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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성공한 묘생의 길고양이 곽두팔

by 혼자주저리 2022.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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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건물 한 켠에 길고양이 한마리가 살고 있다. 

이름은 주변 대학생들이 곽두팔이라 지어서 다들 두팔이라 부른다. 

주변의 대학생들이 얼마나 이뻐하는지 등을 보면 학생들이 쓰다듬어 생간 아주 윤기 좔좔 흐르는 털이 길을 만들고 있기도 하다. 

무엇때문인지 몰라도 위 사진을 찍었을 때 두팔이 얼굴이 부어 있었다. 

특히 한쪽 눈이 부어서 문제가 있나 싶기도 했었지만 진물이 흐르거나 하지는 않았고 두팔이도 크게 힘들어 하는 기색은 아니었다. 

저 상태로도 얼마나 잘 다니는지.

여기서 보였다가 잠시 후 다른 곳에서 보이는 그 만의 구역내에서는 확실하게 편한 움직임으로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저렇게 부었던 이유가 무언지는 몰라도 곤충이나 벌에 쏘였거나 영역 싸움의 여파일듯 한데 아무래도 영역 싸움의 여파로는 너무 깔끔하게 부어 있는거라 곤충이나 벌에 쏘인것 같기는 했다. 

영역은 확실히 지키는 두팔이를 케어 해 주는 캣맘이 생겼다.

아직 누가 이렇게 성심껏 케어 하는지 모르고 있지만 전 보스가 발령 받아 오자 마자 구입해 주라고 했던 작은 캣타워에 방석이 깔렸고 며칠 뒤 이름이 적힌 켄넬이 들어 왔으며 그뒤로 물과 사료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들어왔다. 

그 그릇도 처음에는 바닥에 놓여있다가 며칠 뒤에는 작은 나무 탁자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었다. 

깨끗한 물과 사료가 주기적으로 채워지고 사료 테이블 앞에는 깔개도 하나 깔렸다. 

청소용 칫솔까지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두팔이의 집이다. 

한쪽에는 작은 아이스박스에 두팔이의 식량 여유분도 들어 가 있는 듯 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요즘 두팔이가 부럽다는 생각도 가끔 한다. 

해가 잘 드는 따뜻한 곳에서 낮잠을 자는 두팔이가 세상 제일 마음 편해 보이기도 한다. 

길지 않은 묘생에서 요즘이 두팔이는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대학교 학기가 시작되면 주변 대학생들에게 츄르를 엄청 얻어 먹고 다녔는데 방학이면 학생들이 없으니 먹을 것이 없어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대학교 개강하면 윤기가 좔좔 흐르다가 방학하면 살이 빠지는 생활을 하던 두팔이가 요즘은 정기적으로 사료가 있으니 먹을 걱정을 할 필요는 없으니까. 

아마 두팔이가 이 근처에서 살면서 대학의 방학 기간이 가장 힘든 시기가 아니었을까. 

우연찮게 두팔이가 물을 먹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길고양이들이 보통 수분 부족이 심각해서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던데 두팔이는 그런 걱정은 없을 듯 싶다. 

이렇게 제대로 된 음수대가 생기기 전에 사무실 직원이 작은 그릇에 생수를 담아 주면 바로 담은 물은 먹는데 전날 미리 담아 뒀던 물은 먹지 않던 두팔이였다. 

캔도 입맛에 맞는 것만 골라 먹는 길냥이 중에서도 꽤나 고급진 입맛을 가진 녀석이기도 했다.

사무실 직원들이 캔을 이것 저것 가지고와서 따서 주면 한두입 먹다가 외면 당하는 것들이 많았으니까. 

두팔이가 사료는 꾸준히 잘 먹는것 같다. 

매일 한 두번 이 곳을 지나며 살펴 보니 사료가 조금 줄었다가 완전히 비어 있고 다음날 가 보면 다시 사료가 채워져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두팔이를 돌보는 캣맘이 누군지 몰라도 정말 정성을 쏟고 있다는 걸 알수 있었다. 

그런 세심한 돌봄을 받는 두팔이가 묘생 성공한 듯.

요즘 스트레스가 많은 나로서는 부럽다는 생각만 하고 있는 찌질이가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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