듯한 곳이었다.
담벼락도 높고 대문은 크고 넓었기에 대문을 넘어서 들어가는 순간 다른 곳으로 온 듯한 생각이 확 들 정도였다.
대문을 넘어서 들어가 전경을 돌아 보기 전에 흰 벽면에 붙은 안내문과 메뉴판이 눈길을 끓었다.
테이블에서 문자 주문이 가능한 메뉴 4가지가 있었고 주문 방법이 따로 적혀 있었다.
이 곳이 고깃집으로 알고 왔는데 메뉴는 딱 저 4가지만 붙어 있었다.
이게 뭐지? 싶은 의아함.
일단 사진을 찍고 나서 주변을 다시 돌아 봤다.
자갈이 깔린 꽤 너른 마당의 한 쪽에 천막이 쳐져 있었고 그 안에 조명을 밝히고 평상들이 놓여 있었다.
그 평상 위에는 낮은 테이블이 올라가 있었고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비롯해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기본 세팅이 되어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늦은 봄이긴 했지만 저녁으로 꽤 쌀쌀한 시기였는데 천막 안에 난로들이 여러개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입구에 보이는 날로 외에도 평상과 평상 사이에도 난로들이 있어서 겨울에도 춥지는 않을 듯 했다.
마당의 다른 쪽에는 건물이 있었고 그 건물 안은 고기 및 다른 재료들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었다.
건물 뒤쪽으로 천막이 쳐져 있었고 그 곳은 적인 인원의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드럼통에 원형 테이블을 붙인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는 예약을 하고 왔기에 예약자 명을 이야기 하고 자리로 안내 받았다.
이날 우리는 8명의 인원이었기에 평상이 있는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테이블에는 예약석 팻말이 붙어 있었고 불판 두개는 세팅이 되어 있었다.
테이블 옆에는 여분의 부탄가스와 휴지, 쓰레기를 담을 수 있는 비닐 들이 미리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바구니.
바구니에는 5번이 적혀 있었고 이 바구니 번호가 중요하다.
문자로 주문 시 5번이라는 자리 번호를 알려줘야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건물로 물건을 사러 갈 때도 저 바구니를 이용해야 한다.
사러 갈 때마다 결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5번 테이블로 달아 놓고 다 먹은 다음에 한꺼번에 결재를 하면 되기 때문이다.
평상에는 담요가 깔려 있었는데 그 담요 아래에는 전기요가 깔려 있어서 추운 날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기본 차림상이 나왔다.
파채무침, 야채쌈류, 콩나물무침, 고사리볶음, 김치, 꽈리고추, 무쌈, 쌈장, 기름장, 마늘 등이 나왔다.
이 중에서 가장 대박이었던 것은 고사리볶음이었다.
고기와 함께 불판에 고사리 볶음을 올려서 같이 구워서 먹으면 얼마나 맛이 있었던지.
심지어 고기보다 고사리 볶음이 더 맛있어서 우리는 고사리를 추가로 얼마나 가져다 먹었는지 모르겠다.
참고로 기본상의 음식들은 건물 안에서 셀프로 더 가지고 와서 먹을 수 있다.
건물 안의 셀프 코너이다.
부족하게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풍족하게 담겨 있어서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더 가지고 와서 먹을 수가 있다.
우리는 고사리를 얼마나 많이 가져다 구워 먹었는지.
직원에게 추가를 해 달라고 요구하기에는 살짝 눈치가 보일 수도 있는데 이 곳에서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이 부분은 좋았다.
셀프 코너 옆에는 라면 판매대도 있었다.
라면은 계산을 해야 하지만 라면을 결재하면 냄비와 버너를 챙겨서 끓이면 된다.
라면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말 좋아 할 것 같고 추운 겨울이라면 또 따뜻한 국물이 좋을 듯 했다.
라면의 종류도 많아서 선택의 여지가 컸다.
주류 및 음료수 냉장고있다.
주류나 음료수도 직원에게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이 곳에서 필요한 만큼 꺼내서 우리 5번이 적힌 바구니에 담아 바코드만 찍고 우리 자리고 가지고 가서 마시면 된다.
아마 위 사진의 가장 오른쪽은 막걸리가 아니라 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 테이블에 생수가 든 주전가가 있었기 때문에 추측을 해 보는 것이다.
만약 시원하게 마시고 싶다면 입구 셀프코너 앞 또는 냉장고 옆에 양은 바케스가 있다.
