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이 편치 않다.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가 많아서 편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냥 내 맘이 내 맘이 아니다.
머리로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이 되는데 그럼에도 내 맘이 편하지 않은 상황들.
처음 시작은 정말 사소한 것들이었다.
뭔가 말 할 거리도 안되는 것들.
요즘 난 내 사무실이 아닌 다른 사무실로 근무를 하고 있다.
사무실에 같이 근무 하다 그만둔 직원이 잠시 다니러 왔다.
나에게 와서 이야기 나누고 나가면서 사무실에 롤 케이크 사다 놨으니 나중에 드세요 하더라.
그런데 오후에 사무실 들어가니 롤케이크는 찾아 볼 수도 없었다.
그러고 며칠 뒤 근무 중 사무실에 갔더니 그들끼리 또 다른 케이크를 먹고 있더라.
내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제야 와서 드세요 하는데 이때는 마음이 상했다.
덥기는 무지 더워서 땀은 뻘뻘 흘리고 있는데 그냥 짜증이 났다.
그들이 먹기 전에 케이크 먹을건데 언제 오냐고 카톡 한줄이면 이런 마음이 안 들 건데 싶다.
다른 일로는 카톡도 잘 하면서.
백신 맞고 쉬었다 출근했더니 사무실 직원들 모니터마다 블루라이트 차단 필터가 장착이 되어 있었다.
내것만 빼고.
팀장이 사무실것만 사라고 했다네.
난 사무실 소속으로 되어 있고 지금은 파견 근무 중인데 그 사이에 쏙 뺀거다.
그리고 팀장 개인적으로 옥수수를 선물 받았다.
사무실 직원들 모두 나눠 주면서 내것만 없다.
이건 뭐지 싶은거.
이런 식으로 말을 하자니 뭔가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이런 종류의 일들이 쌓이고 쌓이니 뭔가 사무실에서 날 배척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거다.
서운하고 섭섭하고.
수런수런한 마음에 기분이 좋지 않다.
괜히 속상하고 속시끄러운 이 속내를 딸아이에게 풀어냈다.
그러자 딸아이의 처방.
"엄마 우리는 이 세상의 사람들을 교화 시키기 위해서 하늘에서 내려 온 천사야. 그런데 천사가 아무리 교화를 시키려 해도 일반인들이 받아 들이지를 않네? 억지로 교화 시키려 하지말고 그냥 그 대로 둬. 그들은 일반인이고 우리는 천사니까. 엄마는 이렇게 친구같은 딸도 있잖아. 그러니 저 사람들이랑 속끓이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냥 그래 너네는 교화 안되는 일반인이고 우리는 너희를 교화 시키려다 지친 천사야 라고 속으로 생각해. 당연히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겠지. 그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속으로 생각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냥 그러려니 하며 넘어가지더라. 정말 사소한 것들인데 그거에 속상한 것 말도 못하겠다는 엄마의 그 마음은 잘 알아. 당연하지. 천사니까. 천사가 어떻게 일반인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겠어. 그냥 친구같은 딸이랑 이야기 하면서 천사는 마음을 풀어."
갑자기 머리에 띵~하는 울림이 있었다.
내가 나이를 헛 먹었구나.
우리 딸이 이렇게 잘 컸구나.
딸의 말이 정답일 수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딸이 엄마를 향해 저렇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평소 같으면 웃으면서 넘겼을 일들이 모두 가슴 속에 맺힌다.
이것도 갱년기 호르몬의 변화 생긴 부작용인가 싶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대충 털털 웃으면서 지나갔을 일들이 쌓인다.
임신했을 때 서운했던 일들이 평생을 간다고 하더니 갱년기에도 그렇구나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번에 딸아이의 이쁜 말 덕분에 그냥 웃으며 그래 난 천사야 하고 넘어 갈 수 있을 듯 하다.
'혼잣말 > 속앳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8월 23일 지난 일상 (0) | 2021.08.23 |
---|---|
밑에 일하는 사람 귀한 줄 모르는 구나 (0) | 2021.08.22 |
사무실에서 모기를 피하는 방법 그리고 퇴근 시간만 되면 붓는 발과 다리를 위해 (0) | 2021.08.18 |
2021년 8월 15일 지난 일상-먹부림 (1) | 2021.08.15 |
압력밥솥으로 강원도 찰 옥수수 찌기 (0) | 2021.08.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