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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속앳말

누진다촛점렌즈 안경 제작, 내 심리적 마지노선 하나가 무너졌다.

by 혼자주저리 2017.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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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간에 운전을 하면 신호등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좌회전 신호인데 직진신호로 착각이 될 정도이다. 물론 늘상 다니던 길이니 다행이도 위험한 실수는 하지 않았지만 걱정이 은근 되었다. 

거기에 글씨를 쓸 때 내가 쓰고 있는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손으로 글을 쓴다는 느낌으로 어떤 글을 쓰는지 알지만 잘 보이지 않아서 결국 안경을 바꾸기위해 안경점을 찾았다. 

결론은 누진 다촛점 렌즈 사용이었다. 

시선을 들면 멀리 있는 물체도 글씨도 잘 보이고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가까이 있는 글씨를 선명하게 읽을 수 있는 겸용 렌즈이다. 

사실 누진 다 촛점 렌즈는 노화가 진행되면 거쳐야 하는 관문 같은거다. 

심해지면 나중에는 안경과 돋보기를 교대로 껴야 하지만 아직은 그 상태까지 가지 않은 상황이다. 

누진 다 촛점 렌즈를 상담하고 사실 3주의 고민 기간을 가졌다. 

선뜻 선택을 하기에는 노화라는 단어가 나에게 너무 훅 다가 오는 느낌이었다. 

3주를 고민하고 버텼지만 결국 난 안경을 바꿀 수 밖에 없었다. 

누진 다 촛점 렌즈도 종류가 여러개인데 적응이 쉽고 아랫부분 시야의 굴곡이 적으면서도 선명하게 보일 수 있는 호야 렌즈를 선택했다. 그 중에서도 프리미엄 렌즈. 가격이 후덜덜 하다. 

프리미엄급이 아니면 가격이 조금 다운이 되고 호야 렌즈가 아니면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도 안경을 맞출 수 있지만 일단 근시와 난시가 심한 나로서는 안경알 압축도 여러번 해야 하고 또 이 렌즈는 한번 맞추면 오래 사용하니 호야 프리미엄으로 결정했다. 

막상 저지르고 보니 이번달 카드값 결재에 눈물이 나려고 한다. 

지난 주 엔화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지자 말자 있는 돈 없는 돈 긁어서 엔화를 바꿔 버려서 카드값 결재에 비상등이 켜 졌는데 또 이렇게 카드를 긁어버렸다. 

엔화는 내가 바꾸고도 한참을 더 떨어졌다. 이 또한 눈물나게 한다. 

노화에 대한 마지막 마지노선 하나가 무너져 버렸다. 

누진 다 촛점 렌즈는 기능을 두번째로 미루고도 나에게는 참 애증의 물건이었다. 선택해야 하지만 선택하고 싶지 않은 마음. 

떨어지는 낙엽처럼 내 몸의 기능도 떨어지는 것 같아 서글프다. 

노화라는 단어가 내 옆으로 바짝 다가 앉아있는 것 같다. 


급격한 눈의 변화는 아마도 스마트폰 때문일거다. 

밤에 자기전 침대에 누워 한동안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 짬짬이 여유가 생길때 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요즘 즐겨 보는 이북들을 읽느라 하루에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꽤 길다. 

이북을 싫어 하던 내가 스마트폰으로 이북을 읽기 시작하면서 눈의 기능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스마트폰을 보지 말아야 한다는 걸 몸으로 친절하게 느끼면서도 이제는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 놓지 못한다.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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