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지갑을 본 것은 공방샘에게 의뢰가 들어온 지갑이었다.
인조가죽 즉 레자라고 부르는 소재로 만들어 진 지갑이었는데 의뢰인이 아주 예전에 구입해서 사용하던 지갑인데 요즘 그런 형태의 지갑을 찾을 수 없다고 공방샘에게 똑같이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했다고 했다.
너무 오래 사용해서 레자의 표면이 조각조각 부서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큰 관심이 없었는데 공방 샘이 가죽으로 만드는 것을 보니 의외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한번 만들어 보기로 했다.
원본은 사이즈가 크고 내부 카드칸이 세로도 있는데 난 사이를 살짝 줄이고 세로 카드칸은 없애고 가로 카드칸만 만들었다.


가죽은 내가 가진 것은 아니고 공방샘이 가지고 있던 가죽을 사용했다.
선명한 녹색이 이뻤고 흔하지 않은 스타일의 지갑이라 가죽도 눈에 띄는 것으로 하고 싶었다.
이렇게 선명한 녹색으로 만든 지갑을 흔하게 보지는 못했으니 내 의도와 맞아 떨어진다고 북북 우겨 본다.
세개의 지갑을 만들면서 차이를 준 것은 바느질용 실의 색이었다.
사진으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세개의 지갑이 각각 실 색이 달라서 구분을 할 수 있다.
지갑의 외부 모습은 조금 많이 심심한 편이었다.
지금 봐서는 잠금 단추를 외부로 꺼내서 부착하는 것도 좋았을 것 같았지만 만드는 내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패턴을 만들면서 사이즈를 줄였지만 생각보다 사이즈도 크게 나온 것 같기도 해서 생각을 더 확장하지는 못했었던 것 같다.



이 지갑의 가장 큰 특징은 위의 사진처럼 쭈욱 일렬로 펼쳐진다는 것이다.
보통의 장지갑들은 지폐칸을 만들게 되면 날개를 달고 그 날개로 인해 벽이 생기고 아래는 좁고 위로는 넓어지는 공간이 생긴다.
옆에서 보면 위로 벌어지는 삼각형 모양이 되는데 이 지갑은 그냥 단순하게 쭈욱 늘어진다.
카드칸이 있고 다른 쪽은 동전칸이 있는데 그 모든 것이 일렬로 펼쳐져서 내부를 확인하기 좋다.
아마도 이 부분이 이 지갑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이 점이 내 눈에도 확 꽂혀서 기어코 만들고 말았으니까.



일렬로 쭈욱 펼쳐지는 장지갑이지만 일반적인 보통의 지갑 형태도 가능하다.
옆 날개 부분이 반으로 잘라져서 그 곳에 잠금 장치를 부착해 두었기 때문에 그 잠금 장치를 잠그면 일반적인 지갑의 형태로 바뀐다.
날개의 잠금을 잠그면 안 쪽으로 잠금 되는 부분이 들어오는데 그 부분이 지폐를 넣으면 간이 칸막이처럼 된다.
지폐 사이즈가 작으면 어설픈 칸막이가 도움이 되지 않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을 듯 싶었다.
그리고 뭐니 뭐니 해도 저 칸을 펼쳤다 닫았다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날개에 잠금장치를 해서 잠그고 열고 한다는 생각은 정말 획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카드칸 뒤쪽에도 적당량의 지폐를 넣을 수 있는 칸이 있다.
동전칸 뒤쪽에도 지폐칸이 있다.
요즘은 많은 지폐를 들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저 정도의 지폐칸이면 충분한 편이라고 생각된다.
나 같은 경우는 지폐 외에도 이것저것 자질구레한 것들을 지갑에 넣어 다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갑에 칸이 많은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이렇게 날개를 붙여서 또 공간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정말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사용하는 사람의 편의에 따라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최고로 내 세울 수 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동전칸도 지퍼로 마무리가 되어서 내부의 물건이 흘러내리는 걱정도 없었다.

이 지갑을 만들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두 곳이 있다.
하나는 바느질을 잘못해서 바늘땀이 튄 곳들이 있다.
물론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또 언뜻 눈에 한번 띄면 그 부분이 정말 보기 싫게 계속 다가온다.
주변에서는 만든 사람만 아는 부분이라고 하지만 내 눈에는 너무 잘 띄는 미운 부분이다.
다른 한 부분은 엣지 부분이다.
원래 엣지는 프라이머를 바르고 건조 후 베이스-건조-사포로 문지르기-베이스-건조-사포를 여러번 하면서 가죽과 가죽이 만나서 생긴 틈을 없애야 한다.
그 다음 고운 사포로 매끈하게 면을 만들고 색이 있는 엣지를 올려 말끔하게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이 지갑을 만들 때 엣지 작업이 너무너무 하기 싫었다.
그래서 베이스-건조-사포 구간을 서너번 이상 해야 함에도 단 두번만 하고 마무리를 했고 색 엣지의 경우도 미리 잘 흔들어서 색이 골고루 잘 교반이 되도록 한 다음에 흔들때 생긴 기포가 다 가라 앉으면 올려야 한다.
하지만 기포가 가라 앉기를 기다리는 것이 싫어서 바로 엣지를 올렸고 아주 작은 깊포들이 엣지에서 구멍을 만들었다.
이 또한 아는 사람만 아는 부분인데 난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완료라고 해 버린 건 수정을 할 마음이 전혀 없다는 것 때문이다.
이 지갑을 사포로 문지르고 다시 엣지를 올리는 작업은 더 이상 하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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