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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넋두리, 넋두리, 넋두리

by 혼자주저리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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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삼녀 중 장녀이다. 

좋은 형편은 아니었지만 장녀 대우는 받고 자랐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 만큼 들고 나니 딸만 셋인 우리 친정의 일들이 쓰나미처럼 나에게 몰려 오고 있다. 

작년 12월 중순경 친정 아버지가 허리가 불편해서 병원에 입원하셨고 수술을 하셨고 31일에 퇴원을 하셨다. 

그 일련의 과정을 내가 모두 케어해야 했었다. 

다행히(?) 요즘 COVID때문에 병원에 면회 금지가 되어서 퇴근 후 병원에 들려 아버지가 필요하다고 하시는것들이나 간식거리 사서 들여보내면 되었기에 큰 부담은 없었다. 

문제는 퇴원하면서 부터였다. 

아버지는 허리는 아프지 않다고 하시지만 오른쪽 골반뼈가 너무 아파서 서지도 앉을 수도 없고 걷는건 아예 못하겠다고 하셨다. 

병원에서 여러번 사진을 찍었지만 뼈에는 이상이 없는 상태였고 정형외과 간호사로 근무하는 동생의 말에 의하면 반사통(?)이라고 했다.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똑 부러진게 아니라 세월에 내려 앉았고 그 주변도 영향을 받았는데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부분을 정리 했으니 주변부도 정상으로 제 위치를 잡아야 하고 그러니 당연히 주변이 아플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건 치료법이 있는것이 아니니 그냥 세월이 지나면서 서서히 그 통증이 사라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심하면 6개월도 걸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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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전혀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시는 아버지에게 있다. 

아픈것도 알겠고 불편한 것도 알겠는데 하루종일 본인이 생각했을 때 가장 편한 그 옆으로 옹송그려 누운 그 자세에서 한치의 변화도 없이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신다. 

정말 욕창이 생길까봐 두려울 정도니까. 

그래서 아프고 불편해도 바로 누워서 다리도 뻗어 보고 다른 자세로 바꿔도 보라고 이야기 하지만 전혀 그럴 마음이 없는 상황. 

거기에 이런 저런 일들을 나에게 시키신다. 

불편하니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일을 시킬 때 말씀이 점점 거슬린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버지만 바라보고 있기를 바라는 그 뉘앙스. 

하루에 열두번 전화해서 이것 좀 해라. 저것 좀 알아봐라. 이것 좀 처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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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나도 직장을 다니고 있고 일이 있고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 정기적으로 만나는 모임도 있고. 

거기에 딸아이 문제로 서울도 다녀 와야 하는데 서울에 왜 가냐? 왜 그리 오래 가 있냐? 

편찮으시기 전부터 예정되었고 설명을 했던 부분인데 그 부분은 싹 잊어 버리고 본인만 바라 보라고만 요구하신다. 

친정엄마는 친정엄마대로 편찮으시 아버지 병수발 하기 힘드니 나에게 이런 저런 투정들. 

모든게 이해가 되지만 며칠 지나지 않은 이 상황에 점점 숨이 막힌다. 

아프니 이해가 되고 수발하는 것이 힘든것 아니 이해가 되지만 그 모든것들을 내가 받아 완충시키려니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내가 지쳐가는 기분이다. 

사소한 것 하나 하나 다 해 드려야 하는 상황에 이런저런 불만도 들어주고 맞장구 쳐 줘야 하는상황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정말 백만번 이해가 된다. 

며칠되지 않은 이 순간에도 벌써 난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니까. 

왜 나만 이렇게 부모님께 알달복달이냐고 묻는다면 둘째는 미국으로 이민을 간 상황이라 힘들고 근처에 사는 막내는 간호사라 교대근무로 본인 컨디션 챙기기에도 바쁘다. 

거기에 조카까지 돌보는 동생에게 부모님까지 맡길 수는 없는 상황. 

이대로 쭈욱 가다가 정말 지치면 어쩔 수 없이 동생에게 잠시 미뤄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듯 싶기는 하다. 

답답한 마음에 들어 줄 사람도 없고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 하는 내용들이니 이 곳에서 넋두리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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