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기 좋았던 육지의 제주도라 불리는 군위 "대율리 한밤마을"

화본역과 엄마아빠어릴적에를 끝으로 군위 여행을 마무리 하기에는 이날이 아직 많이 남은 상황이었다. 

우리가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기는 했지만 건천, 영천을 거쳐서 군위까지 봤는데 늦은 오후가 되지 않은 상황. 

아쉬움에 한밤마을에 들리기로 했다. 

한밤마을 돌담길

주소 : 대구 군위군 부계면 한밤5길 20-5(대율리 862-3)

전화 : 054-380-6915

내륙의 제주도 '대율리 한밤마을'

처년을 이어온 전통마을 

정겨움이 있는 돌담마을

주차장을 따로 찾지를 못했다. 

우리는 마을회관인지 노인정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곳의 길 옆에 주차를 했다. 

골목이라 주차는 가능하지만 그닥 편하게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어렵게 주차를 하고 난 다음 천천히 산책하는 마음으로 마을 안 쪽을 향해 걸었다. 

나즈막한 돌담과 담쟁이 넝쿨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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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조용했고 전체적으로 고즈넉했다. 

마을 안 쪽으로는 조용히 산책을 하기에 너무도 좋은 공간이었다. 

중간 중간 민박을 운영하는 곳도 있었는데 그다지 소란스럽지 않았고 한 집을 빼고는 전체적으로 마을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들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 곳은 민박의 손님인지 모르겠는데 스피커를 아주 크게 틀어 놓고 있었기에 우리는 그 곳이 민박이 아닌 커피숍인가 생각했었다. 

마을 쪽으로 얼마 들어가지 않아서 너른 잔디밭 중앙에 대청 마루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 한 중간즈음으로 추정되는 위치에 너른 잔디밭 그리고 기중이 우뚝 솟아 있지만 답답함은 하나도 없는 대청 마루는 눈길을 끌었다. 

이 대청 마루를 중심으로 동네길이 여러 갈래 뻗어 있는 것 같았다. 

이 곳이 아마도 마을의 중심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대율리 대청(경상북도 유형 문화재 제 262호)에 대한 간략한 안내문은 잔디밭 옆에 입간판 스타일도 제작되어 있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대율리 대청은 조선 전기에 세워졌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서 없어졋다. 

인조 10년(1632)에 다시 지어 학교처럼 사용되었다. 효종 2년(1651)과 숙종 32년(1705)에 각각 손보고 고쳤으며, 현재는 마을의 경로당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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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은 돌담에 둘러싸인 고옥들이 산재한 중심부에 위치해서 마을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모여드는 그런 장소이기도하다. 

규모는 앞면 5칸, 옆면 2칸이며 기둥은 둥근 다락집의 형태이다. 

마루는 우물마루며, 천장은 사까래가 그대로 다 드러나지만 장식은 요란스럽지 않다. 

건물의 모습이나 꾸민 수법은 일반 민가 건물에서는 그 예를 찾기가 힘든 짜임새 있는 건물이다. 

골목 골목 걷다 보면 뭔가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낮은 돌담과 담쟁이 넝쿨. 

그 위로 올라온 기와 지붕들이 힐링의 요소들이 되어 있었다. 

이날 분명히 더웠는데 더웠지만 골목 골목 거니는 동안은 더위를 크게 느끼지 못했었던 것 같다. 

그냥 분위기에 취해서 친구랑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다 보니 정처없이 하염없이 동네길을 헤매고 있는 중이었다. 

친구랑 이 길들을 걸으면서 나눴던 이야기도 신변 잡기가 아니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이 곳에서 민박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는 이야기들이었다. 

전체적인 마을의 분위기가 소란스럽거나 번잡스럽지 않았기에 조용히 힐링을 위해서라면 하루나 이틀 정도 민박을 하면서 모든 긴장을 털어 내기 좋을 듯한 곳이라는 이야기들을 주로 나눴다. 

내륙의 제주도라는 이유는 아마도 돌담 때문인것 같았다. 

이곳 말고도 돌담길을 만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도 편안했던 곳은 이곳이 제일 인 듯 했다. 

천천히 소근소근 그렇게 걷다 보면 시간도 세월도 근심도 흘러 버릴 것 같았다. 

동네 중간 중간 고택들이 있었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듯 대문이 닫혀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일반적인 돌담이 아닌 벽돌처럼 깍은 돌담에 담쟁이 넝쿨이 올라가 있고 현판이 걸린 대청 마루를 보니 이 곳은 아마도 일반적인 가정집이 아닌 양반의 집이거나 관공서같은 곳이 아니었을까? 

관리가 조금 부족한 듯한 집도 있었고 완벽하게 관리가 된 듯한 집도 있었고 현대식으로 개조가 된 집도 중간 중간 보였었다. 

여러 집들이 있었지만 이 마을의 분위기를 헤치지는 않았기에 그 모든 것들이 좋아 보이는 마법이었다. 

너무 정처없이 걸었었나? 

친구랑 나는 중간에 길을 잃었다. 

주차를 해 둔 곳이 어딘지 알 지 못해서 결국 지도 앱을 켜고 길을 찾아야만했다. 

우리가 주차를 해 둔 곳에서 너무도 한참 내려와 있었기에 차까지 올라가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었다. 

마을 길을 통해 걸으면 재미는 있었겠지만 길을 또 헤맬 것 같아서 큰 도로를 따라 쭈욱 올라가니 한참 올라가야 했고 재미도 없었다. 

정처 없이 걷다가 길을 잃어 버릴 정도로 이 곳은 차분한 매력이 있었던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