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양념이 강한 음식 보다는 담백한 음식이 더 좋아 지고 있다.
양념갈비 구이보다는 삼겹살 구이가 좋고 불고기 보다는 술찜이 좋다.
날씨가 이렇게 더워지기 전 알배기 배추와 우삼겹을 이용해서 술찜을 해서 먹었다.
알배기 배추가 맛있던 시기는 끝날 무렵이었다.
아무래도 알배기 배추는 겨울이 달고 맛있는데 날이 따뜻해 지면서 배추가 조금 싱겁다는 생각이 들 즈음이었다.
배추는 중간 중간 툭툭 썰어서 잘 씻은 다음 줄기 부분을 먼저 냄비 맨 아래쪽에 깔아 줬다.
술찜을 하다보면 아래부분이 가장 먼저 물러지기 때문에 부드러운 잎 부분 보다는 줄기 부분을 아래에 깔아 주는 것이 좋다.
아래부분에 배추의 줄기 부분이 어느 정도 깔리도록 해 준다.
배추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렸으면 그 위에 대패낙엽살을 올려 준다.
처음에는 대패목살(돼지고기)를 사기위해 마트에 갔었다.
대패 목살은 그날따라 다 팔리고 없었고 대패 삼겹살이 있던데 그건 너무 기름져서 그닥 끌리지 않았다.
그러다 옆에 있던 대패 낙엽살이 보여서 바로 낙엽살로 가지고 와서 술찜을 한 것이다.
배추위에 낙엽살을 올렸으면 후추와 소금을 톡톡 뿌려 준다.
후추의 톡 쏘는 향과 매운 맛을 좋아하기 때문에 후추는 조금 넉넉히 뿌려 주는 편이고 소금은 뿌린 듯 만 듯 뿌려줬다.
술찜이 다 되고 나면 간장 소스에 찍어 먹을 거기 때문에 소금은 정말 뿌린 듯 만듯하게 해 주면 좋다.
소금을 뿌리지 않아도 괜찮은데 이게 또 뿌리지 않으면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드니까.
싱겁게 먹는 분이라면 소금을 뿌리지 않아도 괜찮을 듯 싶다.
냄비에 알배추, 대패낙엽살, 소금, 후추를 순서대로 계속 반복해서 올려준다.
아래쪽에는 될 수 있으면 줄기가 있는 부분을 올려주고 위쪽으로 갈 수록 잎 쪽의 부드러운 부분이 올라가도록 하면 좋다.
반복해서 올리고 마지막 마무리로 배추의 잎으로 모든 부분을 덮어 줬다.
알배추를 길게 잘라서 켜켜이 고기를 넣어 찜을 하는 것도 봤는데 그건 먹을 때 찢거나 가위로 잘라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서 그냥 이렇게 숭덩 숭덩 자르고 켜켜이 올려서 술찜을 하는 것이 정말 편한 듯 싶다.
따지고 보면 이렇게 넣어 주면서 중간중간 깻잎을 넣으면 그게 밀폐유나베와 같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밀폐유나베는 술이 아닌 육수를 만들어 끓이는 것이기는 하지만.
냄비에 켜켜이 다 담았다면 술을 두어바퀴 돌려 부어준다.
예전에 처음 할 때는 무조건 화이트 와인을 사용해야 하는 줄 알았다.
와인의 풍미가 있으니 더 맛있어 지는 거라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집에 있던 소주를 부었다.
아직 뜯지 않은 화이트 와인이 한병 있기는 하지만 술찜을 위해 뜯으면 그 와인을 빨리 마셔야 할 것 같아서 뜯지를 못했다.
이 소주는 예전에 지인들과 야외 놀러갔을 때 지인이 챙겨 온 것인데 먹지 않은 새 병 하나를 내가 챙겨 왔었다.
냉장고에 계속 있었지만 집에 소주를 먹는 식구도 없고 유리병이 아닌 PET병 소주는 더 안먹으니 이리저리 뒹굴던 상황이었다.
이 참에 술찜에 두바퀴 돌려 넣어 주는 것으로 사용했다.
소주까지 부었으면 뚜껑을 덮고 불 위에 올린다.
술찜은 술 외에 다른 액체류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물도 필요 없고 육수도 필요 없다.
오로지 술 만 조금 넣어서 배추의 육수와 함께 찜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강불로 시작해서 김이 나면 중불로 줄여 맨 위의 배추가 숨이 죽을때까지 찌면 된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아니고 대략 15분 전후가 아닐까 싶다.
맨 위에 올린 알배추들이 숨이 잘 죽었다.
중간 중간 줄기 부분이 투명하게 보이면 정말 잘 익은 상태로 보면 된다.
이때 불을 끄고 내려서 먹으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고기보다는 배추가 더 맛있는 듯 하다.
한겨울 알배기 배추가 진짜 달고 맛있을때 이 음식을 하면 정말정말 배추가 맛있다.
지금처럼 알배기 배추가 싱거운 시점에도 배추가 맛있으니까.
집에서 만든 간장소스에 고기를 푹 찍어서 배추와 함께 먹었다.
간장소스는 간장, 레몬즙, 청량초, 홍초, 설탕을 입맛에 맞게 섞어 주면 된다.
레몬즙 대신에 식초를 사용해도 무방하며 설탕은 기호에 맞게 넣어 주면된다.
짠 것이 싫다면 생수를 조금 넣어서 짠 맛을 조절해 줘도 된다.
우리는 저염 간장이라 그런지 생수를 거의 넣지 않고 만들었음에도 짜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청량초와 홍초를 조금 넉넉히 넣어서 칼칼한 맛이 강하면 더 맛있는 소스이다.
스리랏차 초스에 한번 찍어 봤다.
스리랏차 소스는 생각하지 않다가 너무 큰 대용량으로 구입해 둔 소스를 빨리 써야 할 것 같아서 한번 꺼냈다.
생각보다 깔끔한 맛에 스리랏차 소스도 어울렸다.
스위트 칠리보다는 스리랏차 소스가 더 나은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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