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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상영물

잔잔한 감동 넷플릭스 영화 "리틀 포레스트"

by 혼자주저리 202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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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고 나서 카모메 식당과 연관되어 생각나는 영화인 리틀 포레스트를 안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카모메 식당을 보고 살짝 실망을 했기에 큰 기대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개봉 : 2018년 02월 28일

감독 : 임순례

각본 : 황성구

출연 : 김태리(혜원) 류준열(재하) 진기주(은숙) 문소리(혜원모) 전국향(고모) 장재희(어린 혜원) 박원상(우체부)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

영화가 개봉 하고 얼마 후 부터 계속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영화에 나온 음식에 관한 내용도 있었고 전반적인 이야기도 있었고 대부분 평이 좋았다. 

대체적으로 평이 좋은 영화가 나랑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기에 여태 보기를 망설였었다.

넷플릭스에 목록이 있는 걸 보고도 그냥 찜만 해 두고 모른척 외면 했었던 날들이었다. 

다른 사람들 다 봤으니 나도 봐야 한다는 의무감은 없었은까. 

앞서 봤던 카모메 식당과는 상당히 다른 결을 가진 영화였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 영화에 나왔던 음식들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접했기에 고정관념이 잡혀 있었던 것 같다. 

카모메 식당에서도 그렇고 리틀 포레스트도 그렇고 음식의 비중을 크게 잡았던 것 같은데 음식을 조명하는 시선이 두 영화에서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두 영화 모두 음식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지만 보는 사람의 시각의 차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문화의 차이였을까. 

리틀 포레스트는 따뜻한 눈으로 혜원에게 동화되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혜원에게 사회란 도시란 어떤 곳이었을까? 

인스턴트 음식으로 배불리 먹음에도 허기가 진다는 말이 너무도 가슴에 와 닿았다. 

쓸쓸한 시골에서 혼자 밥을 해 먹지만 외롭지 않은 시간들. 

혜원에게 고향집은 진정한 안식처였다. 

그녀의 엄마가 혜원이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시간을 들여 추억을 만들어 준 이유를 영화를 보면서 알 것 같기도 했다.

범상치 않은 혜원의 엄마는 혜원이 수능을 치자말자 제대로 된 인사 없이 집을 떠난다. 

편지를 남겨 놓기는 했지만 그 편지가 혜원에게는 더욱 더 큰 상실감을 줬다는 걸 그녀는 알까. 

물론 도시의 삶에서 지쳐 고향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난 다음의 혜원은 엄마를 이해하게 되지만 과연 혜원의 엄마는 딸을 그렇게 두고 갈 수 밖에 없었던 걸까 한참을 생각했다.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나서는 힘든 여정이었을까? 

아니면 혜원이 그녀를 끝까지 이해하지 않고 그녀를 따라올 것에 대한 부담감이었을까.

혜원을 이 곳에 뿌리내리게 했던 엄마의 모습을 생각하면 딸에게도 충분히 이해와 여유를 줄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에게는 난해한 질문일 뿐이었다. 

혜원의 시골 생활은 마냥 외롭지는 않았다. 

좋은 친구들이 있었고 그 친구들과 좋을때도 툭탁툭탁 거리면서도 그들은 시골의 생활을 누린다. 

주로 혜원이 음식을 만들고 두 친구가 방문해서 같이 즐거운 시간을 만드는 관계. 

무심한 듯 툭 던지는 말에 무게가 있고 잔소리를 하는데도 정이 있다. 

뭔가 서로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관계였다. 

영화에 많은 음식들이 등장을 한다. 

그 중에서 가장 유심히 봤던 건 역시나 보늬밤이었던 것 같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보늬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니까. 

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먹고 싶었던 건 눈 속에 얼어있던 배추를 뜯어서 끓인 시락국과 배추전이었다. 

겨울 눈 속에서 단맛은 최대로 올랐을 배추는 감미료를 전혀 넣지 않아도 단 맛이 극대화 되어 있었을 거니까. 

영화 속에서는 시골의 생활이 무조건 모든 것이 다 좋았다고는 나오지 않는다. 

비가 많이 와서 토마토 농사가 실패하는 것도 나오고 태풍에 논의 벼가 쓰러지고 사과가 떨어지는 내용도 나온다. 

거기다 혜원이 고모를 도와서 쓰러진 벼를 세우고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 장면이나 모심기를 위해 논에서 이틀거리는 모습등 상세하지는 않지만 어려움도 살짝 비춘다. 

귀농의 생활이 마냥 좋다고 나오지 않아서 더 좋았던 걸까? 

직접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농사라는 것이 마냥 즐겁고 쉽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시골의 생활을 잠시 떠난 혜원은 서울에서 무엇을 정리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없었다. 

임용고시를 다시 쳤던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음이 풍족했던 고향집을 떠나서 굳이 서울에서 제법 긴 시간 정리를 했다는 것에 속물적이고 현실적인 난 임용고시를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임용고시에 대한 결과는 굳이 없어도 되었다. 

다시 돌아 온 혜원의 표정은 처음 고향집을 찾았을때보다 밝고 후련했으니까. 

영화는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있었다. 

특이할 만한 사건이 없어도 잔잔하게 시간을 흘려 보낼 수 있는 영화를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한번이나 두번 아니면 더 많이 다시 보기를 해도 괜찮을 듯한 영화로 기억에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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