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이던 벚꽃들이 날린다.
파란 하늘에 흰 꽃잎들이 소담하게 피어 있는 모습이 참 예뻤는데.
따로 꽃을 찾아 가지 않아도 주변에서 벚꽃 장관을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좋았던 것은 이제 끝나고 날리는 꽃잎과 열매의 지저분함만 남았다.
그럼에도 아직은 아쉬운 벚꽃.
벚꽃과 함께 피어난 내 식욕 또는 식탐은 떨어지는 벚꽃과 함께 사그라 들어야 함에도 갑자기 대 폭발을 일으켰다.
혈당도 잡히지 않고 고공 행진 중이라 걱정스러운데 미칠 것 같은 이 식욕 또는 식탐.
이 느낌을 모르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머리로는 먹지 말아야 하고 참아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미친듯이 먹고 싶은 이 기분.
정말 사람 피가 말리는 기분이다.
대부분 이렇게 다이어트를 실패 하는 거지만.
어지러이 흩어져 모여있는 벚꽃잎 만큼이나 먹고 싶은 것들이 생각나 버렸다.
첫번째로 스콘.
빵 종류 중에서 스콘을 제일 좋아한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파운드케이크.
난 부드럽고 폭신한 빵류보다는 퍼석하고 무거운 느낌의 빵을 좋아 하는 듯.
그런데 갑자기 며칠전부터 스콘이 엄청나게 먹고 싶은 거다.
도톰하게 부풀은 둥근 모양의 스콘은 잘못 잡으면 파스스 부스러진다.
이 따뜻한 스콘위에 달콤한 딸기쨈을 얹어 먹으면 최고인데. 딸기쨈 대신에 부드러운 버터 조합도 좋다.
버터 덩어리 스콘에 버터를 올려 먹으면 열량은 과히 핵폭탄급이지만 그 맛은 정말 말로 표현 못한다.
그 스콘이 먹고 싶어 어제는 눈물이 다 날 정도.
결국 퇴근하고 빵집을 전전했다. 내가 생각했던 그 스콘은 아니라도 세모로 납작하게 만든 스콘을 구입했다.
물론 스콘만 구입하지 않았을 나. 무화과가 첨가된 호밀빵 하나도 구입.
오늘 아침 우유와 버터와 함께 모두 먹었다.
어른 손바닥보다 큰 스콘 두개, 호밀빵.
이 두개를 오늘 아침 모두 먹었다. 버터랑 우유도.
먹으면서도 속이 부대끼고 거북했지만 너무도 먹고 싶었던 것이기에 꾸역 꾸역 먹었다.
부담스럽고 편하지 않았지만 입 안에서의 느낌은 행복했다고 하면 이건 눈물 날 정도로 멍청한 일인데.
내가 오늘 아침 그 짓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부대끼는 내 위장들이여.
두번째로 먹고 싶었던 것이 짜장면에 탕수육.
난 짜장면을 좋아 하지 않는다.
어릴때부터 난 짬뽕을 줄기차게 먹었었다. 그런데 갑자기 짜장면이 먹고 싶다니.
이건 정말 내 몸 속의 호르몬이 이상 현상을 일으킨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평소 좋아 하던 음식이 먹고 싶었다면 모르지만 좋아하지 않던 짜장면이라니.
그래도 이 아이들에 대한 욕구를 참을 수 있다.
세번째로 치킨.
잘먹고 좋아하는 음식이긴 하지만 내가 먼저 먹고 싶다고 이야기 한 적은 거의 없다.
주로 옆에 누군가가 먹자고 말하면 좋다고 맞장구 치면서 잘 먹는 정도?
어떤 치킨이 맛있다고 하면 나중에 기회되면 먹어보자 하고는 기회가 될 때 생각해서 챙겨 먹는 정도이다.
그런데 이게 먹고 싶다.
어떤 브랜드의 어떤 종류의 치킨이 아니라 그냥 막연하게 치킨.
하지만 아직은 주문용 전화번호를 누르지 않을 정도의 먹고 싶음이라.
빨리 이 봄이 지나가면 내 식욕도 억눌러 지려나?
빨리 지나가라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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