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정말 자주 다니던 동네였는데 요즘은 거의 가지 않는 동네로 바뀐 곳이었다.
이때도 갈 생각이 없었는데 8월에 폭우로 집에 단수가 되는 이슈로 호텔에서 1박을 했었다.
그때 이 지역으로 나왔고 이 동네 먹거리 찾다가 가 본 식당인데 의외로 맛이 깔끔하고 담백해서 추천을 하고 싶은 식당이라 후기 올려 본다.

정 원 국 밥
주소 : 울산 남구 달삼로 75번길 3 1층
전화 : 052-260-2200
영업 : 매일 11시 ~ 23시
가게 앞에 몇대의 차량을 주차 할 공간이 있지만 붐비는 시간대에는 주차가 힘들 것 같다.


실내는 꽤 넓었다.
회색의 바닥과 두톤의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의 어울림이 좋았고 매장이 넓다보니 전체적으로 쾌적해 보였다.
한쪽으로 1인이 방문하면 사용 할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있기도 했고 2인 테이블과 4인 테이블이 적절히 놓여 있었다.
조금 늦은 저녁시간에 방문했는데 우리 앞에 두 테이블의 손님이 식사를 하는 중이었고 전체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다.
저녁 7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 지역에서 이렇게 조용하면 과연 괜찮은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이 주변이 워낙에 저녁이면 북적이는 곳인데 이런 한적함은 살짝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요소였다.
물론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북적거리는 것 보다는 이렇게 한적한 곳을 좋아하지만 식당이 북적여야 할 시간에 한적하면 불안하기 마련이다.

이 시간대에 조용한 이유는 메뉴판에 있었다.
따로 메뉴북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벽에 메뉴가 붙은 것도 아니고 테이블이 놓인 작은 액자 하나가 메뉴의 전부였다.
내용도 너무도 단촐해서 맑은돼지곰탕과 특돼지곰탕 딱 두가지였다.
이 지역의 저녁시간이라면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인데 술안주가 될 만한 것들이 하나도 없는 식사 전문 식당이었다.
물론 소주와 맥주를 판매하고 있지만 국밥에 술을 마시는 주당은 많지 않으니.
추후 메뉴가 추가 될 예정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그건 그때의 이야기고 지금 이렇게 국밥 메뉴만 있으면 어쩌나 싶기도 했다.
일단 우리는 저녁을 먹기 위해 방문했으니 맑은돼지곰탕을 주문했다.



테이블 세팅도 아주 깔끔한 편이었다.
후추 그라인더, 소금통도 테이블과 분위기를 비슷하게 맞췄고 옆에 호출벨도 있었다.
지저분함이 안 보이는 세팅이었는데 이 곳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아마도 물이 아니었을까 싶다.
생수에 보리차를 냉침해서 내어 주는데 물이 시원하고 구수해서 정말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물이었다.
한병 시원하게 들이키고 물을 더 요청 했을 때 대부분의 식당들이 처음에는 냉침차를 주다가 추가때는 그냥 정수물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곳은 다시 보리차를 내 줬다.
정말 시원하고 맛있어서 집에서 보리차 냉침을 해 볼까 생각도 할 정도였다.


주문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기본 상차림이 나왔다.
테이블 매트가 앞에 깔리고 깍두기, 열무김치, 양파와 고추, 쌈장, 고추다짐이 나왔다.
개인 매트 위에는 앞접시와 고추지가 듬뿍 담겨서 나왔는데 고추지에 대한 것은 메뉴판에 Tip 으로 적혀 있었다.
처음엔 고기를 땡초지와 함께 드세요.
간이 약해요. 소금을 넣어서 간을 맞추세요.
다진 땡초를 넣어서 칼칼하게 드셔도 좋아요.
팁에서 적어 둔 땡초지가 매트 위에 놓여진 고추지인 듯 했다.
양도 부족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넉넉해보였다.

땡초지의 모습이다.
작지 않은 종지에 가득 담겨서 나오는데 청량초를 길게 채 썰어 지로 담은 듯 했다.
양념은 간장, 설탕, 식초를 이용한 장아찌 양념인듯 익숙한 맛이었다.
중간 중간 붉은 고추를 같이 사용해서 포인트가 되고 있었다.

주문했던 맑은 돼지 곰탕이 나왔다.
제법 큰 그릇에 담겨 있었는데 처음에는 살짝 걱정을 했었다.
곰탕은 주로 소의 뼈를 우려서 만드는 건데 돼지 곰탕이라면 국물에서 잡내가 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나온 돼지 곰탕에는 대파가 많이 올라가 있었고 후추가 조금 뿌려져 있었다.
대파도 얼마나 잘 썰어놨는지 먹을때 입 안에서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곱게 썰어져 있었다.
너무 굵어서 억쎈 대파도 아니라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국물은 정말 간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소금을 넣어서 국물 간을 먼저 맞추고 난 다음 청량초 다진것도 넣고 후추도 더 넣었다.
후추의 향을 워낙에 좋아하기 때문에 이 곳에 테이블 마다 비치되어 있는 통후추 그라인더가 좋았었다.
후추가루가 비치되어 있는 것 보다는 통후추를 직접 갈아서 먹으면 그 향이 더 강하고 좋기 때문에 통후추를 좋아한다.
모든 양념을 다 한 다음에 젓가락으로 고기를 살짝 들어 봤다.
고기는 통으로 삶아서 얇게 썰어둔 고기가 아닌 듯 너무도 얇은 고기들이었다.
냉동 상태에서 기계로 곱게 슬라이스를 한 다음 그 덩어리를 풀지 않고 그대로 국물에 넣어서 끓여 익혔나 싶은 의심이 들 정도로 얇았다.
마치 대패삼겹살 같은 두께의 고기였다.

앞접시에 고기를 덜어내서 땡초지를 올려서 먹어봤다.
고기가 얇게 슬라이스 되어 있기도 했지만 위 사진에서 보이듯이 결을 꺽어서 썰어져 있기도 했다.
고기를 서너점 같이 먹어도 씹는데 전혀 거슬림 없이 부드럽고 야들야들 했다.
얇게 슬라이스를 해서 그런지 지방과 껍질 부분도 거슬림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땡초지와 함께 고기를 먹고 난 다음 국물과 밥을 먹었는데 열무김치가 너무도 잘 맞았다.
깍두기는 두말 할 필요 없이 국물요리에 잘 맞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집의 열무김치가 너무 좋았다.
국물에 밥을 말아 먹어도 잡내 하나 없이 구수하고 깔끔한 맛이라서 다음에 다시 이 동네로 나와 밥을 먹어야 하면 이 곳에 재 방문을 하고 싶었다.
깔끔하고 맛있게 먹었던 정원국밥은 주변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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