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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순대볶음과 양푼이 비빔밥

by 혼자주저리 2017.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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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날씨가 너무 더웠다. 

비도 오지 않으면서 습도만 높아서 사람을 무척이나 지치게 하는 날씨들. 

이런 날은 집에서 밥을 해 먹기 보다는 밖에서 한 그릇 사 먹고 들어가는게 정답인데 다꽁이 죽어도 집에서 먹어야 겠단다. 

일주일 내내 기숙사에 있다가 주말에 집에 오는데 집 밥을 먹어야 한단다. 

반박도 못하고 다꽁을 데리고 집에 가면서 장을 봤다. 

그런데 또 다꽁이 고기는 싫단다. 아이를 기숙사에 보내면서 체력 보충용으로 여러 종류의 영양제를 같이 보내고는 있지만 집에 오면 고기류를 찬으로 꼭 올렸다. 

딱히 고기가 식탁에 오르면 따로 반찬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는 아닌걸로.

목살, 삼겹살, 갈매기살, 뒷고기등의 돼지고기와 등심, 갈비살, 낙엽살, 불고기 등의 쇠고기를 주말 내내 돌아가면서 먹었었다. 

1년 넘게 이렇게 먹으니 이제 고기가 싫단다. 질린단다. 

사실 고기만 하나 딱 구워서 김치랑 장아찌 하나 올리면 밥먹기 수월한데 이러저러한 반찬들로 식탁 구성하면 금액적으로 에너지적으로 소모가 더 크다. 

그래도 일주일에 주말만 보는 딸램의 의견을 무시 못해서 결국 나물거리, 샐러드거리, 주 찬류등을 장을 봤다. 

오랜만에 장을 보니 결재 금액도 크고 무게도 장난 아니다. 거기에 과일류도 사고 우유도 사고.

여튼 그렇게 장을 봐서 토요일 저녁 나물 두어 가지 하고 주 메뉴로 순대 볶음을 했다. 

야채로는 양배추, 대파, 양파, 깻잎, 쑥갓을 넣기로 하고 우리집 식구들이 잘 먹지 않은 쑥갓도 한팩 구입했다. 

그리고 순대볶음 도전.

순대는 다꽁이 없는 평일 저녁 집 앞에 순대만 판매하는 차가 올때 한번씩 사 먹고 남은 것들을 얼려 놓은 것을 활용하기로 했다. 

양념은 고추장 2T, 고추가루 2T, 들깨가루 2T, 진간장 1T, 참기름 1/2T, 다진마늘 1T, 굴소스 1/2T, 설탕 1/2T, 요리당 1/2T, 후추 조금 넉넉히, 생강가루, 마늘가루 그리고 생강원액 1.5T를 넣었다. 

뭐든 양념은 넉넉히 넣어서 하면 손맛이 없어도 양념 맛으로 먹게 된다는 내 생각.

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순대와 양배추, 양파를 넣어 살짝 볶았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순대가 터진다.

냉동해 놨던 순대를 상온에서 해동한 상태라서 전자레인지에 살짝만 돌려 원형을 그대로 유지 시켰는데 팬에서 두어번 뒤적였더니 옆구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급하게 양념이랑 남은 야채류 모두 넣고 양념이 골고루 갈 수 있도록 뒤적 뒤적.

망했다. 

이번 요리의 제목은 "터진 순대의 역습"이다.

양념은 아주 맛있게 되었는데 비쥬얼이 안 습이다. 

슬프지만 그래도 한끼 저녁 맛있게 먹었다. 


일요일인 어제도 더웠다. 여름이면 더위에 정신 못차리는 나로서는 벼르고 벼르던 에어컨을 결국 켜고 말았다. 

사실 에어컨을 설치하고 난 뒤에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비가 오느날 베란다 방충망 청소를 했더랬다. 

베란다 호스를 샤워 모드로 바꿔서 방충망을 향해 물을 쏘며 부드러운 솔로 방충망을 살살 씻어 내렸다. 

문제는 베란다 양쪽 방충망 중 안쪽 방충망 앞에 에어컨 실외기를 달아놨다는 걸 잠시 잊어버렸다는 것.

덕분에 에어컨 실외기의 안 쪽으로 아주 많은 물이 쏘아져 들어갔고 그 사실을 방충망 청소를 마친 다음에야 인지했다. 

결국 혹시 몰라서 여태 실외기 내부의 물이 다 마르기를 바라며 여태 에어컨을 켜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제는 결국 켜고 말았다. 부드럽게 돌아가는 에어컨을 바라보며 다행이다를 외쳤다. 

에어컨을 켜 놓고 지내면서 불을 사용한 음식을 하기가 너무 싫었다. 

그럼에도 월요일 아침에 먹을 미역국을 올리고 밥을 해야 했다. 

다른 반찬 하기 싫어서 전날 해 둔 나물들에 양파 장아찌랑 수박껍질 장아찌 다져서 넣고 순대 볶음 할때 넣고 남은 쑥갓 데쳐서 무쳐 넣고 양푼에 밥을 퍼서 비빔밥을 했다. 

계란 후라이는 생략하고 쇠고기 조금 굵게 다져서 볶음 고추장을 만들었다. 

역시 쇠고기가 들어간 볶음 고추장은 진리이다. 

고추장이 조금 많이 만들어져서 남기기 뭐해 다 넣었는데 덕분에 조금 짠 것은 그냥 넘기기로 하고. 

식탁에 올리지도 않고 에어컨 바로 앞 방바닥에서 숟가락만 꽂아서 쓱쓱 비볐다. 

비빈 밥을 먹는 동안 내내 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뭐 이대로 한끼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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