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고 거래 앱으로 와플팬 구입하기

크로플이 한참 인기를 얻고 있을 때 와플팬을 구입하고 싶었다. 

전기를 사용하는 와플메이커는 세척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선뜻 구입을 할 수가 없었고 직화로 사용 가능한 와플팬을 구입하려는데 종류가 너무 많았다. 

이것 저것 비교하고 또 비교하다보니 어느 순간 크로플에 대한 열망도 식었다. 

이러니 굳이 정가를 주고 배송비까지 주면서 와플팬을 사야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그래서 지역 중고 거래 앱으로 유명한 당*에 와플팬으로 검색어 입력을 해 뒀다. 

알림이 뜨자 마자 들어가 보면 괜찮다 싶은 건 대부분 벌써 거래 중. 

몇달을 그렇게 버티다가 알림도 거의 울리지 않고 굳이 애써 살 필요도 없을 것 같아서 잊어 버리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울린 알림에 들어갔는데 와플팬이 떠 있었다. 

총 세번을 사용했고 이제 사용하지 않아서 7천원에 판다고 적혀 있었다. 

일단 구매 의향을 밝혀 놓고 검색을 했다. 

판매자 분이 구입했을 때 보다는 가격이 떨어져서 인터넷으로 배송비 별도로 9900원에 살 수 있는 제품이었다. 

여기에 배송비 붙으면 12500원에서 13000원 정도이니 7천원이면 그냥 저냥 적당하다 싶어 약속을 잡았다. 

첫 약속은 판매자가 집에 오는 시간대와 장소를 맞췄다.

저녁 9시 경이 좋다고 했는데 다행히 나도 이 날 내 차의 시트커버 교체를 위해 약속이 되어 있던 날이라 9시면 좋았고 장소도 시트커버를 교체하고 난 다음 우리집으로 가는 중간이라 딱 좋았다. 

약속날 퇴근을 하고 시트커버를 교체하고 있는데 판매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본인의 일이 늦어 질 것 같으니 장소를 바꾸자고 하더라. 

바꾸자고 한 장소는 번화가로 정차나 주차가 쉬운 곳이 아니라 유료 주차장에 차를 넣어야 하는 곳이고 나도 조금 둘러서 가야 하는 곳이었다. 

유료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판매자에게 주차장에 주차를 했고 약속 장소로 간다고 했다. 

현재 위치가 어디쯤이라는 문자도 남겨서 장소 까지는 몇분 정도 걸리는 지 충분히 예상이 되는 지점이었다. 

장소에 갔더니 판매자는 없었고 장소도 넓어서 중간 즈음 서서 한참을 기다려 판매자를 만났다. 

장소를 바꿔서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 

이 정도면 주차비 천원 정도는 빼 줘도 되는 건데 약속했던 7천원을 모두 받아 가더라. 

그럴 수 있지 싶었다. 

그럼에도 뭔가 씁쓸한 느낌. 내가 주차비 정도는 빼 달라고 요구했었어야 했나 보다. 

와플팬의 상태는 깔끔하니 좋았다. 

상태가 좋은 것을 확인하자 판매자에게 서운 했던 감정도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위 아래 팬이 분리가 되면 더 좋았겠지만 저렴한 팬이라 이 정도면 충분하다 싶기도 하다. 

문제는 구입해서 넣어두고 시간이 꽤 흘렀지만 아직도 한번을 사용해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와 크로와상 생지를 구입하는 것도 귀찮고 그닥 끌리지도 않는 상황이니까. 

난 왜 굳이 중고로 와플팬을 구입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괜한 욕심이었던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