그 바케스에 얼음을 채우고 거기에 술을 담아서 자리로 가면 된다.
자리에서는 얼음 속에서 냉기를 유지한 술들을 마실 수 있고.
우리는 굳이 얼음까지 필요하지는 않았고 술을 마시는 사람이 몇명 없어서 가장 많이 마신 것이 논알콜 맥주였다.
논알콜 맥주는 캔으로 된 것을 수시로 가져다 마셨기 때문에 얼음까지는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고기류는 따로 냉장고에 들어가 있었다.
삼겹살은 생 삼겹살과 급랭 삼겹살이 있었다.
급랭 삼겹살은 냉장고 안이 흰 곳에 둥근 접시에 담겨 있었고 생삼겹살은 붉은 조명이 켜진 냉장고 속에 플라스틱 접시에 담겨 있었다.
냉장고 문을 열지 않은 채로 고기들을 살필 수 있었고 냉장고 속에 진열된 고기류를 골라 먹을 만큼 꺼내면 된다.
양파와 버섯들도 냉장고 하나를 차지 하고 있었는데 필요한 만큼 커내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양파와 버섯 외에도 꽈리고추도 구워먹을 수 있도록 씻어서 꼭지까지 딴 상태로 봉지에 담겨 냉장고 속에 있었다.
꽈리 고추를 고기와 함께 구워 먹으면 맛이 있기 때문에 꽈리고추도 구매를 했다.
우리는 생 삼겹살과 급랭삼겹살을 하나씩 구입을 했다.
두개를 다 먹어보고 추가로 구입하는 고기는 입맛에 맞는 고기로 가지고 오면 되기 때문에 괜찮은 듯 했다.
고기의 가격은 비싼편은 아니었다.
일반 고깃집에서 삼겹살 1인분(100~110g)을 11,000원~15,000원 사이에 먹는 것을 생각하면 이 곳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사람들이 필요한 만큼 냉장고에서 꺼내 바코드를 찍고 직접 가져가게 하는 시스템인 만큼 인건비가 적게 들어서 가능한 금액이 아닐까 싶었다.
우리가 처음 구입한 건 급랭 삼겹살 1접시, 생삼겹살 한접시, 버섯류 한접시, 꽈리고추 한봉 그리고 논알콜 맥주 한캔이었다.
맥주 한캔으로 종이컵에 나눠 마시고 다음 고기를 사러 갈 때 또 한캔 가지고 와서 나눠 먹으니 시원하게 딱 좋았다.
고기는 당연히 여러번 더 구입해 와서 먹었는데 다들 생삼겹살보다는 급랭삼겹살이 맛이 더 나은 것 같다고 했다.
생삼겹살은 두께가 있다보니 충분히 익히는데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에 육즙이 빠지는 듯 했고 급랭삼겹살은 얇아서 불판에 올리면 바로 바로 익어서 육즙이 빠지기 전에 먹을 수 있었다.
일행들 모두 생삼겹살 보다는 급랭 삼겹살이 맛있다고 추가로 가지고 와서 먹은 고기는 모두 급랭삼겹살이었다.
고기를 너무 많이 먹어서 다들 밥 생각은 없다고 했지만 호기심에 비빔쫄면 한 그릇을 문자로 주문해 봤다.
쫄면의 생명은 아삭한 야채와 쫄깃한 면발과 초고추장인데 이 곳은 초고추장이 조금 부족한 맛이었다.
고추장과 식초의 날것 그대로의 맛이 느껴지는 양념장으로 미리 만들어서 숙성을 시키는 과정없이 바로 만든 양념을 얹어 준 듯 했다.
쫄면은 양념장 때문에 그닥 추천하지 않는 메뉴였다.
호계 주택의 마당 한 쪽에 둥근 화덕이 있고 그곳에 모닥불이 피워져있었다.
그 모닥불에 마시멜로를 구워 먹을 수 있는데 한겨울이 아니라 그런지 불을 쎄게 피우지는 않아서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호계주택은 찬 바람이 불면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도심 주택가에 위치해 있지만 이 곳은 마치 계곡에 캠핑을 온 듯한 분위기가 너무도 새로웠다.
분위기가 아주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에 찬 바람이 불면 다시 방문하고 싶다.
더운 여름에는 어떤 분위기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평상이 있는 곳에 에어컨이 없다면 여름에는 방문하고 싶지 않다.
나의 편견으로는 찬바람이 불 때 방문하면 너무 좋은 곳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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