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도 훨씬 전 직장에서 식당 여사님들이 압력밥솥으로 구운계란을 만들어 먹어보라고 두개 주신 적이 있었다.
듣기만 하고 직접 보지는 못했던 구운계란 만들기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오쿠로 구운계란 만들기만 가능한 줄 알았으니까.
이때 처음 압력밥솥을 진짜 만들어 진다는 걸 알게되었고 그 찰라 친정 아버지께서 오골계란을 한판 주셨기에 기존에 있던 특란을 구워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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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실패하면 밥솥이 망가질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집에는 예전에 사용하던 밥솥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잘 가지고 있었으니 그 밥솥에 구운계란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냉장고에 있던 특란을 대부분 30분에서 한시간 정도 실온에 꺼내 두어 온도를 높인다고 하던데 난 전날 저녁에 꺼내 놓고 다음날 저녁에 만들었다.
실온에서 하루를 방치했서 계란의 온도는 확실하게 올라가 있었다.
계란의 온도가 찰 경우 구운 계란을 만드는 과정에 껍질이 깨지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계란의 온도를 실온으로 올리는 것이 제일 좋다.
계란은 일단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 준 다음 식초물에 5분 정도 담궈 다시 헹궈주면 좋다.
계란을 다 씻었으면 압력밥솥에 물 200ml를 넣고 소금을 적당히 많이 넣어 주고 다시마를 깔아 준다.
오래 사용한 압력 밥솥이라 바닥이 지저분해서 다시마 사진은 작게 작게 잘랐다.
바닥이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서.
소금의 양은 넉넉히 넣어줘도 계란이 짜 지지는 않을 듯 했다.
그냥 툭툭 털어 넣었다.
다시마가 밑에 깔리도록 계란을 넣어 준다.
씻을 때는 계란을 10개 준비했는데 이리저리 넣어도 9개 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나마 하나는 세로로 세워서 9개다.
만약 다른 계란들도 세우면 총 10개가 들어 갈 것 같은데 그 정도로 정교한 작업은 혼자 무리기에 9개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 상태로 뚜껑을 닫고 쎈 불로 시작해서 압력추가 위로 쏟아 오르면서 치이익 소리가 날 즈음이면 약한 불로 줄인 후 30~40분 동안 가열하면 된다고 들었다.
쎈불로 가열하다가 압력추가 위로 올라오고 치익 소리가 나자마자 아주아주 약한 불로 줄이고 50분을 가열했다.
한시간을 채우고 싶었는데 혹시나 안에서 터지고 난리 났을 까봐 50분에 불을 껐다.
불을 끄고 난 다음에 밥솥의 압력이 자동으로 다 빠질때까지 기다린 다음 뚜껑을 열면 된다.
처음 뚜겅을 열었을 때의 밥 솥 안의 모양.
내가 처음 넣었던 그 모양 그대로 있었다.
심지어 세워서 넣었던 그 하나는 그대로 세워져 있었다.
실온에 오래 둬서 그런지 깨진 계란 하나 없이 잘 만들어 진 것 같았다. 일단은.
밥 솥에서 밖으로 꺼냈다.
처음에는 밥솥 김이 빠지고 한참 있었고 뚜껑 열고도 제법 시간이 지났기에 그냥 손으로 꺼내도 될 줄 알았다.
하나를 꺼내려고 손을 넣었다가 놀라서 도로 손을 빼고 집게를 이용해서 계란을 꺼냈다.
생각보다 식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나 보다.
뜨거우니 다들 계란 꺼낼 때는 집게나 장갑등 도구를 이용하기를.
실온에 제법 오래 둔 것 같은 생각에 껍질을 까 보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도 내 급한 성격의 하나였다.
충분히 식지 않았는지 껍질을 까다가 위 사진 정도만 까다가 뜨거워서 그냥 손에서 놔야 했다.
계란이 식는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빨리 까서 내부를 보고 싶은 급한 마음에 까다 식히다 까다 식히다를 반복하면서 결국 껍질을 다 깠다.
얇은 막을 깔끔하게 제거하고 싶은데 뜨거움은 계속 남아있어서 거 막은 결국 제거 못했다.
구운 계란의 색은 정말 잘 나왔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색이 골고루 갈색이 아닌 흰 부분과 갈색이 된 부분이 있는 상태로 구워진 사진들을 제법 봤는데 이리봐도 저리봐도 골고루 갈색이 잘 나온 상태였다.
반으로 잘라보니 내부도 갈색으로 잘 구워져 있어서 아주 만족을 했다.
먹었을 때 구운 계란 특유의 쫄깃한 식감도 좋았고 아주 아주 약하게 간이 되어서 소금등이 필요 없이 그냥 먹어지는 것도 좋았다.
아마도 편의점에 판매되는 감동란보다 덜 짠 것 같다.
감동란은 아주 예전에 한번 먹어 본 것이 다라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
이렇게 구운 계란은 진짜 충분히 식힌 다음 냉장보관을 하면 일주일 정도는 두고 먹을 수 있다.
감동란이나 시판 구운계란의 경우 유통기한이 길던데 이건 집에서 만든거라 보관을 어느 정도 해야 할 지 정확히 모르니 그냥 안전하게 일주일 내로 먹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삶은 계란보다 맛있으니 다음에도 구운계란을 만들어야겠다.
오래된 압력밥솥은 버리지 말고 그냥 놔 둔 채 구운계란이나 열심히 만들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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