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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발아 성공한 아보카도 분양

by 혼자주저리 2021.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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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아보카도 발아에 꽂혔었다. 

그 당시 5개의 씨앗을 발아시키기에 도전했지만 유일하게 하나의 씨앗에서 아보카도 뿌리가 나왔었다. 

나머지는 곰팡이가 피는 바람에 모두 정리하고 뿌리가 나온 그 하나의 아보카도만 제대로 키워보자 싶었다. 

https://bravo1031.tistory.com/1353

 

잘 익은 아보카도 껍질 벗긴 후 발아 시키기

잘 익은 아보카도를 좋아한다. 식물이면서도 크리미하고 고소한 그 맛이 좋은데 식구들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이다. 혼자 먹기위해서 구입을 하지는 않기때문에 가끔 할인 행사를

bravo1031.tistory.com

잘 자라던 아보카도는 화분에 심었고 그 상태로 3~4일마다 물을 주면서 싹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아침에 베란다로 보내서 햇빛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하고 저녁이면 쌀쌀해 지니 집 안으로 들이는 등 내가 여태 키워 온 식물들 중 가장 공을 들인 듯 싶다. 

3월 11일에 싹이 비죽이 올라 온 사진을 찍었다. 

앞서서 싹이 보이는 것도 사진을 찍어 뒀어야 하는데 그때는 사진을 찍는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이만큼 싹이 자라 났을 때 사진을 찍을 생각을 했고 찍은 사진에 날짜를 남겼다. 

발아 시켜서 싹이 올라오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서 그렇지 막상 싹이 올라오니 자라는 속도가 장난 아니게 빨랐다. 

11일 사진과 16일 사진의 차이가 꽤 크게 보이니까. 

끝에는 연한 연두색의 잎이 보일 듯 말 듯 이때부터 사람 애를 태우기 시작했다. 

이때부터는 더욱더 신경써서 날씨 앱을 체크하고 날이 따뜻하면 베란다로 보내고 날이 쌀쌀하면 집 안에서 하루를 보내게 하는 등 꽤 신경을 썼다. 

아보카도가 원래 따뜻한 곳 아니 뜨거운 곳에서 자라는 식물이라 밤의 쌀쌀한 기온도 못 이기지 않을까 꽃샘 추위도 못 견디지 않을까 안절부절 신경을 이 화분 하나에 모두 집중했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잎이 펼쳐졌다. 

작은 화분에 작게 키우는 다육이들이랑 다르게 키가 갑자기 쑤욱 올라와 버렸다. 

이때부터 갑자기 안절부절 내가 과연 이 아보카도를 잘 키울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이 아이에게 필이 꽂혀 있으니 매일 매일 날씨도 확인하고 온도 체크하고 아침에 베란다 냈다가 오후에 들여 오는 등 신경을 쓰지만 이 며칠이 지나면 한달에 한번 다육이 물 줄 때 같이 물 주는 정도만 되지 않을가 싶기도 했다. 

내 손에서 제대로 못 큰다면 그것도 문제라 주변에 이 상황에 대해 알렸다. 

과연 내가 잘 키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내 이야기를 듣던 사무실 직원이 본인이 키워 보겠다고 했다. 

내가 여태 다육이만 키워봤고 그 다육이도 잘 키우고 멋지게 수형을 잡는 것이 아니라 작게 작게 그냥 생명을 유지하는 정도로만 키우는 걸 알고 있으니 키가 엄청 커지는 아보카도는 감당 못 할 거라는 걸 그 직원도 알고 있었다. 

그 직원은 화분도 잘 키우는 편이고 특히 그 직원의 친정 어머니가 식물을 좋아하고 잘 키우는 분이라 키워보겠다는 그 말에 안도감을 느꼈다. 

괜히 책임지지 못 할 일을 시작한 듯 싶다가 다행이라는 생각뿐. 

위 사진을 마지막으로 아보카도는 직원의 집으로 이사를 갔다. 

직원 집에서 놀라울 정도로 잘 크고 있다고 한다. 

키도 너무 쑥쑥 자라고 잎도 아주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3년이상 잘 키워서 아보카도 열매 맺어 보라고 했더니 직원은 웃더라. 

나처럼 뒷감당 못할 인간에게서 발아해서 결국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간 아보카도에게 잠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다음에는 이런 무모한 도전을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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