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너무 좋다.
작년 같으면 꽃이 예쁘네라는 한번의 감탄으로 끝났을 봄 시즌이었는데 올해는 직장 주변의 꽃들을 아주 열심히 찾아 다녔다.
평소 같으면 지나가다 예쁘군으로 끝났을 벚꽃, 개나리, 동백, 왕벚꽃 그리고 이름 모를 눈에 띄지 않았을 아주아주 작은 풀꽃들까지 살펴보고 사진을 찍었다.
평상시 일상 같았으면 눈에 띄지도 않았을 풀꽃이 이렇게 예쁜지 몰랐었다.
저 청보라의 작은 꽃들이 내 새끼 손톱의 1/10 도 안하는 작은 꽃이라는 걸 아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이름도 모르는 이쁜 풀꽃들이 색감도 모양도 화려하지만 단아한 모습이다.
보라색 제비꽃은 종종 봤지만 흰색 제비꽃은 오랜만이다.
아니 처음이라고 해야 하나?
내 기억을 더듬어도 흰색 제비꽃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주변의 풀꽃에 눈이 띄면서 찾게 된 흰색 제비꽃.
아마도 이런 사소한 변화가 코로나로 인한 순기능인걸까?
주변에 특히 풀이나 자연에 무심하던 내가 아주 상세히 매의 눈으로 살피고 있으니.
코로나로 여행을 못 가고 친구들을 못 만나는 요즘 답답함을 많이 느낀다.
가끔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가 아닌 실외로 콧바람 넣으러 다녀오기는 했지만 그건 정말 그때 뿐이고 답답하다.
한달에 한 두번 모임이 계속 뒤로 밀리고 있고 한달에 한번꼴로 만나던 친구도 서로 눈치만 보고 보자는 이야기를 못한지 오래다.
요즘은 공방에도 나가고 나처럼 답답함을 느끼는 친구와 가끔 만나서 산책도 하지만 역시 평소의 그 활기참을 되찾기는 어려운 듯 싶다.
여행을 가고 싶으면 갈 곳을 검색하고 찾아보고 결국 항공권을 예매하고 일정을 짜고 그 일정에 맞춰 숙소를 예매한다.
그 다음에 숙소에 맞춰 상세 일정을 짜면서 다른 사람의 여행 블로그들을 살피며 꼭 봐야 할 것들을 체크하는 그 모든 일들이 일상에서는 활력이었다.
여행을 가면 즐겁지만 기간이 짧아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2~3달 동안의 설렘은 일상의 활력소였다.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계획하지 못하는 지금은 그 재미가 없어서 답답하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를 돌아 보지만 막상 가지 못한다 싶으면 더 속상한 마음에 그냥 화면을 닫기 일쑤.
여행을 계획하고 싶다.
몇번을 다녀 온 제주도는 나에게 그닥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아니었다.
여행을 즐길 줄 모를 시기에 단체로 다녀 왔었고 그 뒤로는 딸아이 어릴 때 또는 어른들을 모시고 다녀 온 제주 여행은 나에게 피곤하고 힘든 여행으로만 기억이 남았다.
비싼 물가와 더더욱 비싼 관광지 입장료와 내가 아닌 주변인들의 만족도를 위해 찾아다니고 돌아다닌 기억들.
그래서 제주도 여행을 반기지 않았었다.
심지어 신혼여행도 남들 다 가는 해외여행을 마다하고 제주도로 갔었는데도 말이다.
코로나로 해외 여행을 하지 않아야 할 오늘 난 제주 여행을 꿈꾼다.
이번에는 제주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올 수 있기를 바래보며.
오랜만에 항공권을 검색했다.
코로나 여파인지 특가 항공권이 있다.
숙소도 검색을 했다.
숙소도 저렴하다.
뉴스에는 4월말 5월초 제주행 항공권이랑 숙소가 만실이라고 하던데.
4월말 5월초를 살짝 비켜나니 저럼한 항공권에 저렴한 숙소가 있네.
결국 항공권을 예매하고 숙소도 일정을 짜지 않은 채 동, 서, 남으로 한 곳씩 예매했다.
이제 숙소에 맞춰 일정을 짜야지.
이렇게 여행을 계획하며 흥분된 설렘을 느껴본다.
이번 여행에선느 제주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여유있고 행복한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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