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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특수사건 전담팀(일명 특사팀)

1. 시작은 태풍처럼

by 혼자주저리 2017.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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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은 태풍처럼

 

조금 전 청와대에서는 검찰과 경찰이 공조하여 특수한 사건을 조사 할 수 있는 전담팀 신설을 발표 했습니다. 행정적, 조직적 제한이 거의 없이 사건을 수사 할 수 있으며 검찰과 경찰에서는 특수사건 전담팀에게 우선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합니다. 아직 팀을 구성하는 인사는 결정되지 않았으나 조만간 검찰과 경찰의 협조로 팀 구성을 완료하고 발표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에 경찰행정 전문가인 동일대 최현식 교수의 조언을 구했습니다.

 

재하는 테이블 위에 있는 리모컨으로 손을 뻗어 텔레비전의 전원을 껐다. 한 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다. 청와대의 기습적인 발표는 아주 좋은 먹잇감으로 둔갑해서 언론에서 이리 저리 씹고 있었다. 특사팀의 신설을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들로 의견은 극명하게 나뉘어 설전들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 그저 시끄럽기만 했다. 또 다시 한숨을 내 쉰 재하는 몸을 소파 깊숙이 기대며 머리를 등받이에 기댔다. 잠시 눈을 감고 온 몸의 긴장을 풀어내는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렸다. 몸을 곧추 세운 재하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

자네는 알고 있었던 건가?”

어서 오게. 연락도 없이 웬 일인가?”

미리 연락하고 약속 잡고 할 상황은 아닌 것 같네만. 자네는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군.”

건욱은 신경질적으로 소파 팔걸이를 탁 내리쳤다.

알고 있었으면 언질이라도 주던가. 자네 정말 이럴 건가?”

나도 자네랑 똑 같아. 조금 전에 공문 받자마자 속보가 뜬 걸 봤으니까.”

경찰청장으로 근무 중인 재하와 고검장으로 재직 중인 건욱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닌 친구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찰대와 한국대 법대로 진학을 하면서 잠시 소원해졌던 관계는 경찰과 검사로 다시 만나 지금껏 그들이 있는 조직의 우두머리까지 올라 왔다. 경찰과 검사의 관계가 마냥 좋을 수많은 없지만 그들의 우정은 변함이 없었다. 재하는 오랜 친구의 희끗해지는 머리를 바라보며 또 다시 한숨을 내 쉬었다.

우리가 반발 할 것을 알고서 우리에게 공문을 발송함과 동시에 언론에 발표를 해 버린 것이겠지. 요즘 들어 이런 저런 사건들이 많았잖아. 내년 대선을 생각하면 여당에서는 지지율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이거라 생각했겠지.”

이 놈의 정치판……. 이제 어떻게 할 텐가?”

어쩔 수 있나? 이미 폭탄은 던져 졌으니 거기에 맞춰 춤을 춰야지. 적당한 인물들로 팀을 꾸려 보세나. 성과가 있으면 좋은 것이고 성과가 없어도 조직에는 큰 타격을 줄 수 없는 인물들로 추려야지.”

건욱이 상체를 소파 깊숙이 묻으면서 팔꿈치를 받치고 양손으로 깍지를 꼈다. 재하의 말처럼 이미 벌어진 일이니 장단에 맞춰 움직여야 했다.

자네가 생각 해 둔 구도를 이야기 해 보게. 서로 맞춰야지. 너무 한 쪽으로 기우는 것도 좋지 않을 테니.”

재하는 소파의 팔걸이를 검지로 톡톡 두드리다 한 숨을 내 쉬고는 몸을 돌려 책상 위의 서류철 하나를 집어 들었다.

특사팀 사무실은 일단 경찰도 검찰도 아닌 곳에 새로 만들고, 아무리 신경을 안 쓴다고 해도 서로 알력이라는 것이 있으니. 우린 한 정현 경감을 보내지.”

한 정현이라. 그럼 우린 킹 검사 팀을 보낼 까? 그래야 비슷하겠군.”

킹 검사?”

자네도 잘 알 걸. 왜 있지 않나? 경찰대 졸업하고 순환보직 돌다가 고시 치고 검찰 들어온 녀석.”

재하의 고개가 긍정의 의미로 끄덕였다. 그도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왜 킹 검사인거야?”

별명이 마네킹이잖아. 그래서 애들이 킹 검사라고 부르더라고.”

또 다시 고개를 끄덕인 재하는 손에 든 서류철을 테이블 위로 던져 올리고 인터폰을 눌러 차를 부탁했다. 목이 칼칼하니 따가웠다.

그나저나 이 녀석들이 수긍을 할까?”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어쩌겠나? 위에서 구르라면 굴러야지.”

그래야지. 그래야 할 테지.”

재하의 목소리가 점점 잦아들면서 사무실에는 건욱이 서류를 넘기는 소리만이 정적을 밀어냈다.

