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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도대체 어디까지 갈 예정인걸까?

by 혼자주저리 2020.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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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지나고 맞이하는 월요일. 

오늘처럼 월요일 아침이면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두려워진다. 

보스가 불러서 커피한잔 하자고 하면 주말동안 그 분이 혼자서 머리 속으로 생각한 계획들을 이리저리 풀어 내 놓을 테니까. 

보스가 생각하는 사업들 한번 정리해 봤다. 

1. 보리밥 비빔밥 식당, 나물류들을 이용한 주문도시락 배달

2. 고기집 : 저녁에는 고깃집으로 전골팬 같은 불판을 이용 중앙에 모인 고기기름에 야채 익혀 먹기

   샤브샤브 : 냉장 상태의 고기를 고깃집에서 다 팔지 못하면 얼려 샤브샤브용으로 제공 계획

3. 돼지국밥 : 고기를 구워먹는 건 저녁 장사니 낮에는 돼지국밥을 해야겠단다. 

4. 붕어빵→반미샌드위치→쌀야채크레페 : 푸드 트럭이나 푸드박스를 이용해서 팜업스토어처럼 해 보자시네

5. 농장 : 허브, 사계절 쌈채소, 블루베리, 자작나무, 배추, 무, 고구마 등을 키울 예정

           청계닭도 키울 예정

6. 블루베리 잼과 쌈채소 인터넷 판매 : 블루베리 잼을 만들고 농장에서 키운 허브나 쌈채소를 소포장 또는 주문 포장해서 인터넷 판매를 하자신다. 

7. 미술관 : 회사 내 비어있는 땅이 있는데 그 곳에 지인의 미술관을 지어서 그 분이 가진 미술품등을 전시, 판매하고 우리는 그 옆에 커피숍을 하실 예정이란다.

 그 분의 계획을 말로만 들어보면 정말 멋진 생각이 아닐 수 없다. 

건강한 먹거리를 건강하게 제공하자고 하시는데 보리밥 식당의 반찬을 기본으로 식당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주문을 받아서 따뜻한 밥과 따뜻한 국을 제공하는 도시락 배달 사업. 

말은 정말 그럴싸 하다. 

보리밥 식당도 오픈해 둔 상태이지만 누누이 이야기 했지만 영업신고도 하지 않은 불법 영업인데 거기에 도시락까지. 

특히 도시락은 더 예민한 음식인데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말하는것이 정말 나에게는 거부감이 든다. 

거기다 비빔밥 나물을 기본으로 도시락을 하자면 그 도시락은 도대체 도시락 특유의 비쥬얼이나 퀄리티를 보장할 수가 없다. 

그런 부분은 생략하고 그냥 따뜻한 밥과 따뜻한 국으로 승부를 띄우겠다는 생각. 

될 것 같다고 한다. 

고기집의 경우도 불판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구입해 오신 철판은 아주 얕은 원뿔을 뒤집은 모양의 전골도 아닌 그런 불판. 

고기를 구우면 기름이 밖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중앙으로 모이게 되어 있는데 그 기름에 숙주를 익혀서 소금, 후추 쳐서 먹고 야채류도 익혀 먹고. 

본인의 기호에 맞춰 꿈에 부풀었다. 

싱싱한 생고기를 제공해서 고깃집을 하고 그 고기를 다 판매하지 못할 경우 냉동했다가 얇게 썰어서 샤브샤브 메뉴로 넣을 거란다. 

불판에 구워먹는 야채나 샤브샤브에 들어가는 야채나 종류가 비슷하니까. 

고기는 쇠고기가 아닌 돼지고기. 

우리나라 정서에 돼지고기를 구울때 나오는 기름을 모아서 야채를 익혀 먹는다는 건 조금 힘들듯 싶다. 

물론 일부 고기집에 보면 불판을 비스듬히 세워서 위쪽에는 고기를 굽고 아래쪽에는 양파나 김치 같은 야채류를 흘러내리는 기름에 익히도록 한다. 하지만 그런 곳도 여분의 기름은 불판 밖으로 빠지는데 보스가 생각한 불판은 기름이 중앙에 모이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 그것도 돼지고기를 이용할 거면서. 

돼지국밥은 또 뭔지. 

