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울산 대왕암공원-솔숲 산책과 맥문동 꽃밭

대왕암 공원은 너무도 예전에 방문했던 곳이었다. 

셋째 이모부가 현대자동차에 근무 하고 계실때 그때 이모네는 현대 자동차 정문 근처 동네의 아파트에 살았고 우리가 방학이라 방문을 하면 대왕암 공원으로 데려가 주곤 했었다. 

그때 방문했던 대왕암 공원은 소나무 숲이 좋았고 그 소나무 숲 아래 돗자리 펴고 싸가지고 간 도시락과 과일을 먹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촌들과 놀았던 기억만 남아 있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방학때 이모집을 방문 하지 않았고 조금 더 자랐을 때는 이모네가 인천으로 이사를 갔기에 대왕암 공원은 그닥 멀리 있지 않음에도 가지 않게 되는 곳이기도 했다. 

그렇게 잊혀져 가던 대왕암 공원에 지난 8월 말 가족들이랑 가벼운 나들이 삼아 다녀오게 되었다. 

대왕암공원

주소 : 울산 동구 일산동 산 907

전화 : 052-209-3738

입장료 : 무료

주차장 : 입구 근처 제 1주차장, 2주차장 외에도 타워 주차장도 있다. 

넓이는 약 93만m²이다. 1906년에 설치된 울기등대가 있어 1962년 5월 14일부터 울기공원이라고 불리다가, 2004년 2월 24일 대왕암공원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공원에는 신라시대 문무대왕의 왕비가 죽어서도 호국룡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 하여 바위섬 아래에 묻혔다는 전설이 서린 대왕암이 있다. 대왕암은 용추암 또는 댕바위라고도 불리며 육지에 있는 바위와 철교로 연결된다. 진입로부터 펼쳐진 해송림과 고려턱뼈 조형물로 유명하며, 바닷가에는 대왕암 외에도 남근바위·탕건바위·자살바위·처녀봉·용굴 등 기암들이 있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 이모와 함께 방문했을 때는 이름이 대왕암 공원이 아니었다. 

그때는 울기등대라는 이름으로 불렸었고 이모도 울기등대 놀러가자 하고는 이 곳 솔숲으로 우리를 데리고 왔었다. 

지금은 대왕암 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예전의 그 소나무 숲은 여전한 듯 했다. 

가장 큰 변화는 주차장이 너무도 잘 되어 있었고 제1주차장에서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용 형상을 한 놀이터가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나의 상징물로서도 한 몫을 할 듯한 놀이터였다. 

예전에 비해 공원은 걷기 좋게 잘 조성이 되어 있었다. 

예전에는 그냥 솔숲을 걸어야 했다면 지금은 통행로가 잘 다듬어져 있었다. 

소나무는 소나무 대로 보호를 하고 사람들은 걷기 좋도록 한 것은 좋았지만 예전의 기억에 남아 있는 소나무 아래 돗자리는 해 볼 수 없도록 되어 있었다. 

장단점은 있는데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는 듯 싶다. 

공원을 돌아 나오는 길 한 쪽으로 소나무 숲 아래 돗자리를 깔 수 있는 장소도 일부 있다는 걸 확인했으니까. 

8월 말이었기에 너무 뜨겁지 않은 날이었지만 이 곳은 더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불고 있었다. 

소나무의 그늘도 시원했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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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닷바람 특유의 끈적거림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시원하지만 피부에 끈적임이 남아있는 그런 상태였었다. 

하지만 덥지 않아서 그늘이 있는 곳도 그늘이 없는 곳도 걸어다니기 괜찮았던것 같다. 

공원의 산책로는 포장이 된 곳과 포장을 하지 않은 흙길이 나란이 있었다. 

포장 도로는 입구에서 대왕암까지 쭈욱 연결된 일직선의 길이었고 비포장 흙길은 소나무 숲 사이를 거닐 수 있는 길이었다. 

개인적으로 시간이 여유롭다면 포장된 길 보다는 흙길을 여유 있게 걷는 것이 더 좋을 듯 싶다. 

하긴 공원에 온 사람들이 시간에 쫒기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포장도로를 걷고 있었다. 

나도 공원을 다 돌아보고 난 뒤에 나갈 때는 포장도로를 쭈욱 따라 걸어 나갔으니까. 

소나무 숲에는 목책이 쳐져 있어서 소나무나 맥문동을 보호하고 그 숲 길을 산책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목책 안 쪽으로는 관리를 위한 뭔지 모를 가마니(?)들도 있었다. 

관리 하시는 분들도 몇분 되어서 휴일이지만 무언가 정리하고 다음고 하고 계셨다. 

휴일인데도 바쁜 그 모습들을 보니 직장인의 비애가 느껴지는 건 나 뿐인건가. 

소나무 아래에 맥문동이 많이 심겨져 있어서 장관이었다. 

짙은 보라색의 맥문동 꽃은 소나무와 어우러져 보기에 너무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화려한 옷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었고 전문가용처럼 보이는 렌즈가 툭 튀어나온 대포 카메라도 몇대씩 보이기도 했다. 

우리도 열심히 사진을 찍어 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뭔가 멋진 사진을 건지지는 못한 것 같다. 

무리지어 핀 맥문동 꽃밭은 홋카이도의 라벤더보다 더 화려한 색감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팜토미타는 워낙 꽃밭을 의도해서 꾸민 곳이지만 이곳은 의도는 전혀 없다는 듯 맥문동이 우거져 자라는 모습이 더 자연스러웠다. 

하긴 내가 팜토미타를 방문했을 때는 라벤더가 지고 없을 때라 맥문동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는 건 지 모르지만 하여튼 그랬다. 

그나저나 자유로운 여행은 언제쯤 가능하려나? 

갑자기 기승전여행으로 마무리되는 이건 뭐지? 

솔밭 한 쪽에서는 일산 해수욕장과 그 주변을 볼 수 있었다. 

이날 날씨는 너무도 좋아서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너무도 눈부신 날이었다. 

시원한 바닷바람도 좋았지만 끈적임도 덤으로 같이 오긴 했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경치가 너무 좋아서 한참을 봤지만 사진이 눈으로 보는 그 느낌을 살리지 못하는 듯 싶다. 

대왕암 공원에 출렁다리가 새로 생겨 있었다. 

이야기는 듣기는 했지만 굳이 일부러 출렁다리를 보기위해 오기는 그랬었다. 

여차저차 여기까지 왔으니 출렁다리도 봐야지. 

출렁다리는 다음에 쓰기로 하자.