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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쇼핑

퇴근 후 갑자기 찾아 온 우울과 자괴감에 사 봤던 "풀무원 노엣지피자"

by 혼자주저리 2020.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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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즉 9월 4일 낮에는 괜찮았다. 

퇴근을 하고 집으로 운전을 하는 중 갑자기 자괴감이 찾아왔다. 

내가 왜 이래야 하는가하는 마음. 급 우울해지기 시작했었다. 

이유는 가장 마지막에 적는 걸로. 

요즘 계속 집과 직장만 오가다가 급 차를 돌려 집 근처 슈퍼로 들어갔다. 

그리고 평소 사먹지 않던 냉동 피자 한판을 구입했다. 

사실은 기름기 좔좔 흐르는 치킨이 먹고 싶었더랬다. 

그런데 이 날 하필이면 집에 같이 치킨을 먹어 줄 식구들이 없었다. 

혼자 저녁을 먹어야 하는 날. 

보통 같으면 친정엄마에게 올라가거나 동생네에서 치킨을 먹었을 건데 직장 상황이 코로나에 완벽히 대응이 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 9월 2주까지는 집과 직장만 오가며 자가 격리중이다. 

물론 딸램이야 8월말에 직장 동료의 확진자 접촉 소식에 음성 결과 보자 마자 서울로 올려 보냈지만 그 직원이 두번째 검사에 음성이 나왔음에도 다른 요인들이 있어서 당뇨를 심하게 앓고 있는 친정 엄마와 위암 수술 후 완전히 완치 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전체적으로 체력이 약한 친정 아버지 그리고 유치원 조카가 주로 머무는 친정에 올라 갈 수가 없었다. 

만의 하나 문제가 생기면 우리 친정은 기저 질환으로 난리가 날 수 있는 상황이라 내가 알아서 조심해야한다. 

같이 지내야만 하는 다른 식구야 거기도 직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니 서로 마스크 착용 잘 하면서 지내는 수 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조심하지만 연세 많으신 친정은 피하는게 내 입장에서는 도리였다. 

이러니 혼자서 저녁을 먹어야 하는 날 치킨을 먹기에는 부담스러웠기에 슈퍼를 돌아보다 냉동 피자와 다른 먹거리 조금 사 와서 냉동 피자를 먹기로 했다. 

여러 종류의 피자 중에서 노엣지라는 말에 끌렸다. 

노엣지 피자에서도 불고기 피자와 페퍼로니 콤비네이션이 있었는데 불고기 피자는 당기지 않아서 페퍼로니 피자로 선택했다. 

오뚜기와 CJ 고메 피자도 있던데 이번에 선택은 노엣지라는 단어가 크게 와 닿았던 풀무원으로 결정을 했다. 

문제는 당 함량. 

총 내용량에 대한 당의 함량이 아니라 1회 섭취량에 대한 당의 함량이다. 

즉 총 내용량은 388g인데 1회 섭취량은 150g이란다. 음 이 냉동피자 한판으로 2번을 먹고 아주 조금 남겨야 하는 이상한 분류법이다. 

그냥 절반이 일회섭취량이라고 봤을 때 이 한 판을 기준으로 당은 24g인거고 나트륨은 1400mg이 된다. 

엄청난 양이다. 

하지만 난 이날 그냥 모든 것에 눈을 감기로 했다. 왜? 그냥. 우울하니까!

박스 안의 내용물은 비닐 포장되어 있는 냉동 피자 한판이었다. 

종이 받침도 없이 비닐에 포장된 채였는데 페퍼로니가 한쪽으로 몰려 있었다. 

아마 판매전 냉동실에 세워져 있던 걸 가지고 왔기에 흘러 내렸나 보다. 

비닐은 뜯고 냉동 피자를 접시에 옮겨 담았다. 

처음에는 반만 데울까 싶다가도 그냥 다 먹기로 했다. 

왜? 그냥. 기분이 별로니까!

한쪽에 몰려 있던 페퍼로니도 군데 군데 놔 주고 치즈를 더 올리까 고민하다 차마 그것까지는 하지 않기로 했다. 

양심은 있어야지. 

전자레인지에 6분 돌렸다. 

노엣지라고 하지만 완전히 노엣지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비쥬얼이다. 

피자 도우가 냉동 상태에서 돌려 그런지 힘이 없어서 포크로 잘라 먹어야 했다. 

피자는 손으로 들고 먹는게 제일 맛있는데 이건 손으로 먹기에는 도우의 힘이 너무 없었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한번씩 우울하거나 할 때 혼자 먹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가성비 좋게 먹을 수 있을 듯 싶다. 

맛이 너무 좋아서 또 먹겠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나쁘지 않은 맛의 가성비 좋고 레인지에 돌려 갓 나온 피자 위의 저 기름기와 달짝지근하면서 짭짤한 맛은 우울했던 기분을 한 순간 업 시켜 줄 수 있으니까. 

반으로 나눠 먹을까 싶었던 저 피자를 혼자 한자리에 앉아 다 먹은건 뭐 비밀도 아닌 거고. 

아래 부터는 급 우울해졌던 내용에 대한 넋두리니 개인의 하소연 듣기 싫으신 분은 여기서 나가기 눌러 주시면 됩니다. 

난 작년 5월부터 다이어트와 운동을 조금씩 내 스타일에 맞게 시작을 했다. 

당뇨가 있음을 인지했기에 먹는 걸 좋아하고 많이 먹는 나의 건강을 위해서 처음에는 운동을 시작하고 점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운동량을 늘렸다. 

그러면서 밥은 양껏 먹으면서 간식을 끊었다. 

물론 상황이 간식을 먹어야 할 때가 되면 같이 어울려 먹기도 했지만 혼자서 스스로 찾아 먹지는 않았다. 

그렇게 점점 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운동을 시작하고 음식 조절도 들어갔다. 

작년 11월에는 살도 제법 많이 빠졌고 이때부터는 운동량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올해 6월에 보스가 오면서 인바디 측정을 매달 첫번째 금요일에 해야 했고 그 결과를 보스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받아야 했다. 

내가 몇번을 내 스타일 대로 내 속도에 맞춰 하겠다고 했음에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하던 보스. 

이날도 인바디 측정을 한 날이다. 

물론 체중도 조금 더 줄었고 체지방률도 조금 줄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기쁘지가 않다. 

보스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하는 식이요법이 날 힘들게 했다. 

보스는 이번달에도 성과가 좋지 않으면 나에게 벌금을 물릴 거라고도 했고 화를 많이 낼 거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회식에도 데리고 가지 않을거란다. 

회식 그런건 안가도 된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보스가 날 볼 때 마다 인바디에 관해 묻는 저 상황이 너무도 스트레스다. 

나 혼자 내가 생각한대로 운동하고 식사량 조절하면서 즐겁게 관리를 했다면 인바디 결과를 보면서 굉장히 즐거웠을 건데 이건 강요에 의해 억지로 한거라 너무도 우울해진 거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먹는 것에 대한 고삐를 풀어 버렸다. 

토요일에는 아주 달달하고 진하게 마시멜로까지 띄운 핫 밀크 코코아를 마시고 평소 좋아하지 않던 라면도 끓여서 밥까지 말아먹고 저녁에는 밥 먹은 후 후식으로 복숭아까지 다 챙겨 먹었다. 

일요일에는 밥 먹고 비스킷 먹고 중국집에서 배달 음식 먹고 저녁에는 레토르트 순대볶음까지 먹고 밥을 비벼 먹기까지. 

즐겁게 관리하지 못하니 반작용이 너무 심하다. 

난 그냥 내 스스로 알아서 내 건강관리 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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