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저녁에 고기류 및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한지 꽤 오래 되었다.
저녁에 고기와 밀가루 음식을 빼고 나니 먹을 것이 한정되는 이 상황이 너무 힘들었다.
대안으로 찾은 것이 두부면을 이용한 면 요리였는데 시판 두부면은 양도 적은데 가격도 비싼 편이라 포두부를 구입해서 두부면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다.
쿠*에서 대충 검색하고 포두부를 주문했다.
일단 수입 제품이 아니고 국내 생산이라고 되어 있고 NON GMO라서 선택을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수입산 콩으로 만든 두부도 잘 먹는데 이정도야 큰 문제가 없고 오히려 더 좋은 선택의 조건은 아닐까.
1kg짜리 한 봉을 주문했는데 진공으로 포장이 잘 되어서 배송이 되었다.
배송 받고 며칠 냉장실에 넣어 두었다가 결국 꺼내서 사용해 보기로 했다.
뒷면은 의례적으로 찍어봤다.
외국산 콩인건 이미 생각했던 부분이고 탄수화물은 두부의 성분에 포함된 정도로 적게 들었고 당류는 0이었다.
두부로 만들어져 있다 보니 단백질이 탄수화물보다는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저탄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듯 싶다.
봉지를 자르고 포두부를 꺼냈다.
아주 얇게 눌려진 포두부가 층층이 아주 여려겹 겹쳐져 있었다.
모양이 반듯하게 잘 들어가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마도 포장지에 넣을 때 살짝 밀렸는지 일부가 구겨져 있었다.
종이와 다르게 구겨진 모양 그대로 진공이 된 듯 했다.
두껍지 않고 얇아서 과연 저 포두부들이 잘 떨어질까 하는 의구심도 생기고 있었다.
접혀진 부분을 펴고 한장 한장 떼어 냈다.
눈에 보이는 모습은 물에 젖은 광목천 같은 모습이었다.
처음 걱정과는 달리 한장 한장 잘 떨어지는 편이긴 했는데 붙여 둔 상태로 썰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얇게 국수처럼 잘라야 하는데 이대로 붙여서 썰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지만 혹시나 그렇게 썰었다가 잘 떨어지지 않으면 그때는 더 낭패를 볼 것 같아서 한장한장 떼어냈다.
접혀서 포장된 포두부를 활짝 펴면 꽤 넓어서 반으로 잘라서 사용해야 할 듯 싶었다.
한장을 활짝 펴면 우리집에서 사용하는 도마의 크기보다 조금 더 넓은 면적이 나온다.
이 걸 삼등분으로 나눠서 일일이 포개줬다.
삼등분으로 나눠서 그걸 다시 반으로 한번 더 자른 다음 비닐팩에 넣어서 소분했다.
소분한 포두부는 그대로 냉동실에 넣어 보관을 하고 한번 사용할 만큼만 꺼내어서 국수처럼 썰어봤다.
얇게 썰어 보고 싶었지만 칼질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얇으면 혹시나 끊어지는 불상사가 일어 날 것 같아서 조금 도톰하게 썰었다.
길이는 길게 해서 썰면 더 국수 같겠지만 내가 썰을 때 불편하니 짧은 듯 하게 썰어 줬다.
포두부를 써는 것은 그리 힘이 들지는 않았다.
냉동했던 포두부도 미리 해동을 시켜 놓는다면 써는 것이 힘들지 않았고 해동이 조금 덜 되어도 썰어 지니까 사용에 불편함은 없었다.
국수처럼 썰어 낸 포두부는 끓는 물에 한번 가볍게 데쳐서 건져 주고 후라이팬에 스파게티 소스를 만들면 된다.
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넣어서 충분히 마늘향이 우러나면 베이컨, 양파, 아스파라거스등 부재료를 넣고 볶는다.
이때 버터를 넣어 주면 더 맛이 좋아진다.
양파가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후추를 뿌려 주고 난 다음 시판 스파게티소스, 토마토소스, 스리랏차 소스를 섞어서 같이 볶다가 소스가 끓으면 삶아 둔 두부면을 넣어서 덖어 주면 된다.
소스에 물을 전혀 첨가하지 않아서 이번에 만든 스파게티는 조금 퍽퍽한 느낌이 있었는데 뒤에 만들때는 소스에 물을 첨가해서 소스가 스튜같은 질감이 되도록 해서 끓였다.
바질 가루도 뿌려주니 퍽퍽한 질감의 스파게티보다는 더 맛있는 스파게티를 만들 수 있었다.
1kg 포두부로 현재 세번의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고 한번 더 만들 포두부가 냉동실에 있다.
가격 대비 가성비 좋은 포두부면은 살짝 퍽퍽한 느낌은 있는데 나쁘지 않아서 탄수화물 제한식을 한다면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남은 포두부를 다 먹고 나면 또 구매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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