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정도를 타고 있던 버스에서 내려 구글 지도가 알려주는대로 걸음을 옮겼다.
아메리칸 빌리지에 대한 기대는 없는 상태였는데 국제거리가 이름과 달리 상점 거리로서의 역활만 있는 것 같아서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기에 아메리칸 빌리지도 마찬가지 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단지 기대 없이 방문하는 이유는 오전에 시간이 많이 남았고 예전에도 못 와본 곳이라 이 참에 가 보자 싶은 마음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구글지도가 알려주는 대로 길을 걷다 보면 색감이 화려한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 있다.
그 곳부터 아메리칸 빌리지가 시작된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아메리칸 빌리지는 1월 후반임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그대로 있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건물 자체의 쨍한 색감이 어우러져서 평소라면 그닥 좋아하지 않았을 분위기의 건물과 거리가 이색적이고 다채롭게 다가오는 곳이기도 했다.
하늘은 너무도 파랗고 높았고 흔하지 보지 못하는 야자수가 가로수로 늘어선 길.
각자의 개성을 마구마구 뿜어내지만 뭔가 잘 어울리는 듯한 건물들.
큰 기대 없이 와서 그런지 이 곳에 오자 말자 처음 든 감상은 생각보다 더 좋구나. 잘 왔다. 였다.
버스정류장에서 쭈욱 길을 따라 오다보면 노란색이 주를 이룬 베니스같은 분위기의 건물과 조형물들이 보인다.
호텔에서 조성한 다리와 호텔 건물 외곽인 듯 한데 쨍한 노란색이 이렇게 이뻐 보일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작은 다리와 가로등, 수로, 난간들이 눈길을 끌면서 사진을 찍기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기도 했다.
하늘과 이어져서 이렇게 이쁠 일이 있는 건가 싶기도 했다.
쨍한 원색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였지만 이 곳은 분위기도 좋고 이쁜 곳이었다.
아메리칸 빌리지(美浜タウンリゾート・アメリカンビレッジ)
주소 : Mihama, Chatan, Nakagami District, Okinawa 904-0115
상점, 레스토랑, 영화관, 관람차가 있는 미국 테마의 대규모 야외 쇼핑몰
https://maps.app.goo.gl/fNjBbHXor8oyf6USA
아메리칸 빌리지 · Mihama, Chatan, Nakagami District, Okinawa 904-0115 일본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난 쇼핑을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아이쇼핑도 그닥 좋아하지 않고 목적이 없이 상점을 들어가서 이것 저것 들여다 보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여행 중 쇼핑몰을 만나도 목적이 있는 상점만 가게 된다.
주로 구입하는 것도 저렴하고 일상 생활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제품들을 구입한다.
그러다보니 오키나와의 국제거리는 너무 기념품샵이 대 놓고 줄을 지어 있어서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다.
이 곳에 오기 전까지 아메리칸 빌리지도 쇼핑을 위한 공간 같아서 오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쇼핑을 위한 곳이라고 안내는 되어 있었지만 이색적인 분위기와 개성을 뽐내는 건물들 때문에 한참을 이곳에 머무르면서 주변을 돌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여타의 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꽤 좋았다.
개성 강한 건물들이 많은 이 곳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아무래도 싱그러움이 가득했던 야자수가 아닐까 싶다.
정확하게 저 가로수들이 야자수인지 잘 모르지만 생긴건 야자수 비슷하게 생겼고 열대 지역의 나무 같으니까.
제주도나 다른 일본 여행에서 중간 중간 봤던 야자수처럼 생긴 나무들은 말라 누렇게 건조된 잎이 붙어 있어서 싱그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나무들이었는데 이 곳은 관리가 잘 되어 있고 기후가 잘 맞아서 그런지 누런색은 없고 초록초록 했다.
이국적인데 싱그러운 나무들과 색감이 진한 건물 그리고 파란하늘이 이루어내는 조화는 눈을 뗄 수 없는 풍경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늦은 오전시간이었지만 아메리칸 빌리지에는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
아마도 현지인과 한국인, 중국인들이 비슷한 비율로 섞여 있는 듯 했다.
사람들은 많아도 번잡 할 정도는 아니었고 각자 그들의 스타일대로 주변을 돌아보고 사진을 찍는데 유명 관광지의 혼란스러움은 거의 볼 수 없었다.
관광지 특유의 설렘은 있지만 흥분은 없는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왜 이곳을 이제야 찾았나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예전에 왔을때 국제거리만 보고 이 곳을 그닥 끌려 하지 않았던 나 자신이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메리칸 빌리지의 주요 상점거리는 해안을 따라 조성이 되어 있었다.
장점 바로 앞에도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이 있었고 그 길에서 두어계단 내려가면 더 넓게 보행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바닷가 쪽으로는 난간이 잘 설치되어 있어서 난간에서 바다를 바라 보는 것도 안전하게 볼 수 있었다.
잠시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가게 앞이 아닌 보행로 쪽의 의자와 탁자에 앉으면 된다.
상점가도 1층은 대부분 커피숍이나 펍 같은 곳이라서 국제거리의 기념품 상점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커피숍이나 펍, 식당 안 쪽으로는 옷이나 기념품들을 판매하는 상점도 있었지만 처음 이 곳에 와서 든 생각은 상점 거리가 아닌 잘 꾸며진 해안 관광지라는 것이었다.
슬슬 걷다가 커피 한잔 마시기 좋은 그런 곳이었다.
상점거리 끝에는 백사장이 있는 해안가로 갈 수 있다.
처음 버스에서 내려 국제거리로 오면서 봤던 노란색의 호텔과 베니스같던 수로를 중심으로 오른쪽은 상점거리였고 왼 쪽은 백사장이 있는 해안가였다.
겨울이라 그런지 물놀이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었지만 물 가에 사람들은 있었다.
백사장을 따라서 걷기 좋게 길이 있었고 그 길을 따라 해안 끝까지 갈 수 있었다.
끝에는 방파제 처럼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이 곳은 가로수가 없어서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더 멀리는 못 가보고 2/3지점에서 걸을 되돌렸다.
그늘이 있었으면 끝까지 가 보는 것도 좋을 듯 한데 겨울이지만 햇살 아래 걷는 것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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