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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그때는 어땠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by 혼자주저리 2021.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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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점심시간이 되면 우리는 보스, 팀장, 사무실 직원들 모두 같이 구내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각자 식판에 먹을 음식들을 담거나 배식받아서 적당한 테이블에 마주 앉거나 옆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보스의 식사 패턴에 따라 허겁지겁 먹어야 하는 때도 있었고 보스가 적당히 우리들에게 식사 속도를 맞춰 주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는 점심 외식도 쉽지 않아서 보스나 팀장 특히 보스가 점심때 외부 약속이 있어야 우리끼리 식사를 나갈 기회를 만들 수 있기도 했었다. 

보스랑 팀장만 식당에서 밥 먹으라 하고 우리끼리 나가서 외식하는 건 불편했었으니까. 

보스나 팀장이 외부에 점심 약속이 있어서 나가는 날은 편하게 우리끼리 점심을 먹어도 되는 날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보스까지 데리고 외부에 밥 먹으러 나가야 하는데 그건 좀 불편했으니까. 

물론 개인적으로 점심 약속이 있는 경우는 빠질 수 있지만 대부분 그냥 같이 어우러져 점심을 먹었었더랬다. 

식당 테이블은 4인용인데 2명이 마주봐야 하는 테이블이었다. 

그 테이블이 공간에 따라 2개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고 1개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 

테이블은 식판 4개를 올리면 그 식판들 사이에 공간이 아주 조금 남아서 적당히 밥 먹기 좋게 최적화 된 그런 테이블이었다. 

COVID가 창궐하고 부터 구내 식당은 4인용 테이블에 1인이 앉도록 했다. 

방향은 마주 보지 않도록 모두 한 방향으로 보고 앉아야 하는데 COVID초창기에 가림막을 두고 앉을 때 보다 훨씬 쾌적하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식당 좌석 부족으로 난리가 났을 테지만 COVID로 인해 재택이 많다보니 식당 이용 인원도 줄어서 회전율이 높아 지는 것 빼고는 이용에 나쁘지 않다. 

이렇게 2년을 먹고 나니 갑자기 예전에 보스 등 사람들이랑 마주 앉아서 어떻게 밥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그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보스와 함께 같은 테이블에서 마주 보고 앉아 식판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밥을 먹는다는 생각을 하면 불편함에 밥이 제대로 넘어갈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정말 2년 전의 일인데 그때 어떻게 밥을 먹었는지 그 분위기가 어땠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고 지금처럼 각자 테이블에서 대화 없이 각자 밥만 먹고 일어나면 되는 지금이 너무도 편한것 같다. 

밥은 어떤 분위기로 어떻게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밥을 먹는 속도가 달랐을 때 다 먹고 나서도 앉아서 서로 기다렸던 건 기억이 난다. 

또한 보스가 배식을 늦게 받아서 테이블에 와서 자리 잡고 앉아서 밥을 먼저 먹을 때 까지 숟가락을 들지 않고 기다린 것도 기억이 난다. 

지금 그렇게 하라면 너무 불편해서 밥이나 제대로 넘어갈까 싶기도 하다. 

요즘은 백신 접종률도 높아지고 있고 위드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만약 위드 코로나로 전환 되면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늘어 날 거고 그러면 테이블에 두명씩 앉아야 할 경우도 생길 거다. 

따지고 보면 지금도 외부 식당에서는 4명까지 한 테이블에서 식사가 가능하니 구내 식당도 한 테이블에 4명씩 앉아 밥을 먹게 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보스랑 같이 밥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불편해 불편해. 

COVID까 어서 빨리 끝나기를 바라지만 이런 불편도 있네. 

올해 말이면 지금의 보스는 정년퇴직이다. 

다음에 오는 보스는 구내 식당 이용을 하지 않고 외부로 식사 나가는 분이면 좋겠다. 

점심 한끼 먹는것이 불편해 지더라도 COVID는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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