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여행을 계획할 때 여기 저기 가 보고 싶은 곳을 많이 찾아 놨었다.
그런데 너무 더웠던 날씨 탓도 있고 지리적 여건상 또는 도로 상황상 이것 저것 포기하니 갈 곳이 많지는 않았다.
포기 할 만한 곳들은 포기하고 남아 있던 별별미술마을을 가 기로 했다.
이름이 이뻐서 그리고 미술 마을이라는 명칭에서 기대감이 많이 높아진 편이었다.
별별미술마을(가래실 문화마을)
주소 : 경북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678-2
웹페이지 : https://www.yc.go.kr/toursub/garaesil/contents.do?mId=0200000000
주차장이 따로 있지는 않았다.
마을 앞 도로변에 있는 문화마을창작소나 그 옆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사무소(아마 행정 사무소 같았다) 앞의 주차장을 이용해도 될 듯 싶다.
그것도 아니라면 마을에 오기 전 만났던 시안 미술관에 주차를 하면 될 듯 싶은데 그 곳에 주차를 하면 제법 걸어야 할 것 같았다.
날씨가 너무나도 좋았다.
하늘에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날이 었지만 덕분에 아주 아주 햇살이 뜨거운 날이기도 했다.
그늘이 없는 곳은 걸어서 가기 힘들 정도의 뜨거움이었다.
이때는 한 여름이 시작도 되기 전이었지만 햇살이 아주 뜨거웠다.
주차를 하고 마을을 향해 걸어가는 길은 정돈이 잘 되어 있어서 뜨거운 햇살만 아니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올 듯했었다.
가래실마을 무인카페도 작은데 앙증맞고 분위기가 이뻐서 차 한잔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우리는 조금 전에 점심을 먹고 바로 온 터라 차를 마시지는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마을의 입구에 천연 염색과 제과 제방을 하는 곳이 있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평일이라 그런지 오픈을 하지 않은 듯 했고 별별 마을을 검색했을 때 많이 보이던 쇠구슬이 붙은 벽면의 조형물을 볼 수 있었다.
시골 집에 조형물이 붙어 있고 뭔가 특화된 느낌의 집이라 보기 좋았다.
마을의 이름이랑도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별별미술마을과 잘 어울리는 듯한 분위기의 집이 마을 입구에 있어서 조금 더 마을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갔다.
마을 길로 접어 들어서 몇 걸음만 더 들어 오면 왼쪽에 특이한 조형물이 보였다.
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지붕만 있는 농막 같은 곳에 고래? 상어? 들이 달려 있었다.
이 고래인지 상어 인지 모를 생선들도 나무도 엮어서 만든 조형물이었다.
사진으로 그 느낌이 잘 표현이 되지 않는데 친구가 정말 마음에 들어 했던 조형물이었다.
마을 초입에 뜬금없이 물고기들이 달려 있다고 생각 될 수도 있었지만 나무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그 느낌이 뜬금없다 보다는 뭔가 괜찮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바로 옆의 연두색의 작은 건물은 우리동네 박물관이라고 되어 있었었다.
박물관이라고 되어 있었으니 관람이 가능 할 것 같아서 안으로 들어갔다.
설명이 잘 되어 있었는데 첫 문단의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시계의 초침을 따라 삶을 이어가는 도시인들과 달리 햇살의 밝이에 맞춰 삶을 살아 가는 곳입니다.'
이 동네 주민의 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해 주는 말인 듯 했다.
동네의 삶을 박물관 안에 전시를 한 곳인 듯 해서 천천히 돌아 보기로 했다.
많은 전시물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무인으로 운영을 하는 곳이고 마을에서 공동으로 관리를 하는 듯 했는데 10년전에 만들어 진 곳이지만 사진들이 빛이 바래지 않았고 선명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의 사진도 있었고 집들의 사진도 있고 들판의 사진도 있었다.
심지어 어르신들이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나 고양이 사진도 있었다.
그 중에는 아마도 길고양이도 끼어 있지 않았을까?
그 길고양이도 이 동네이 살고있는 주민이니까.
간혹 맷돌이나 다듬이돌, 함지박 같은 오래된 물건들이 놓여 있기는 했다.
아마도 주민들이 오랫동안 사용했던 물건인듯 한데 박물관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밝고 환하고 번쩍거리는 박물관이 아니라도 천천히 돌아 보면서 동네 어르신들의 생활을 엿 볼 수 있는 곳이라 좋았던 것 같다.
우리동네 박물관 맞은 편에 작은 구멍가게가 있었다.
우리가 박물관에 들어가기 전에는 입구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아서 우리를 지켜 보셨는데 박물관을 돌아 보고 나오니 안으로 들어가셨는지 자리에 계시지는 않았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작은 구멍가게처럼 보였고 물건이 많지는 않을 듯 했다.
크게 볼 거리가 없는 그냥 스윽 보고 지나쳐도 괜찮을 구멍가게가 기억에 많이 남은 것은 입구 유리 문에 붙은 작은 메뉴판 때문이었다.
홍삼, 녹차두유, 캔커피, 원두커피가 1,000원이었다.
특이했던 것은 별별스케치북이 5,000원이라고 가격표가 적혀 있는 것이었다.
이 곳에 스케치북을 따로 판매한다는 것은 찾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 일 듯 한데 그림이랑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사는 나로서는 기억에 많이 남는 부분이었다.
마을을 돌다가 만난 정미소 건물이었다.
오래 되어 낡고 부분적으로 불이 탄 곳도 보이는 곳이었는데 뭔가 정감이 가는 건물이었다.
기억에는 없지만 아주 예전에 이런 건물들을 보면서 살았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입구에 붙은 '장날은 쉽니다' 그리고 연락처 팻말이 민속촌에서 볼 것 같은 분위기였다.
여기가 민속촌은 아니고 마을 주민이 실제 거주하는 동네라는 차이가 저 별것 아닌 팻말을 사진으로 찍어 남기게 하고 있었다.
마을을 걷다 보면 개개인의 집 담벼락 또는 건물들에 조형물이 붙어 있거나 올려 져 있었다.
그림이 그려진 곳도 많았다.
마을 자체는 크지 않아서 마을을 돌아 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고 마을의 끝 집에는 굵은 철사로 만든 모기들도 엄청 붙어 있던데 굳이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이 마을 벗어나서 거리가 떨어진 곳에 작가들의 작품이 더 있다고 되어 있었지만 그늘도 없는 거리를 걸을 엄두가 나지 않아서 마을만 돌아 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짧은 시간 안에 다 볼 수 있는 곳이라 아쉬움은 남아 있기는 하다.
벽화가 그려진 곳에는 우리가 익히 아는 그림들도 있었다.
알고 있는 이미지의 그림들이니까 만나면 반가웠고 도 처음 보는 그림들은 처음 봐서 그 그림을 보느라 반가웠다.
마을을 돌아 보는 건 정말 짧은 시간에 다 돌아 볼 수 있었다.
그늘이 있고 평상 등이 있으면 한참을 앉아서 놀 수 있을 듯 한데 그런 곳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고 넓게 넓게 봐야 하는데 뜨거운 햇살로 인해 이 곳만 돌아 볼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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