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집에 있고 없음의 차이에 따라 반찬의 종류도 차이가 난다.
아이가 있으면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찬이 구성이 되지만 아이가 없으면 반찬류가 참으로 소박해 진다고 해야 할 듯 싶다.
아이가 한달에 한번 꼴로 집에 오면 여러 반찬들을 만들어 먹이고 올라갈 때 싸서 보내면서 남은 찬으로 집에서 며칠 먹는데 이번에는 어른을 위한 찬을 만들었다.
건가지 나물 2종류(2종류라고 말하기 민망하지만)랑 미역줄기볶음이다.
미역줄기는 자연드림에서 구입했던 미역줄기 한 봉이 양이 많아 물에 담궈 소금을 뺀 상태로 냉동해 두었던 것을 사용했다.
건가지도 예전에 친구랑 군산에 놀러갔을 때 구입해 왔던 건가지 한봉을 마지막 털어서 사용했다.
건가지 상태가 좋았고 가격도 집 근처에서 구입하는 것의 절반도 안해서 집에 건가지가 있음에도 구입해왔던 제품이었다.
냉동실에서 자리를 차지하던 건가지를 이번에 한봉 모두 사용해서 두가지 버전으로 나물을 만들었다.
조리 중간 과정을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조리 중 사진을 찍고 과정을 기록하는 건 대단한 듯 하다.
난 그냥 조리 중간에 또는 다 하고 난 다음에 한번씩 기억나면 적는 정도.
건가지는 전날 저녁에 찬물에 미리 담궜다.
뜨거운 물에 불리는 경우도 있고 살짝 데치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에는 찬물에 오래 오래 담궈 불리는 방법을 택했다.
찬물에 담궈놨던 건가지는 다음 날 아침에 살짝 흔들어 씻어 물을 버리고 깨끗한 물에 다시 조금 더 담궜다.
아침을 먹고 난 다음 설겆이까지 끝내고 잠시 쉰 다음에 물에 담겨있는 가지를 건지고 다시 한번 씻었다.
물기를 꼭 짠 다음에 볼에 담고 다진마늘, 다진 대파, 다진 청량고추, 진간장, 국간장, 참기름, 맛술을 넣고 조물조물 무쳤다.
잘 무친 건가지 중 일부를 달군 볶음팬에 넣고 살짝 볶다가 물을 약 100ml정도 넣어서 볶아 준다.
물이 자작자작 졸아 들고 양념이 건 가지에 잘 베었으면 그릇에 덜어내면 된다.
먼저 볶아낸 가지를 그릇에 담고 볶음팬에 남은 건가지 무침을 올린다.
다시 볶다가 물을 이번에는 조금 넉넉하게 150~200ml를 넣어주고 물이 조금 졸아 들면서 양념이 잘 베었다 싶을 때 들깨가루를 크게 세스푼 정도 넣어 볶아 줬다.
물이 다 졸아 들고 양념이 가지와 충분이 어울어지면 그릇에 덜어낸다.
들깨가루의 유무로 가지 나물을 2종류라고 구분지었다.
살짝 민망하지만 들깨가루가 주는 맛의 차이는 있으니 반찬 두가지라고 끝까지 우긴다.
찬물에 오래 불려 볶은 건가지나물은 쫄깃함이 살아 있어 밥과 함께 씹으면 마치 고기를 씹는듯한 식감이 있다.
뜨거운물에 불리거나 데친 건가지보다 쫄깃함이 더 좋아서 시간이 넉넉하다면 찬물에 불려 볶는것을 권하고 싶다.
미역줄기 볶음이야 냉동된 미역줄기를 해동시켜 채친 양파랑 어슷썰기한 청량초를 넣고 마늘향을 올린 기름에 볶으면 되는 거니까.
이렇게 반찬 3가지 만들었다고 식탁앞에서 큰소리 탕탕 친다.
내심 민망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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