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어야 함에도 더웠던 날들이 계속되다 갑자기 추워졌던 지난 달 주말 오후 우울해 하는 나에게 동생이 급 드라이브겸 산책을 제안했다.
조카와 함께 오후에 바람쐬러 갈 예정인데 같이가자는 말에 여름에는 입기에 소재가 답답했던 반팔 원피스를 입고 무작정 따라 나섰다.
그리고 추워서 후회하고 동생 차에 있던 숄로 둘둘 감고 돌아 다녔던 산책하기 좋은 공원에 대해 이제야 써 본다.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공원
전화 : 054-372-5500
주소 : 경북 청도군 청도읍 새마을1길 34(신도리 18-2)
새마을운동 발상지 기념공원은 유아, 어린이, 초중고교생, 가족, 외국인, 일반인 관람객들이 스토리텔링을 통해 구성된 새마을운동의 탄생배경, 발전단계, 우리나라 발전에 미친 영향, 성과, 최근 경향 등을 확인해 볼 수 있고, 또 서로 함께 어울리면서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차로 한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공원은 입구에서 차량에 탄 채로 입장료를 계산해야 했다.
동생차에 실려 왔음에도 입장료도 동생이 계산해서 얼마였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도 성인 2,000원이었던 것 같다.
공원을 돌아보면 공원자체가 마을과 함께 조성이 되어 있었는데 아마도 마을 주민의 차량은 등록해서 자유로이 출입이 가능할 것 같은데 그들의 지인들이 방문할 때는 입장료를 내거나 따로 미리 방문 신청을 하거나 하는 불편이 있지 않을까 싶기는 했다.
공원 안에 마을이 있다는 걸 몰랐을 때는 차에서 내려 따로 매표소에 가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는 생각만 했었다.
처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만나는 대통령전용열차는 영화속에서 보던 일등석칸이 있는 그런 차량이었다.
화장실도 삭막한 스테인레스 변기나 세면대도 아니었고 타일이 붙어 있어 화장실 특유의 느낌이 있었다.
잠을 자는 칸의 침대는 킹사이즈보다 더 커 보이는 침대가 있어서 이동 중 잠자기에도 나쁘지 않을 듯 했다.
그러고 보니 해랑관광열차를 이용해서 우리나라 외곽을 한바퀴 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아직은 선뜻 내키지는 않는다.
항상 뭔가를 보면 삼천포로 빠지는 이 의식의 흐름이란.
이 공원의 자리가 원래 역이 있던 자리였는지 아니면 이전을 해서 복원한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신거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고 내부의 정겨워 보이는 모습은 새록새록 추억을 되새기도록 한다.
그런데 내 기억속에 저런 운임표와 시각표가 붙어있던 역이 남아 있던가 싶기도 하지만 복고? 레트로? 감성은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역사 옆으로 작은 연못과 구름다리가 있었는데 아기자기 조성이 잘 되어 있었다.
아마도 날씨가 춥지 않았다면 멍하니 바라보기 좋은 그런 느낌이랄까.
조카는 구름다리를 몇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르겠다.
신거 역사 옆으로 작은 연못이 있고 그 연못 옆에는 신도 정미소가 있다.
내부에는 쌀에 대한 전시가 조금 있고 정미소의 기계나 설치에 대한 전시도 있었다.
관람 구역이 크고 넓지는 않았지만 조카와 함께 둘러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물론 조카는 그냥 스쳐 지나가기는 했지만.
정미소 앞 작은 도로 건너편에는 신도교복사가 있다.
이곳은 전시장은 아니고 교복대여를 해 주는 곳이다.
굳이 교복까지 대여할 마음은 없었기에 그냥 지나갔지만 친구들과 좋은 날씨에 방문한다면 재미로 교복을 입고 다녀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었다.
입구쪽 공원에서 차를 타고 테마파크 쪽으로 이동을 했다.
우리는 테마파크라고 해서 꽤 넓은 놀이터 같은 공간이 있을 줄 알고 학교 앞까지 이동해 주차를 했는데 차로 지나온 그 곳을 모두 통틀어 테마파크 라고 명칭 한다는 걸 알았다.
즉 우리는 동선이 꼬인 것이다.
아래부터 차근차근 보고 올라 오거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보는 것이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면서 보는게 더 좋을 듯 싶기는 했다.
우리는 아래 보고 위로 와서 중간을 보고 다시 맨 위의 학교를 보고 마지막으로 입구 공원에 가까이 있던 전시관을 돌아보느라 동선이 제대로 꼬였었다.
이 공원의 설정샷이 가장 많이 나오는 포토 스팟은 오른쪽 사진의 손가락 모양인걸로 알고 있다.
사진을 찍을 때 손이 저 인생샷이라는 글자를 잡는 것 처럼 해서 찍으면 예브게 나오는데 나도 찍어봤다.
결론은 사진은 이쁘지만 내 손이 이쁘지 않아서 블로그 올리는 건 포기를 했다.
이 길의 가 즉 초록색 언덕의 아랫부분에 레터링 간판들이 서 있는데 그 중 마음에 쏙 드는 문구도 있었다.
이건 따로 할 말은 없지만 사진만이라도 포스팅 해 보고 싶다.
