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내가 근무하는 곳에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인 행사가 있었다.
600여명 정도.
아침 일찍 스케쥴로 나가야하는데 식당 식사 준비 시간이랑 맞지 않아서 그들은 도시락을 준비한다고 했다.
당일 아침 인원에 맞게 준비한 도시락이 100개정도가 남아버렸다.
아이들이 늦게 일어나서인지 엄청 남은 도시락들.
덕분에 그 도시락을 부서 내 직원들에게 돌려 먹도록 유도 했다.
나도 하나 얻어서 먹어 볼 수 있었다.
한솥 도시락은 내가 직접 사 먹어본 적은 없고 항상 어떤 행사때 제공 되는 걸로 먹어 본것 같다.
예전에는 다꽁의 가야금 합주단 발표회날 선생님, 아이들, 엄마들 모두 한솥 도시락으로 밥을 먹어 본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벌써 몇년 전의 일인지.
나에게 배당된 제품. 국물은 따로 오지 않았다. 일회용 숫가락 하나와 함께 왔다.
도시락통을 만져보니 따뜻했다.
빨간색은 고추장이고 뒤의 노란색은 참기름이다.
아침을 조금 부실하게 먹었던 터라 뚜껑을 개봉했다.
처음 보이는 건 치커리와 새송이버섯 볶음, 불고기 조금, 건 취나물로 추정되는 볶은 나물, 당근채, 계란지단이다.
색감은 괜찮았다.
나쁘지 않은 구성이다. 그리고 나물이 밥위에 바로 올려 진 것이 아니라 속에 뚜껑이 또 있고 그 위에 나물이 올려져 있었다.
나름 괜찮은 방법인것 같다.
600여개의 도시락을 한꺼번에 해야 하는데 더운 밥 위에 전날 미리 해 둔 나물을 바로 올리면 아마 온도때문에 빨리 상할 듯 싶은데 이렇게 분리를 해 두니 제조 하는 곳에서도 여유가 되었을 것 같다.
전날 미리 나물을 제조해 두고 당일 새벽 밥을 하면서 나물을 속 그릇에 담고 밥이 다 되면 도시락통에 밥을 담아서 두껑만 닫아 새벽에 제공해 주면 시간적 여유는 벌 수 있을 듯.
밥을 하고 그 위에 바로 나물을 올리면 밥을 하는 시간이 더 빨라져야하니까.
그리고 사실 전날 나물을 미리 담아서 냉장 보관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속뚜껑을 열면 안에 밥과 함께 계란후라이가 하나 더 올려져 있었다.
밥의 양은 아마 소식하는 사람에게는 많을 듯 하고 잘 먹는 남자에게는 적은 듯한 적당한 양이었다.
고추장은 다 넣으면 짤듯해서 적당히 짜다가 말았는데 아마 2/3쯤 들어간것 같다. 그럼에도 내 입에는 짜다.
참기름은 사실 진한 느낌이 없는 참기름이었다.
향은 있지만 묽은 듯한 느낌의 참기름. 집이었다면 그냥 우리집 참기름 한방울 떨어트리는것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참기름의 양도 많아서 반 정도 넣고 나머지는 버렸다.
전체적으로 맛은 좋은 편이었다. 그닥 기대가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쁘지 않았다.
내가 고추장으로 비벼 먹는 비빔밥을 별로 좋아 하지 않는것을 감안하면 더 괘찮은 맛일 수도 있다.
사실 난 나물에 간을 조금 심심하게 해서 고추장 없이 비벼 먹는 것이 더 좋으니까.
혹시나 싶어서 인터넷으로 가격을 확인해 봤다. 제대로 검색한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4,500원인것 같다.
가격대비 그런대로 괜찮은 듯. 급하다면 한번쯤은 사 먹을 수 있을 듯.
도시락통 구성이 밥따로 나물 따로라서 냉장고 보관했다가 저녁에 먹을 수 있었는데 막상 받자 마자 냉장고 넣었던 직원은 저녁에 폐기 했다고 했다.
약간 쉰내가 났다고 했고 그 쉰내의 주범은 새송이 버섯 볶음이라고 했다.
어차피 제조사에서는 2시간 이내에 섭취를 하라고 했을 것 같으니 냉장고에 오래 보관했다고는 섭취 권고를 이행하지 못한 잘못이니 제조사에 따질 상황은 아니다.
그런데 2시간 이내 섭취 권고문 있었나?
한솥 도시락을 안 가봐서 모르겠다.
그냥 즉석 식품은 2시간 이내 섭취를 권하는 것 같아서 나 혼자 생각.
그리고 버섯이 원래 잘 쉬는 음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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