 

***

 

드물게 파란 하늘이 쾌청해 보였다. 요즘 들어 미세 먼지 농도가 높아지면서 맑은 하늘을 보기 힘들었는데 살랑 살랑 부는 바람과 함께 새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초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 봤다. 언제부터인가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면서 하늘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생각지도 못한 고검장의 호출로 사무실 책상 앞을 벗어나 동부지검을 뒤로 하고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차를 가지고 갈 생각이었지만 새파란 하늘과 흰 구름에 매료되어 버스 창으로 하늘을 조금 더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늘 사진찍어볼까?”

핸드폰을 들고 하늘을 향해 셔터를 몇 번 누르지 않아 버스가 도착했다. 그녀와 함께 대학생처럼 보이는 젊은 여성이 버스에 올랐다. 평일 한 낮이어서 버스 안은 한산했다. 몇 군데 빈자리도 있었고 또 몇 명은 손잡이를 잡은 채 서 있기도 했다. 초휘는 버스의 뒤편에 비어 있는 자리로 향해 앉았다.

얼마만의 여유인지…….”

차 창 뒤로 물러나는 거리 풍경을 보다 시선을 버스 안으로 돌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창밖을 보거나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

초휘는 미간을 좁히며 그녀보다 두 자리 앞의 좌석을 바라봤다. 조금 전 그녀와 함께 버스에 올라탄 여성이 자리에 앉아 있었고 그 옆에 옷을 꽤 고급스럽고 깔끔하게 입은 중년의 남성이 서 있었다. 문제는 그 남성의 하체가 여성 쪽으로 많이 기울어 져 있었고 여성은 움찔거리며 그 남성의 몸을 피하는 상황이었다. 여성이 몸을 움직이며 피하는 곳으로 남성의 하체는 계속 따라 붙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초휘는 하차를 위해 문 쪽으로 향하는 듯 한 움직임을 보이며 그 남성의 옆으로 가 섰다. 그리고 재빨리 남성의 오금을 무릎으로 찍으며 한쪽 팔을 몸 뒤로 꺽었다.

! 뭐야!”

당신을 성추행 현행범으로 신고하겠습니다.”

일단 남자가 움직이지 못하게 그녀의 팔과 다리로 결박을 한 상태에서 버스 안을 향해 소리를 쳤다.

동부지검 검사 서 초휘입니다. 바쁘시겠지만 잠시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거기 남자 분 이 사람을 좀 붙잡아 주시겠어요?”

혼자 힘으로 성인 남자를 계속 결박하고 있기는 힘들기에 옆에서 놀라 바라보는 사람의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피해 여성을 다른 자리로 옮겼다.

기사님 죄송하지만 근처에 파출소가 있을까요?”

그게두 정거장 앞에 있기는 한데…….”

그럼 그 곳에 잠시 버스를 세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녀가 이런 저런 주변의 도움을 받는 중에도 성추행범은 결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뭐하는 짓이야?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니가 검사면 나도 검사다. 빨리 이거 놔. 이거 안 놔?”

초휘는 그 남자 앞에 가 섰다. 그리고 목걸이에 걸려 재킷 속에 있던 신분증을 꺼내어 그 남자 앞에 들이 밀었다.

검사 맞습니다.”

그녀가 성추행범이랑 실랑이를 하는 중에 조심스런 기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검사님. 이번 정류장에 서야 되는데요.”

주변을 살피니 이번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았고 또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을 테니 정류장을 그냥 통과 할 수는 없었다. 초휘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고 전화로 현 상황을 알리고 파출소 앞에 순경이 대기하라 했다.

정류장에 버스가 정차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버스에 오르려던 사람들이 고래 고래 소리치는 남자의 목소리에 움직임을 멈췄다. 초휘는 그 사람들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며 상황을 설명하고 버스를 출발시켜 파출소 앞에 세웠다.

파출소 앞에서 순경들이 버스로 오르자 성추행범을 그들에게 인도하고 피해 여성과 함께 버스를 내려 파출소 안으로 들어갔다.

동부지검 서 초휘 검사입니다. 성추행 현행범입니다. 피해 여성은 이 분이고 제가 목격했습니다.”

피해 여성을 도와 진술을 하고 서류를 작성하는 중 순경 한명이 다가왔다.

검사님 전화가 왔습니다. 고검장이시라고 빨리 약속 장소로 오시랍니다.”

~ 그럼 나머지는 부탁을 조금 드려도 되겠습니까? 혹시 더 필요한 게 있으면 동부지검으로 연락 주십시오.”

초휘는 재빨리 작성하던 서류를 순경에게 넘기고 피해 여성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파출소를 뛰듯이 벗어나 택시를 타기위해 택시 정거장으로 향했다. 조금 전의 소동으로 고검장의 호출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

버스에서 성추행범을 잡는 건 너무 흔한 스토리인것 같은데, 초휘의 성격을 나타내는 에피소드로 나쁘지 않아서 일단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른 에피소드가 생각나면 바꾸는 걸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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