언제 할 지 모른다는 것이 미지수이다.
그 옛날의 슈퍼마켓이었던 구판장.
내부에는 오락기도 레트로 오락기도 있고 매대 모양을 재현 해 놓기도 했다.
오래된 브라운관 텔레비젼과 다이얼 전화기까지.
오락기를 위한 동전교환기도 있었는데 난 아무생각없이 따라 나선 터라 지갑이 없었고 동생도 지갑을 차에서 가지고 오지 않아서 오락을 하고 싶어하던 조카는 아쉬움에 뒤돌아 나간 곳이기도 하다.
왕대포집도 내부에 재현을 잘 해 둔것 같은데 오락기에 마음 상한 조카가 먼저 내려가는 바람에 대포집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구판장이랑 대포집 아래에는 넓은 공간이 있었고 그 공간을 둘러싼 벽에는 새마을 운동의 순간을 기록한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그 앞에는 조형물로 새마을 운동을 할 때 당시의 모습이 재현된 동상들이 있었다.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했던 새마을 운동.
어설프지만 노력했던 그들의 움직임이 동상으로 어느정도 표현이 되는 듯 싶었다.
벽 속 사진에서 찾은 입간판의 모습이다.
저 입간판은 어렴풋이 내 기억속에도 남아 있다.
특히나 저 곳을 돌아보며 내가 중얼거린 새마을 노래는 정말 기억을 새록새록 쏟아나게 만들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고
푸른동산 만들어 알뜰살뜰 다듬세.
살기 좋은 내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서로서로 도와서 땀흘려서 일하고
소득증대 힘써서 부자마을 만드쎄.
살기좋은 내마을 우리 힘으로 만드세.
새마을 노래는 음은 기억 나는데 가사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그것도 일절은 그럭저럭 비슷한 가사가 생각나는데 2절, 3절은 전혀 모르겠기에 찾아 봤다.
2절은 첫구절만 기억에 남아 있는 듯 하고 3절은 아예 기억이 없었다.
내가 어릴 때 저 노래 시시때때로 들었던 것 같은데.
학교 옆의 건물이었던 것 같다.
내부에는 그 당시의 실생활을 재현해 둔 모형들이 사실감있게 전시되어 있었다.
조카는 푸세식 화장실의 내부 짚위에 올려진 덩에 꺄아악 거리고 동생이랑 나는 기억속에서 있었던 옛날을 추억해 봤다.
동생은 기억에 없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릴때 살았던 집은 스레트 지붕이었다.
지금이야 스레트 지붕을 찾을 수 없지만 그때는 대부분 물결 모양의 스레트 지붕이었고 마당 뒤쪽에 있던 푸세식 화장실이었다.
텔레비젼도 아래에 다리가 있었기에 TV장은 필요가 없었고 브라운관 앞을 가려주는 문도 텔레비젼 자체에 달려 있었다.
아마 흑백 텔레비젼이었던 걸로 기억을 한다.
동생에게는 거의 없는 기억이 나에게는 제법 많이 남아 있었다.
내가 국민학교에 다닐 때 저런 포스터 그리기 대회도 있었고 학교에서 때마다 포스터 그리기 숙제를 내 줬었다.
겨울이 오면 불조심 포스터를 그려야 했고 반공 포스터도 그려야 했고.
그런데 쥐잡기나 식량증산에 대한 내용을 그려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또한 교실 안 난로에 도시락을 데워 먹은 기억도 없다.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에서는 저렇게 난로를 가운데 두고 띄워 앉을 만큼 공간이 넓지 못했다.
3학년까지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했고 한 반에 6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었으니까.
학교 뒤편의 감나무에서 떨어진 홍시도 몇개 주웠다.
선명한 색상이 너무 이뻤지만 흙바닥에 바로 떨어 진 거라 먹지는 못했다.
청도라 그런지 감나무는 정말 많았다.
전시관을 가장 마지막으로 돌아보고 나왔다.
전시관의 경우도 전시가 꽤 잘되어 있었지만 조카의 관심을 끌만한 것은 없었다.
전시관 한 켠에 붙어 있던 포스터 내용을 보면서 또다시 추억이 방울방울.
국민학교 시절 기생충 때문에 학교에서 변검사도 정기적으로 했었던 내용과 불온삐라라는 단어가 주는 반공교육.
난 한번도 불온 삐라를 본 적이 없지만 학교에서 배운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산아제한에 관한 캠페인도 생각나는 걸 보면 난 정말 나이를 많이 먹었구나 싶기도 했다.
조카에게는 재미있기도 하고 그닥 흥미가 없기도 한 공간이었다.
마당에 그려진 사방치기 그림위에서 제법 놀고 할 때는 즐거웠지만 전시관 내용은 흥미가 없는 그런곳.
학교 내에 키즈카페같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1~7세까지 이용이 가능하고 이용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조카는 8살이라 이용 못 했다는 것.
공원을 돌아보면서 느낀 건 산책삼아 돌아보기 좋다는 것이었고 어린 아이들 체험보다는 어르신들이 추억을 생각하기 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었다.
다음에 날이 좋으면 부모님 모시고 한번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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