고기집이 주로 저녁 장사니 낮에 장사를 할 아이템으로 혼자 고민했더니 국밥이 생각나더란다. 

그냥 불위에 하염없이 올려놓고 손님이 오면 국물 떠 주면 되고 반찬은 깍두기와 겉절이, 양파와 고추 정도면 되니 인건비도 많이 안 든다고 한다. 

돼지 뼈를 사서 핏물을 빼고 지속적으로 고면서 맛을 우러내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하는 그 발언들. 

그 발언대로라면 이 세상 모든 돼지 국밥 사장님들은 놀고 먹으면서 돈을 벌고 계시는 거다. 

정말 미친 생각. 

저 말을 하는데 대꾸할 기력도 없어졌었다. 

그냥 네, 네 하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면 되지오 하고 말았다. 이제는 싸우는 것도 지친다. 

붕어빵 장사는 건강한 팥소를 만들기 힘들어 야채 많이 들어가는 건강한 샌드위치로 검색하다가 반미 샌드위치로 갔었다. 

반미 샌드위치를 할 때 야채를 많이 넣어서 건강하게 한끼 든든하게 제공하자시던 분이 반미 쌀바게트 수급이 어려울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을 생각해 오셨다. 

쌀야채크레페.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크레페는 안에 누텔라, 아이스크림, 잼등이 들어가니 중국식으로 하면서 햄이나 소시지를 빼고 야채를 많이 넣고 고기를 넣어서 만들어 주잔다. 

그래서 지금 난 쌀 야채크레페 알아 보는 중이다. 

붕어빵 알아봤다가 반미샌드위치 알아보다가 이제는 크레페까지. 

지친다. 

쌀크레페야 그렇다고 치고 고기류를 넣어서 크레페를 말 거면 그 소스를 뭘로 해야 할 지고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고민하기 싫다는 것이 문제인거지. 

블루베리 잼도 만들어야 한다. 

보스 아는 분이 서울에서 수제잼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이 있단다. 

그 분이 코스트코 냉동 블루베리가 좋다고 하니까 코스트코 회원가입하러 지난 주에 갔었다. 

문제는 보스의 가족이 이미 가족 회원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보스 명의로는 더 이상 등록이 힘들고 법인으로 하는 것도 보스 본인이 가야 되는 등 조금 복잡했다. 

그래도 꾸역꾸역 가입을 하고 왔더라. 

보리밥 식당 냉동실에 블루베리를 사서 넣어 놨단다. 

아마 이번 주 내로 잼을 만들어 봐야 할 듯 싶다. 

한숨만 나온다. 

잼 만드는 건 쉽냐고요. 어디. 

옆에 누군가 그걸로 돈 번다니까 그냥 혹 해서 팔랑 팔랑. 

그 일들을 할 사람은 누구냐고요. 

인터넷 판매도 좋고 농장 운영도 좋고 이런 저런 사업 아이템도 좋은데 도대체 생각을 하고 일을 벌이는 건지 모르겠다. 

일단 시장성 평가 전혀 하지 않았다. 

식당이 도시락이 잼 판매가 수익을 낼 정도로 잘 될거라는 그 분만의 생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아마 생각하는 건 본사 직원들이랑 주변의 대학생들일텐데 대학생들은 그분의 스타일이라면 시장성 거의 없다고 본다. 

본사 직원들도 초반에 어느정도 호응이 있을 수 있지만 지속적인 호응은 힘든 상황. 

매출을 꾸준히 유지할 시장의 파이가 없다. 

초반 호기심에는 좋지만 지속적인 매출은 힘들다고 보여진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이니 보스의 판단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저런 일들을 할 사람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일을 벌여 놓기는 벌여 놓는데 일을 할 사람은 없다. 

나도 내 고유의 업무가 있고 다른 직원들도 고유의 업무가 있는데 그 업무를 하면서 곁들이로 저 업무들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사업이 잘 될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될까? 

잠시 후 커피 한잔 하자며 호출이 오겠지. 

그 시간이 두렵다. 

주말 쉬면서 또 저 생각들 외에 어떤 일들을 가지고 올 지. 

2021년 12월이면 퇴직하시는 분이 벌이는 일들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거기다 코로나로 인한 수익감소에 대응하는 사업이라고 생각되어 지지 않는 그런 일들.

누가 알면 너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그런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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