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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한국

2021년 6월 8일 예천여행-용문사

by 혼자주저리 202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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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정이 너무 좋았지만 당일 여행이라 시간이 더 늦기 전에 용문사까지 둘러 보기로 했다.

초간정에서 용문사까지는 멀지 않아서 차량으로 금방 이동할 수 있었다. 

예천 용문사

전화 : 054-655-1010

주소 : 경북 예천군 용문면 용문사길 285-30(내지리 산81)

870년경 신라 경문왕 때 두운선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며 보물 145호 대장전, 보물 684호 윤장대 등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용문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절로 올라가는 입구에 나무로 된 안내도가 있다. 

해거름 시간이라 절을 방문하기에 늦은 시간이기도 했고 더위로 인해 지쳤기도 했기에 안내도에 있는 코스를 돌아보지는 못했다. 

법당에 들어가 삼배를 하는 것으로 끝을 냈고 보물들을 보러 찾아 가는 것도 포기했다. 

주차장에서 절로 들어가는 입구가 마치 사잇문 같은 느낌이라 살짝 정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사잇길 같은 길을 따라 올라오면 눈에 들어오는 용문사의 전경이다. 

해가 많이 기울어서 그림자가 길게 늘어 선 모습이 조금은 차분한 느낌이었다. 

절이라는 공간 자체가 활기차고 통통튀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평소 절에서 느끼던 차분함 보다 조금 더 진한 느낌이라고 하고 싶었다. 

아마도 절이라는 공간에 저녁이 되어 가는 시간이 더해져 생기는 분위기인 듯 싶다. 

박물관은 문이 닫혀 있었다.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 제대로 읽어 보지 않았다. 

시간이 늦어서 닫은 것일 수도 있고 코로나로 인해 닫았을 수도 있지만 굳이 이유를 찾아 보고 싶지는 않았다. 

평일 오후의 호젓함에 이유를 붙이고 싶지 않았으니까. 

법당의 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법당 앞의 석탑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조용히 법당으로 들어가 삼배를 하고 다시 돌아 나왔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나도 따라 잠잠해 지는 기분이었다. 

절 경내에서 움직이는 사람이라고는 친구랑 나 그리고 우리처럼 관광객 모드로 방문했던 부부 한 팀이었다. 

연세가 조금 있으신 부부였는데 우리랑 같은 시간에 주차장에 도착했고 비슷하게 법당에서 같이 삼배를 했고 이리저리 절 구경을 하다가 비슷한 시간에 주차장으로 나가서 차로 이동을 했다. 

비슷한 동선인듯 했는데 우리는 법당 뒤 다른 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한참을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내려 왔으니 그 분들은 주차장 입구에 있던 안내도를  따라 산책을 하신 듯 싶었다. 

법당 뒤편의 다른 전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고 그 계단위 법당은 문이 닫혀 있었다. 

문이 닫힌 곳을 일부러 열고 들어갈 일은 없었으니 저 계단 위 끝 부분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여기서도 끝이 나지 않았다. 

나이도 같고 우리 딸아이랑 친구 첫째가 동갑이고 친구이니 서로 이야기할 거리는 충분히 많았다. 

딸아이 초등학교 2학년때즈음부터 두 집의 아빠들은 빼고 엄마와 아이들끼리 여행을 종종 다녔던 경험도 있어서 더 편한 관계이기도 했다. 

이렇게 계단 끝에 앉아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산새 소리도 들으며 나누는 이야기는 너무도 좋았다. 

굳이 번잡하고 화려한 카페나 식당이 아니라도 고즈넉한 이 곳의 분위기는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했다. 

용문사라는 절의 분위기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절이라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절에 가 보면 괜히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법당에서 삼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절도 있다. 

또 어떤 곳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아서 법당에 발 디딜 곳도 없지만 내 마음이 좋아서 그 좁은 법당에 끼어 삼배를 하고 나오는 절도 있다. 

용문사는 우리가 방문 했을 때 고즈넉하니 조용했지만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곳이었다. 

집과의 거리가 가까웠다면 시간이 날 때 마다 방문하고 싶은 곳이었다. 

복잡하고 힘든 일이 있을 때 조용히 들끓는 속을 다독일 수 있는 듯한 분위기였기에 늦은 시간이라도 방문을 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예천을 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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