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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여름이 싫은 이유는 접촉성 알러지때문이다.

by 혼자주저리 2017.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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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부터 피부에 알러지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토피라 불리는 종류였겠지만 그때는 아토피라는 걸 잘 모를때라 영양부족이라고만 했었다.

손톱 주변부에 껍질이 일어나고 입 주변에 마른 버짐처럼 갈라지고 일어나고. 

주로 저 현상들은 늦은 가을부터 겨울에 생겼었다. 

건조하면 생기는 현상들. 지금에야 굳이 병원이나 약국을 찾지 않아도 화장품 만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물론 극악 지성인 피부라 이마, 코, 볼에서는 번들번들 기름이 장난 아닌데 입 주면만 갈라지면서 허옇게 일어나니 난감하기도 하지만. 

여름에는 피부가 괜찮으려나 싶겠지만 여름에는 또다른 복병이 있다. 

병원에 갔을때 들었던 병명은 접촉성 알러지.

여러 병원을 전전하고 검사도 했지만 원인 물질을 찾지 못했다. 

결국 피부에 알러지 증상이 올라오면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고 연고를 받아오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가장 힘들었을때가 다꽁을 임신했던 기간. 다꽁이 9월생이니 3월 쯤 부터 알러지로 인한 가려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임신으로 기초 체온이 높아져서 더욱 그랬던것 같지만 원인을 모르니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 아주 찬물에 가려운 부분을 씻어 주는 방법말고는 찾지 못했다. 

의사샘은 괜찮다고 했지만 혹시나 만분의 일이라도 뱃속의 아이에게 영향이 갈 까봐 약도 연고도 사용을 못해서 더 힘들었었다. 

여름만 되면 올라오는 알러지때문에 힘들었는데 다꽁이 어릴때 우연히 원인을 하나 찾았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원인 하나. 그건 내 땀이었다. 

한 겨울 친정 엄마와 다꽁과 함께 갔던 찜질방에서 내 손등에 땀이 송글 송글 올라오는 걸 재미있게 봤었다.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손등의 미세한 주름들 사이에서 땀이 솔솔 올라오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약간의 쾌감도 느꼈던것 같다. 

그런데 그날 저녁 땀이 올라왔던 부분들에 알러지들이 솟았다. 

신기하게도 손, 발 부위가 가장 심하게 알러지들이 올라오는거다. 

손과 발에 열이 많아 땀이 많이 나기에 여름이면 신경을 쓰기도 한다. 그런데 손바닥, 발바닥을 제외한 부분에 땀이 나고 그러면 알러지가 생긴다. 

그때 이후로 땀을 흘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지만 체질적으로 손과 발에 땀이 많으니 잠시만 움직여도 어딘가에 피부가 닿아만 있어도 땀이 올라왔다. 

그래서 이이제이로 운동을 시작했다. 

땀을 엄청 흘려대면서 알러지가 땀에 무뎌지기를 기원했지만 결국 실패. 오히려 운동으로 인한 땀생성 세포의 활성화로 오히려 온 몸에서 땀이 줄줄 흐른다. 

그러면서 피부 이곳 저곳에 알러지들이 솟아 오르기 시작한 거다. 

심지어 베트남과 캄보디아 여행을 갔을때는 팔꿈치 안쪽의 겹쳐지는 부분과 팔뚝까지 벌겋게 알러지가 올라왔다. 

결국 이이제이는 포기하고 수영을 했더니 조금 나은 것 같지만 그또한 그냥 쏘소


이제 사용하는 방법은 오로지 최대한 땀을 흘리지 않도록 하고 알러지가 올라올 기미가 보이면 약국에 가서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가벼운 연고를 하나 사와서 바르는 걸로 지내고 있다. 

문제는 여름이면 아침저녁으로 연고를 발라야 하는데 아침에 연고를 바르고 운전을 해서 출근하다보니 손 상태가 정말 엉망이다. 

자외선 차단제도 못 바르고 장갑도 못 끼고 연고제를 바르고 운전하면 손등은 자외선에 150% 노출이 되는 거다. 

덕분에 내 손등에는 검버섯처럼 생긴 점들이 거뭇거뭇 뒤덮여 있다. 

어디에 손을 내 밀어야 할때 정말 민망하다. 

면으로 된 장갑이라도 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또 땀이 올라오고 땀을 흡수한 면이 피부에 붙어 있으면서 알러지가 너무도 심해진다. 

내 손은 장갑도 거부하는 손이다.

손등의 사진을 찍어 봤지만 너무 보기 싫어 차마 내 블로그에도 올리기 싫을 정도다. 

그런데 올해는 습도도 너무 높고 온도도 높아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송송 올라온다. 

심지어 찬물에 씻고 나와서 얼굴과 몸에 로션을 발라며도 손등에서는 땀이 쏫는다. 

아마 로션 성분에 있는 유분기 아주 극소량의 유분기에도 내 피부는 땀을 생성한다. 

퇴근후 집에 가면 가장 최소한의 집안 일을 하고 난 다음 씻고 아무것도 안 하고 에어컨이나 선풍기 아래 앉아 있어야 한다. 

덕분에 가죽도 요즘 제대로 못 만지고 글도 못 쓰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는건 별로 힘도 들지 않고 땀이 날 일이 없다지만 신경이 온통 가려운 피부로 가 있으니 머리속에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더운 여름은 나의 취미 생활은 아무래도 잠정 파업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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